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디앵글스

  “놀러 가자”, 평소와 같은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중 나에게 왔던 연락. 이 한마디가 지친 나를 달래 주었습니다. 별다른 계획 없이 떠났던 공주로의 여행. 지나가다 먹었던 칼국수는 맛있었고 가팔랐던 공산성은 선선한 바람이 불었으며 돌아오기 전 마셨던 음료수는 달고 시원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찍은 사진은 이 여정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우리는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하루를 살아가고, 반복되는 일상에 무료함을 느끼며 지치기 십상입니다. 그러다 때때로 마주치는 뜻밖의 행복을 연료 삼아 나아갈 수 있습니다. 큰 행복도 좋지만, 작은 행복도 괜찮습니다. 행복을 느끼는 순간 힘이 되고 이후에 곱씹으면 다시금 그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주신 장롱 속 카메라는 저에게 낯설었습니다. ‘어떻게 써먹을까?’ 하는 생각에 들어간 동아리는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진은 취미 자체로 무료한 일상 속에 하나의 행복 거리가 되었고, 사진은 뜻밖의 경험을 더 선명하게 기록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진이라는 취미를 매개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도 크나큰 행복이 되었습니다.

  처음 동아리에 입부했을 때는 사진에 찍히는 것이 너무나도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색함을 무릅쓰고 찍힌 사진들을 보며 그 당시를 떠올리기도 하고 미소 짓기도 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제가 찍어준 사진들을 사람들이 만족스러워하며 SNS에 공유하고 프로필 사진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면 스스로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 사람들에게도 제가 찍어준 사진들이 시간이 지난 뒤에 추억을 떠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하여 그때 주변의 풍경들, 함께했던 사람들, 경험을 상기하며 소소한 행복을 얻고 작게나마 현재를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일상을 살아가며 크고 작은 뜻밖의 행복을 마주할 것입니다. 이때 그저 미소 짓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사진으로 혹은 다른 방식도 좋으니 이후에 다시 보았을 때 무료한 일상 속에 작은 행복 거리가 될 수 있도록 자신만의 기록을 시작해 보았으면 합니다.

 

도원욱 (정보통계학·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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