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동북공정 포스터, 우리의 문화를 공고히 하는 포스터이다. 인포/ 김길훈 기자

  우리 식탁에서 자주 보이는 김치, 아름다운 한복, 한민족의 얼과 한이 담긴 아리랑.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명백히 우리 민족의 고유 문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리의 문화는 최근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중국은 우리 민족의 삶에 녹아 있는 한반도의 전통문화를 자신들의 것으로 편입하려 하고 있다. 김구의 백범일지 ‘나의 소원’ 에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이처럼 소중한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민족의 올바른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

  동북공정이란?
  동북공정의 공식 명칭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으로, 중국 정부가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에 위치한 중국 동북 지역의 역사, 지리, 민족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사업이다. 중국은 고구려를 비롯해 고조선과 발해, 부여 등을 중국의 지방 정권으로 치부하며 우리나라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동북공정은 공식적으로 중국 정부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본래 5년을 기한으로 추진한 일련의 연구 사업이다. 이는 중국 민족의 단결, 사회주의 중국 통일, 통일 한국과의 영토분쟁 등을 목적으로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문화 동북공정 사례
  중국의 심각한 역사 왜곡은 특히 ‘문화 동북공정’에서 드러난다. 문화 동북공정이란 고구려, 발해 등 동북공정의 연구 대상인 동북 지역의 문화를 중국의 것으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최근엔 지역을 제한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중국은 각 국가의 민족 정체성을 형성하는 문화를 왜곡하며 동북공정의 목적을 실현하려 한다. 이에 대한 몇 가지 사례를 알아보자.

김치 유래 왜곡,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잘못 표기돼있다. JTBC 영상 캡쳐/ 김길훈 기자


  우리의 음식 - 김치
  지난해 중국 유력 언론사 환구시보는 ‘중국 주도로 김치산업 국제표준 제정, 한국 언론 폭발: 김치 종주국 굴욕’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이 기사에서 중국의 김치 제조 방식이 지난해 국제표준화기구(ISO) 승인을 받았다며 “중국 김치인 파오차이가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다”고 밝혔다. 또 중국 시장 관리·감독 전문 매체인 중국시장감관보의 말을 인용해 “한국이 수입하는 김치의 99%가 중국에서 생산된다”며 “한국의 김치 종주국이라는 이름이 유명무실해졌다”고 조롱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중국의 파오차이와 한국의 김치는 관련이 없다”며 즉각 반박했고, 국제표준화기구(ISO) 개정 내용에 따르면 “파오차이의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지난 1월 9일 한 영상에서, 중국 유튜버 리쯔치는 한국의 김장 방식으로 김치를 담그고,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으며 ‘중국의 요리법’, ‘중국의 음식’을 해시태그해 게시했다.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한국 네티즌들이 이에 반박하자, 다수의 중국 네티즌들은 “리쯔치를 질투하는 작은 나라 사람들을 신경 쓸 필요 없다” 등의 댓글로 김치 동북공정을 옹호했다. 
  우리의 의복 - 한복
  지난해, 중국 페이퍼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샤이닝니키’는 한복 관련 논란으로 8일 만에 한국에서의 게임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종료했다. 페이퍼게임즈가 게임에서 한복을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은 “한복은 중국 조선족 복장이므로 중국의 의복”이라며 항의했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페이퍼게임즈는 “중국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존중할 것을 고수해 국가의 존엄 또한 지킬 것”이라며 한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다.                       
  올해 3월경, 국내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드라마 속 내용, 소품, 음식 등으로 문화 동북공정이 행해져 논란이 됐다. 여러 논란 중, 드라마 속 의복과 관련된 한복 동북공정이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 속 조선인이 중국풍 의복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높은 신분의 양반들은 중국 의복을, 낮은 신분의 기생들은 한복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중국의 자본에 굴복한 것이냐”며 드라마를 비판했다. 동북공정 논란 드라마 철인황후를 쓴 중국 회사 소속 박계옥이 조선구마사 작가인 사실에 비판은 증폭됐다. 이러한 논란들로 조선구마사는 여러 협찬, 계약이 끊기며 2회 만에 폐지됐다.
  우리의 음악 - 아리랑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우리나라의 대표 민요인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아리랑 반주에 맞춰 한복을 차려입은 무용수들이 장구춤과 부채춤까지 추며 개막식이 진행됐다. 중국의 올림픽 개막식에 아리랑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전통문화가 중국 것인 듯 사용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1년 중국 정부는 아리랑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며 지속적인 아리랑 동북공정을 자행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아리랑을 2012년 유네스코 세계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해 대처했다. 아리랑은 우리나라의 것으로 입증된 자랑스러운 민요이지만 중국은 중국판 아리랑을 만드는 등 아리랑을 자국의 문화로 편입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 3까지 방영한 중국의 인기 동영상 사이트 ‘유쿠’의 댄스 예능 ‘저취시가무(Street dance of China)’에서 우리의 한복, 아리랑 그리고 부채춤이 중국 것으로 여겨져 논란이 됐다. 방송에서 한 팀이 중국 소수민족인 조선족 춤에 비보잉 등을 가미해 무대를 꾸미고자 한복을 입고 ‘아리랑’에 맞춰 부채춤을 췄다. 그 무대를 본 한 안무가가 “이게 바로 중국의 스트릿 댄스”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 방송에는 엑소의 레이, 갓세븐의 잭슨 등 한국에서 활동하는 케이팝 그룹의 중국계 구성원들이 출연했지만 이들은 안무가의 발언에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고, 결국 한국 전통문화를 ‘중국 것’인 양 세계인들에게 각인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동북공정 대응 방향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해 왔다.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에 동북공정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고, 사이버 외교단 ‘반크’를 통해 중국의 잘못된 동북공정에 대해 조처했다. 한복이 우리나라 고유의 의복임을 알리기 위해, 민간에서도 한복 관련 사진을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는 ‘한복 챌린지’가 확산됐다. 우리나라 먹방 유튜버들도 ‘김치 동북공정’을 막기 위한 노력을 행했다. 또한, 한국 네티즌들은 유튜브와 같은 매체에서 잘못된 동북공정을 알리는 댓글을 달았다. 이러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에도, 중국 대표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는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됐다고 표기되는 등 동북공정이 계속되고 있다. 
  계속되는 중국 문화 동북공정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중국 동북공정 내용에 대응할 논리를 개발하지 못한 점을 꼽는다. 대표적인 예로, 2006년 역사 왜곡 문제 대응 기구로서 ‘동북아역사재단’이 설립돼 정책 및 대안을 만들었지만,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해체 규탄 및 시민행동 궐기대회에서 허성관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동북아역사재단은 지난 5년 동안 4천억 원 이상의 국민 세금을 썼지만, 중국 동북공정 논리의 허구성을 깨는 제대로 된 연구논문이나 보고서를 필자가 아는 한 단 1편도 내지 않았다”며 역사학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리 학교 최준열 학우(경영학·2)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단순 역사 왜곡이 아닌 중국의 팽창 야욕 연장선으로 간주해 거시적으로 대응 논리를 모색해야 한다”며 향후 동북공정 대응 방향성을 말했다. 중국이 행하는 문화 동북공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국민의 올바른 문화 소비가 기본이 돼야 한다. 또한, 문화 동북공정에 대한 대응 논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실 왜곡 부분을 밝혀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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