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4일, 우리 학교 제52대 총학생회 시원(이하 총학생회)은 교내 곳곳에 각 단과대학별로 부스를 차려 ‘시원한 밤’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총학생회가 행사를 기획했다는 것에 학우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도 ‘시원한 밤이 진행되면 많은 인파가 한곳에 모여 우리 학교가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발원지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글이 대거 올라왔다.
  이를 의식한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강의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진행돼 학우들이 캠퍼스를 알아갈 기회가 부족했다”며 현 상황을 최대한 고려해 축제가 아닌 ‘캠퍼스 걷기’를 모토로 한 작은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스별 간격을 두고 방역 대장 작성, 발열 체크, 손 세정제 비치, 취식 금지 등의 방역 수칙을 준수해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행사 전날인 23일 총 학생회는 대전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를 고려해 ‘시원한 밤’ 행사의 계획을 일부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행사는 규모를 대폭 축소해 행사 당일 선착순으로 리플렛을 배부받은 100명 미만의 학우들만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결국 행사 첫날 저녁, 우리 학교 공학 2호관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틀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던 ‘시원한 밤’은 하루 만에 취소됐다. 해당 확진자가 ‘시원한 밤’ 행사발 감염은 아니었지만, 감염 예방 방지 차원에서 취소를 결정했다.
  A 학우는 “행사 자체를 기획한 총학생회의 취지는 여러모로 좋았지만, 이 시국에 많은 학우를 한자리에 불러모을 여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코로나19로 지친 학우들께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물이었으나 학우분들의 관심과 성원에 끝까지 보답하지 못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앞으로 학우분들의 건강한 대학 생활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는 총학생회가 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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