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사람마다 생김새는 제각각입니다. 눈이 큰 사람, 콧구멍이 넓은 사람, 입술이 부각되는 사람 등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생김새는 제각각이죠. 저는 오늘 제 생김새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때는 약 한 달 전. 본격적으로 학기가 시작되고 개강의 설렘에 온 캠퍼스가 들떠있던 때였습니다. 매일 열리는 술자리로 거리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캘린더에는 개강총회나 OT 따위로 꽉꽉 들어찼고 처음 보는 사람들은 서로 알아가기 바빴죠. 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명 OT 주간이라고들 하더군요. 첫 주 차에는 으레 그렇듯이 진도를 나가기보다는 앞
참여
충대신문
2023.10.19 11:01
-
어떤 순간은 감각으로 기억된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신체 어느 구석에 무언가가 파편 조각처럼 박혀 있는 느낌이다. 인지하지 않고 살다가도 그 기억 언저리를 건드리면 불현듯 아픈 감각이 퍼져나가는 것이다. 이윽고 상처에 피가 올라오듯 조금씩 물이 차오른다. 때로 슬픔은 그렇게 밀려온다. 서울역 옥상정원에서 한참 도심을 내려다보았다. 시끄러운 도시 소음, 바삐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 정립된 질서가 나를 배제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아등바등 버텨왔던 시간은 어쩌면 저 속으로 들어가려는 노력이었을지도 모른다. 길게만 느껴졌던 수험기간의 순간들
참여
충대신문
2023.10.19 11:00
-
-
-
우리 대학이 위기감 탓에 속앓이를 한다. 그 위기감은 교육부가 지역대 육성책으로 내놓은 대형 대학재정지원 사업인 ‘라이즈’(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와 ‘글로컬 대학 30 사업’탈락에서 온다. 두 사업 모두 현 정부에서 졸속으로 추진하는 교육 정책으로 비난을 받는다. 공공성에 역행하는 사업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앞을 다투어 쟁탈전을 벌였다. 2023년 3월 8일 교육부는 라이즈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경남과 경북, 대구, 부산, 전남, 전북, 충북 등 7개 지방자치단체를 라이즈 시범 지역으로
여론
충대신문
2023.10.17 11:37
-
10년 만에 미국을 방문했다. 10년 전에 갔던 뉴욕과 이번에 간 LA는 전혀 다른 나라처럼 느껴졌다. 칼바람이 불던 삭막한 월스트리트와 멋대로 큰 소리로 웃는 사람이 가득한 LA를 비교하면 지는 해의 색깔조차 달랐다. LA는 오히려 시드니와 비슷한 분위기가 났다. 시드니에서 묵은 호텔 1층에는 카페가 있었는데 손님이 전혀 없는 시간에도 항상 직원이 네 명은 있었다. 이번에 들른 로컬 카페도 그랬다. 손님이 여덟 명 있었는데 직원이 아홉 명 있었다. 타투가 없는 직원이 없었고 3부 바지를 입은 남자, 화장을 하지 않은 여자, 머리
여론
충대신문
2023.10.17 11:35
-
-
-
2021년 2월 일병 5호봉, 나는 추위에 얼어버린 연병장에 주저앉았다. 주위의 간부들과 동료들이 소총을 내려놓고 내게 모여들었다. 연신 말뚝을 내리치던 오함마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졌다. 애당초 나는 현역병으로 입대할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 아홉 살 때 왕복 4차선을 무단으로 건너다 사고를 당했다. 그때 나는 죽지 않은 것이 기적이었다. 시속 80킬로로 달리던 승용차가 저만치서 앞만 보며 달려오는 나를 발견하곤 황급히 속도를 줄이고 핸들을 튼 덕분이었다. 오른쪽 정강이가 두 동강 났고 타이어가 쓸고 지나간 살갗 틈새로 허연 정강이뼈
여론
충대신문
2023.10.17 11:27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