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의 ‘팁(tip) 문화’가 등장하고 있어 사람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팁은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고객이 서비스를 제공한 사람에게 감사의 표시로 일정한 대금 이외에 금액을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팁은 학자들마다 주장이 다르지만 16세기경 영국의 커피하우스에서 ‘To Insure Promptitude(신속 보장)’라고 쓰인 통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당시 더 나은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이 동전을 통에 넣은 것에서부터 팁 문화가 시작됐다. 

  지난 2015년에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행한 미국 팁 근로자 현황 관련 논문에 따르면 팁 문화가 가장 발달한 미국의 경우 보통 음식값의 15~20% 정도 금액의 팁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점차 팁 부과 비율이 오르며 ‘팁플레이션(팁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팁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감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의 금융 정보 회사 뱅크레이트가 미국인 2,4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응답자의 66%가 팁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팁과 관련된 논란이 생기고 있다. 논란은 지난 7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카카오T에 ‘감사 팁’ 기능을 시범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감사 팁은 승객이 택시를 이용한 뒤 애플리케이션 화면에 뜨는 서비스 평가에서 별점 5점을 주면 1,000원, 1,500원, 2,000원 중에서 선택해 팁을 지불할 수 있는 기능이다. 카카오T는 팁의 지불 여부를 승객의 자율성에 맡기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8월 모바일 설문조사 기업 오픈서베이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택시 호출 플랫폼의 팁 기능 인식에 대한 인식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71.7%가 팁 도입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에 더 가깝다고 선택했다.

  카카오T 감사 팁 기능과 더불어 몇몇 국내 음식점에서도 팁을 요청하는 ‘팁 박스’가 등장하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미국에서 팁을 받는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은 일반 근로자의 시간당 연방 최저임금에 비해 낮은 금액으로 책정된다. 이와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최저임금제를 통해 근로자의 임금을 보장하고 있어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임금의 하한선을 보장해 주는데 왜 팁을 줘야 하나’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국내에서의 팁 도입 여부와 관련해서 반대 여론이 거센 만큼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한다혜 연구위원은 YTN 뉴스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팁 도입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팁 제도가 규범화돼 있지 않고 요즘 같은 경기에는 더욱 팁 문화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또 “무엇보다도 소비자 입장에서 팁을 내는 것이 무조건적인 손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다른 측면에서도 깊이 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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