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4월부터 매주 금요일,   대전 중촌사회복지관(이하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도서 공간을 활용한 동화구연 여가 문화 프로그램’으로 간단히 ‘책 읽는 마을’이라 불린다.
  ‘책 읽는 마을’은 복지관 별관에 도서관이 조성된 후, 독서 교육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프로그램은 나이 제한 없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복지관 주변 아파트의 노인 가구가 60% 이상인 특성상 참여자의 연령대는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의 노년층으로 구성돼 있다.
  기자는 최근, ‘한국의 노인 차별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 국가 중 2위로 매우 높다’는 기사를 접했다. 기사를 계기로 노인 차별 문제에 공감하며 노인 차별이 세대 간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 갈등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정 세대 집단을 하나의 속성으로 간주하는 것은 부정적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것에 불과하다. 세대 간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세대가 함께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 그렇게 기자는 노인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책 읽는 마을’에 참여하게 됐다.
  어르신들은 복지관의 부설기관인 어린이집에서의 동화 구연을 목표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했다. 자칫 유치하고 낯설게 느껴질 것 같은 동화책과 동요에도 흥미를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르신들은 발음 연습부터 시작해 상황과 인물별로 목소리를 내는 법을 배웠고 아이처럼 웃으며 발표회에 필요한 인형을 만들었다. 어르신들은 “아이들 앞에서 동화 구연을 할 수 있을까?” 연신 걱정했지만, 말과는 다르게 열정적으로 대본 연습을 진행했다.
  세대 간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며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활동 과정에서 노인 여가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노인들은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타 세대와의 소통 경험 또한 적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노인 여가 복지시설은 실내에 한정된 경로당 수준에 불과해 노인문화 충족에 많은 한계가 있다.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는 첫 발걸음으로 노인을 위한 여가문화 조성 활성화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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