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깨달음을 준 기자 생활

김길훈 기자,   정치외교학과

  기자 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기자수첩을 작성하기 전에, 선배 기자들의 기자수첩을 차분히 읽어 봤다. 약 100개의 기자수첩을 읽은 뒤 느낀 점은 ‘나는 부족한 기자 생활을 했구나’였다.
  기자는 지금까지 대면 수업을 한 번도 듣지 못한 비운의 코로나 학번이다. 이런 상황에서 1학년 2학기부터 시작한 충대신문 활동은 기자에게 설렘을 불어넣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지루한 일상에 활기가 돌고, 중학교 때부터 희망했던 기자 일을 한다는 게 기대됐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으로 호기롭게 충대신문 활동을 출발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기자 생활과는 달리 많은 어려움이 존재했다. 편집 교육과 취재 교육을 받았음에도 실제 편집과 기사 작성은 쉽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기자는 컴맹에 글을 잘 쓰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뿐만 아니라, 일 자체에 서툴러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도 있었다. 이렇게 부족한 모습은 혼자일 땐 상관없지만, 충대신문은 하나의 조직체이기에 문제가 된다. 기자의 부족한 기사를 보완해 주신 선배 기자들께 감사함과 죄송함이 있다. 부족함을 개선하기 위해 나름 노력했지만, 아직 미완의 단계에 있는 듯하다.
  후에 수습기자에서 정기자가 된 시기쯤, 과거를 반성하며 ‘더욱 열심히 잘해 보자’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러면서 공을 들인 기사가 우리 학교 공무직 노조 시위 기사다. 과거였으면 그냥 지나갔을 듯한 시위 현장을 보고, 기사화가 필요해 보여 기사 주제로 건의했다. 주제로 채택된 후, 공무직 노조 측과 우리 학교 측의 입장을 취재하며 기사 작성을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완성한 기사는 기자에게 보람을 줬다.
  기사 발행까지 마친 후, 기자는 깨달은 점이 생겼다. 기사 취재 초반, 기자는 공무직 노조의 편에 서서 억울한 상황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역할을 생각하며 공무직 노조와 학교 측의 입장을 전부 들었다. 신문 발행 이후, 학내 커뮤니티에도 기사를 게시했다. 학우들의 댓글을 통해 ‘과연 이 사안이 한쪽의 무조건적인 잘못인가’라는 의문이 생겼고, 기사 취재 초반 느꼈던 감정이 마냥 옳은 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기자는 ‘가치 중립을 지키는 게 뭐 어려운 건가’ 생각했지만, 사실 편향된 시선으로 기사 주제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기자의 부족한 면모를 피부로 느꼈다.
  이 외에도 기사 작성 과정은 역경을 성장의 발판으로 전환해 줬으며, 많은 깨달음을 줬다. 이에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기획 기사 작성 과정’이다. 기획 기사는 기자들이 보통 작성하는 보도 기사와 달리 분량이 많고, 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내용을 담는다. 기자는 기획 기사 작성 과정에서 계획서와 초안을 뒤엎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몇 번의 수정 끝에 마침내 사회적 의미가 담긴 기획 기사를 완성했다. 이 경험을 통해 기자는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입학 후 1년 반을 되돌아보면 기자 활동은 대학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일반 학생으로서는 쉽지 않은 경험, 이로 인한 감정, 학습 등은 매우 의미가 깊었다. 혼자 하는 생각과 고민만으로는 알 수 없었을 나의 몰랐던 부분을 알게 해준 충대신문과 기자분들께 감사하다. 이번 1169호 발행을 마지막으로 기자 활동을 마치고 새로운 출발을 한다. 이 출발의 여정 속에서도 충대신문 활동을 통해 배운 점과 느낀 것들은 정말 잊지 못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