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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기시감에 툭, 멈칫하게 된다. 8월의 문턱이 지나자 더위가 예사롭지 않았다. 기습처럼 비가 쏟아졌다. 물방울이 불안정한 대기를 벗어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안정적인 대지에 안착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달려드는 듯. 그 수가 너무 많아 넘쳤다. 하필 자리도 없는 서울에 많이 내렸다. 서울은 잠겼다. 어떤 사람은 누군가를 잃었고, 어떤 사람은 무엇을 잃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너무 많은 감정을 쏟았다. 상처를 받은 사람이 오래 앓는 것이 있다. 빗줄기의 자취가 가슴속에 점선 같이 남게 되는 그런 것. 그 점선에 비가 오버랩 되면
여론
충대신문
2022.09.0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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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가 개교 70주년을 맞았다. 1952년 도립 충남대로 출발했다. 10년 후 국립 충청대학교가 되었다. 이듬해 충남대와 충북대로 분리되었다. 20주년이 되던 1972년 충남대 의대 부속병원이 개원했다. 중부권 최초의 교육병원이었다. 개교 30년이 될 때 대덕 캠퍼스 시대가 열렸다. 이후 성장은 눈부시다. 현재 16개 대학 93개 학과에서 2만 3천여 명의 학부생이 공부하고 있다. 일반·전문·특수대학원에서 학업 하는 석·박사과정 학생은 6천여 명이다. 물경 졸업생은 학부 16만, 대학원 5만여 명에 이른다. 충남대가 이룬 성과는
여론
충대신문
2022.06.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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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에서 일을 보고 북문을 통해 나오는데 도로 앞에서 노랫소리가 크게 들렸다. “민주주의여 만세”라는 가사가 들어간 노래였다. 아마 김지하의 시 ‘타는 목마름으로’를 원작으로 작곡된 민중가요였을 것이다. 함께 시청을 나오던 이는 “아유 시끄러워. 듣기 싫어 죽겠다”라며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우리는 집회 참석자들이 든 피켓을 자세히 읽어볼 사이도 없이 그들을 지나쳤다. 현수막에서 언뜻 봤던 단어를 조합해 검색해보니, 그곳에서는 한 가지의 시위만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니었다. 도안동 근처의 갑천지구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에 반대하는 집
여론
충대신문
2022.06.0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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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시리즈의 시작은 고담시의 불행에서 시작된다. 하나의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수위 높은 범죄로부터 배트맨은 시민과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낸다. 하지만 그의 탄생조차도 가족이 맞게 되는 죽음의 비극에서 비롯된다. 주인공 브루스 웨인은 부모님이 강도에게 살해당한 뒤 배트맨으로 거듭난다. 그는 부모의 죽음에서 비롯된 자신의 분노를 도시 내 범법자를 응징, 처치하는 행위로 표현한다. 범법자가 도시에 가하는 위협적인 범죄는 정의로 다스리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활동하는 박쥐에서 모티브를 얻은 배트맨은 회색의 도시 ‘고담
여론
충대신문
2022.04.1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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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새 학기를 맞았다.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나아가는 ‘위드 코로나’ 국면이라고 하나 3년 넘게 긴장과 위축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피로감은 고조되고 일상 회복에 대한 갈증은 심화되고 있다. 개학을 전후해서는 대내외적인 갈등과 혼돈을 겪기도 했다. 대통령 선거는 ‘유권자의 축제’이기는커녕 우리 사회 갈등과 분열의 민낯을 확인할 뿐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무고한 인명 살상의 참상과 함께 세계 평화가 여전히 요원한 숙제임을 깨닫게 했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 와중에도 서로의 고통을 분담하려는
여론
충대신문
2022.04.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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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이었나 2013년이었나(둘 중 하나는 확실하다) 우리 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다니던 나는 남자 동기였던 애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여성과 정치라는 과목 너무 역차별적이야” ‘남성과 정치’라는 과목은 없는데 왜 ‘여성과 정치’만 있냐고 덧붙였다. 그때까지 우리가 배운 과목 중 ‘정치사상사’는 2,500년 전 플라톤으로부터 시작해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마키아벨리, 루터, 칼뱅, 홉스, 로크, 루소, 헤겔, 마르크스, 엥겔스까지 이어졌다. 정치의 역사는 늘 그리스 폴리스로부터 시작되며, 당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던 ‘
여론
충대신문
2022.04.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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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하는 달이다. 우리는 대학이라는 집단 안에서 새 학기를 맞이하며 새로운 수업과 새로운 계절,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그것은 두려움이거나 소소한 기대감이거나. 결국은 하나의 ‘설렘’이라는 감정으로 우리를 찾아오게 된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희열과 긴장을 느끼게 만든다. 잔잔한 물결에 갑작스레 커다란 돌덩이를 던진다. 설렘이 가장 보편적일 때, 우리는 그것을 사랑의 과정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람은 언제나 사랑을 갈망하며 그 안에서 자신의 인생을 정의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21세기, 인간은 좀 더 편리한 삶을 갈
여론
충대신문
2022.03.0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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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3월은 어김없이 우리 곁에 다가왔고,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에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봄은 울림과 떨림, 소생과 희망의 계절이다. 온화한 기운이 가득해 뭇 생명들에게 자라남의 꿈을 심어준다. 나무들은 푸르른 꽃눈을 틔우고, 사람들은 조화로운 균형을 기대한다. 모두가 봄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봄은 새 생명에 대한 약속을 전해 준다. 특히나 올 2022년 이즈막 그 어느 해보다 이러한 생각이 간절하다. 충남대학교의 3월을 가장 먼저 알리는 전령사는 언제나 새내기 학생들의 환한 미소와 힘찬 발걸음
여론
충대신문
2022.03.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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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글과 읽을 만한 글에는 차이가 있다. 최근 베스트 셀러로 등극한 소설책 몇 권은 유명세 때문에 읽고 싶어진다. 서점에 가 봤더니 제목보다 예쁜 표지에 사고 싶어지는 책도 있을 것이다. 밤 기차가 심심하거나 주말 카페가 허전할 때는 힘을 주지 않아도 페이지가 넘어가는 글이 읽고 싶다. 내 마음이 이래서 그런가, 같은 마음을 먹은 이들이 많아서 그런가.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서점가에는 대충 마음을 흩트려 놓고 지나가거나 읽고는 있는데 의아하기만 한 글이 산적해 있다. 자동차에는 한가운데 위치해 있지만 운전자가 자주
여론
충대신문
2022.03.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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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전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자리를 내려놓았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와 대선 전환 추진위원회 대변인을 사퇴하고 국민의힘에 합류한 지 2주 만이다. 필자는 신지예 전 수석부위원장이 무소속에서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것에 대한 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미처 마무리 짓기 전에 새시대준비위원회에서 사퇴한 것이다. 하루 만에도 제1 야당의 총괄선대위원장이 사퇴와 사퇴 아님을 번복하는 정국이니 신 전 부위원장의 결정은 ‘고심한 편’에 속한다고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신지예 전 부위원장은 여성 청년 정치인 중에서도 이름이
여론
충대신문
2022.01.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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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가 개교 70주년을 맞는 2022년이 밝았다. 반만년의 시간 속에서 지금의 우리나라를 만든 한 줄기 빛이었던 충남대학교는 이제 더 먼 여정을 계속해야 한다. 오롯한 설렘과 기대가 가득하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를 보내며 새해의 동이 터오는 모습을 바라본다. 언제나 그렇듯 새해의 다짐은 모든 이들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남는다. 새해를 맞으며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 비록 눈앞에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나 분위기가 당장 바뀌지 않는다 해도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선 우리의 다짐은 각별하다. 지난해 안
여론
충대신문
2022.01.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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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교에는 공무직 노조가 게시한, 정규직 직원들과 같은 처우를 해달라는 현수막이 몇 개월째 붙어 있다. 그런데 공무직에 대한 세상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정규직과 같은 처우를 받고 싶으면 같은 방법으로 입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규직 입사자들이 얼마나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그 자리를 얻었는지 나열하며 공무직이 같은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공산주의냐는 원색적 비난도 일삼는다. 이는 입시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생의 전환점으로 교육받고 시험만이 공정한 방법이라고 주입받아 온 사고방식 때문에 벌어지는 을과 을의
여론
충대신문
2021.12.02 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