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심보선

 

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 자랑처럼 산발을 하고 그녀를 앞질러 뛰어갔을 때 분노에 북받쳐 아버지 멱살을 잡았다가 공포에 떨며 바로 놓았을 때 강 건너 모르는 사람들 뚫어지게 노려보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했을 때

…  (중 략) …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까 말하자면 너무너무 살고 싶어서 그냥 콱 죽어버리고 싶었을 때 그때 꽃피는 푸르른 봄이라는 일생에 단 한번뿐이라는 청춘이라는

 

  어느덧 1학기 마지막 연재입니다. 학우분들의 1학기는 어떠셨나요? 얼마 남지 않은 봄, 그리고 이번 학기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봄과 여름의 사이에선 늘 이 시가 생각납니다. 여러분들은 청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청춘>은 주로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상황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절망스러운 감정까지 느껴집니다. 2행을 보면,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에 대항하고 싶었지만, 그들과 마주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자신을 발견해 공포감을 느낀 모습입니다. 이제 막 꽃이 피는 푸르른 날에 봄의 발자국을 남기는 화자, 그런 화자에게 어른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마치 봄의 정원에 꽃이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만든 높고 단단한 울타리처럼, 화자는 어른을 그런 존재로 보고 있습니다.
  4행에서는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종류의 사랑을 합니다. 사랑은 참 위대하고 따뜻한 감정이지만, 그 마음은 우리를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애인과의 이별, 경조사, 이 밖의 여러 상황에서 우리는 무너지곤 하죠. 사람의 사랑은 유한하기에, 같은 생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매우 아름답고도 슬픈 것입니다.
  5행, 과연 우리에게 멀쩡하고 답이 정해진 생이 존재할까요? 화자는 자신의 고통을 부정적으로 보며 다른 이의 삶을 남몰래 부러워합니다. 또 살고 싶어서, 삶에 대한 욕심 때문에 오히려 죽고 싶다고 하죠. 청춘을 막 시작한 우리는 모두 불안하고 상처를 지니고 있습니다. 각자 숨기고 싶은 비밀, 겨울밤과 같이 검고 깊은 외로움도 지니고 있고요. 청춘, 학우분들과 저는 이 봄을 살고 있습니다. 아프고 혼란스럽지만, 이 계절은 푸르른 봄입니다. 봄을 시작하는 학우분들의 찬란한 청춘이 조금 덜 아프고 더 많은 꽃을 피우기를 응원하며 5월의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박시현(국어국문학·3)

@garnetstar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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