이소라 (회화·3)
바람이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운 날에 팔 사이에 노트북을 끼우고 집 앞 공원에 나왔다. 해는 멀리 보이는 산 너머로 사라졌고 주황색 빛들만이 태양이 이곳을 비췄음을 알게 해줬다. 옅어지는 주황색 하늘 위로 노란색 하늘이 그 위로는 초록색 하늘이 그 위로는 파란색 하늘이.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어 그 맑은 빛깔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소중한 것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해는 저물었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걸음 소리, 대화소리가 들렸다. 살아가다 보면 가끔 그런 순간이 있다. 끊어져 버릴 듯
2021년은 코로나와 코인이라는 “Co”로 시작되는 두 낱말이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해로 기억될 것이다. 2021년 5월 말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4만 명을 넘어섰고, 전 세계적으로는 1억 7천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돼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해소하고 있고, 아울러 치료제 개발도 머지않았다는 기대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또 하나, 흔히 코인으로 부르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투자자가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5월 초를 기준으로 587만 3,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작년 말의 162만 6
11학번으로 학부에 입학한 10년 전 추억을 늘어놓자면 학교는 비단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니라 캠퍼스 전체가 내 집 같았단 말로 시작해야 한다. 배정받은 기숙사의 쾌적한 방을 두고 과 동기와 서북부까지 걸어갔다 오다가 “배고프지 않냐?” 눈치를 주면 새벽 세 시에도 과방에서 파채를 잔뜩 얹은 치킨을 주문했다. 불 꺼진 86년식 건물에 들어가는 것도, 아리랑 고개를 산책하는 것도 내가 사는 곳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무서운 일이 아니었다. 학생회실에서 밤을 새우고 화장실 안쪽 샤워부스를 이용하는 선배도, 핸드 드라이어에 머리를 말리는 친구
기자 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기자수첩을 작성하기 전에, 선배 기자들의 기자수첩을 차분히 읽어 봤다. 약 100개의 기자수첩을 읽은 뒤 느낀 점은 ‘나는 부족한 기자 생활을 했구나’였다. 기자는 지금까지 대면 수업을 한 번도 듣지 못한 비운의 코로나 학번이다. 이런 상황에서 1학년 2학기부터 시작한 충대신문 활동은 기자에게 설렘을 불어넣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지루한 일상에 활기가 돌고, 중학교 때부터 희망했던 기자 일을 한다는 게 기대됐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으로 호기롭게 충대신문 활동을 출발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기자 생활과는 달
지난 2012년 최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티아라는 같은 멤버였던 화영 왕따 사건으로 한순간에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이 사건은 ‘티아라 왕따 사건’으로 불리며 수많은 왕따 증거 영상들과 함께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흐른 후 사건의 내막은 왕따가 아닌 단순 다툼으로 밝혀졌다. 당시 사람들은 화영이 피해자로 보이는 상황에 몰입해 눈과 귀를 막은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네티즌들은 ‘중립 기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중립 기어는 자동차 기어 조작 상태에서 파생된 단어로 ‘한쪽의 입장만을 듣고 판단하지 말자’로 해석할 수 있
청춘 심보선 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 자랑처럼 산발을 하고 그녀를 앞질러 뛰어갔을 때 분노에 북받쳐 아버지 멱살을 잡았다가 공포에 떨며 바로 놓았을 때 강 건너 모르는 사람들 뚫어지게 노려보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했을 때… (중 략) …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까 말하자면 너무너무 살고 싶어서 그냥 콱 죽어버리고 싶었을 때 그때 꽃피는 푸르른 봄이라는 일생에 단 한번뿐이라는 청춘이
우리 식탁에서 자주 보이는 김치, 아름다운 한복, 한민족의 얼과 한이 담긴 아리랑.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명백히 우리 민족의 고유 문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리의 문화는 최근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중국은 우리 민족의 삶에 녹아 있는 한반도의 전통문화를 자신들의 것으로 편입하려 하고 있다. 김구의 백범일지 ‘나의 소원’ 에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이처럼 소중한
기자는 지난 4월부터 매주 금요일, 대전 중촌사회복지관(이하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도서 공간을 활용한 동화구연 여가 문화 프로그램’으로 간단히 ‘책 읽는 마을’이라 불린다. ‘책 읽는 마을’은 복지관 별관에 도서관이 조성된 후, 독서 교육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프로그램은 나이 제한 없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복지관 주변 아파트의 노인 가구가 60% 이상인 특성상 참여자의 연령대는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의 노년층으로 구성돼 있다. 기자는 최근, ‘한국의 노인 차별 수준
작년 우리 학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 행사 취소 등 여러 변화를 맞이하며 예산 편성에 변동이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국가지원금을 제외한 대부분 항목에서 세입(한 회계 연도에서 우리 학교 모든 수입)과 세출(한 회계연도에서 우리 학교 모든 지출)이 대폭 감소한 것이다. 이에 충대신문이 우리 학교 재무과 제공 ‘2020(회계연도) 예산 비교 및 예산편성 전망’을 분석해 봤다. 우리 학교의 세입은 크게 국가지원금과 일반재원, 수입대체경비의 자체수입금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인건비, 시설확충비 등을 위한 국가지원금은 국고(교육
우리 학교는 코로나19로 작년 1학기부터 학생생활관에 머무는 학우들을 위해 생활관 내 격리동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일 A 학우는 에브리타임을 통해 격리동에서 부당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해 2일간 격리동에 머무는 동안 동의서와 다른 대우를 받은 사실과 학생생활관의 허술한 관리를 폭로하는 글을 게재했다. A 학우는 해당 게시물에서 “격리동에 들어갈 때 받은 동의서에는 ‘분리 거주 기간 동안 1일 3식 도시락을 제공한다’는 항목이 있었다”며 “그러나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했고 어떠한 비용도 지원받지
지난 7일, 대전시 감염병관리과는 4월 8일부터 18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해 약 열흘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염병관리과가 제시한 자료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행사·모임 100명 미만 인원 제한 등 행사·모임 시 준수 사항을 포함해 다중이용시설, 중점·일반관리시설 등을 시설별로 세분화한 기본 방역 수칙이 명시돼 있다. 특히 유흥시설 5종(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 포차)에선 22시~익일 5시까지 운영 중단, 전자출입명부 작성 의무, 시설 면적 8m² 당 1명 인
지난 3월 20일, 학내 커뮤니티에 학생생활관 쓰레기장 문제를 제기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사생 수에 비해 작은 쓰레기장과 분리수거 및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를 지적했다. 게시글이 올라오자마자 다른 학우들 역시 많은 공감을 표했으며, 쓰레기장이 매우 협소하니 학생생활관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또한 7동 지하에 자리한 음식물 쓰레기장의 접근성이 매우 떨어질뿐더러 환경이 열악하다는 의견도 나타났다. 현재 학생생활관의 음식물 쓰레기장은 7동 주차장 지하와 12동 1층, 두 곳뿐이다. 학생생활관에
우리 학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한적 대면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학기엔 일부 수업에서 1학기 강의 동영상을 재사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학기 또한 에브리타임에 몇몇 학생이 재사용 강의를 듣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강의 동영상 재사용 수업을 듣고 있는 A 학우는 “등록금만큼의 제대로 된 수준의 강의를 듣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불만”이라며 “작년 1년 동안 비대면 수업이 진행돼서 이번 연도에는 좀 더 개선된 수업을 들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실망감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 1월, 6명으로 구성된 새로운 ‘충남대학교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임명됐다. 교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목표로 하는 추진위는 지난 2017년 총학생회의 모집으로 시작됐다. 당시 추진위는 우리 학교 학우들을 대상으로 한 소녀상 건립 찬반 투표에서 찬성 97%(응답자 2,149명 중 2,060명),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에서 찬성 86%(응답자 108명 중 97명)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후 투명한 집행을 위해 추진위는 비영리법인 단체를 설립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또한 1,700만 원의 충남대 민주동문회 기부
지난 3월 24일, 우리 학교 제52대 총학생회 시원(이하 총학생회)은 교내 곳곳에 각 단과대학별로 부스를 차려 ‘시원한 밤’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총학생회가 행사를 기획했다는 것에 학우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도 ‘시원한 밤이 진행되면 많은 인파가 한곳에 모여 우리 학교가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발원지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글이 대거 올라왔다. 이를 의식한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강의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진행돼 학우들이 캠퍼스를 알아갈 기회가 부족했다”며 현
지난 3월, 에브리타임에 한 학과의 학생회비 강요를 폭로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게시자는 학생회가 입학 후부터 계속 학생회비를 안내하며 내지 않을 시 발생하는 불이익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특히, 학생회가 “21학번을 제외하고 입학 시 학생회비를 안 낸 학우는 개인 연락을 달라”며 “학생회비 미납자가 더는 없는 것으로 알겠다”고 독촉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해당 학과의 학생회장은 “전국 국립대학 학생회비 사용 실태조사에 협조하기 위해 학생회비 추가 납부자 확인 과정에 벌어진 일”이라며 “소통이 부족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해명했
지난 3월, 우리 학교 알리미 챗봇 ‘츠누봇’이 출시됐다. 츠누봇의 이름은 ‘Chungnam National University’의 약자 CNU에서 유래했다. 에브리타임에도 출시 소식이 올라오면서 학우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이 챗봇은 우리 학교 조해창 학우(지역환경토목학·3)와 한양대학교 에리카 박찬혁 학우가 공동 개발한 카카오톡 채널이다. 이들은 학교에 다니면서 필요한 정보가 통합돼 있지 않아 불편했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챗봇을 제작했다. 츠누봇의 카카오톡 ID는 cnubot으로, 채널 추가 후 찾
지난 15일 대학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서 지방거점국립대 9개교 중 우리 학교 포함 6개 대학이 대학원 등록금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대학원 등록금 인상은 주로 지방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부산대학교를 제외한 지방거점국립대들은 교육부가 고시한 올해 법정 최대 인상 한도인 1.2%를 인상했다. 지방거점국립대들은 재정 여건 악화로 경쟁력이 약화해 대학원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12일에 개최된 2021년도 제1차 우리 학교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우리 대학은 타 대학과의 등록금 면에서 경쟁
지방대학교(이하 지방대)는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교는 수도권 대학과 나머지 지역의 지방대로 나뉜다. 그런데 왜 유독 지방대의 위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일까? 최근에는 심지어 각 지방을 대표하는 지방 소재 거점국립대학교(이하 지거국)마저 하락세를 보이는 추세이다. 이는 우리 학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학교 이진숙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학령인구 감소의 현실화, 지역인재 이탈’을 문제로 꼽으며 지거국의 하락세를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지방대의 위기 상황은 어떠하며 이 문제를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