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학군단장, 우리 학교 제116학생군사교육단 이동희 학군단장이다.  사진/ 신효진 기자
이동희 학군단장, 우리 학교 제116학생군사교육단 이동희 학군단장이다. 사진/ 신효진 기자

  지난 6월 14일, 우리 학교 제116학생군사교육단(이하 116학군단) 창단 이래 최초로 모교 출신 학군단장이 취임했다. 이동희 신임 학군단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동희 학군단장은 사회체육학과(현 스포츠과학과) 92학번으로 졸업 후 학군 34기 보병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5사단 35연대 수색 중대장을 거쳐 특전사령부 7공수여단 작전계획장교, 특전사령부 작전참모처 작전과장 등 작전 및 특수전 분야 전문가로서 전후방 요직을 수행했다.

  이동희 학군단장은 최근 전국적으로 급감하고 있는 학생군사교육단(이하 학군단)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초급 간부 처우개선, 탈단으로 이어지는 직접적인 원인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후보생들의 개인적인 고민을 듣기 위해 취임 이후부터 늘 열린 학군단장실을 만들어 가고 있다. 

Q. 116학군단 최초로 모교 출신 학군단장에 임명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역사와 전통이 있는 116학군단에 모교 출신 최초 학군단장으로 보직돼 자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습니다. 학군단이 창설된 지 61년 만에 모교 출신 학군단장이 처음 임명돼서 그런지 이슈가 된 것 같아요. 흔한 일은 아니거든요. 대령 계급을 달고 있는 사람 중에서도 보직 시기가 딱 맞아야 해서 흔한 일은 아니거든요.

  제가 몸담았던 곳에서 교육받고 있는 후배들이 저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조심하게 돼요. 선배들도 모교 출신 학군단장이 와 있으니까 ‘얼마나 잘할까’ 하며 보고 계실 거고요. 그래도 모교 출신이 학군단장이 되면 후배들에게 더 마음을 쓰게 되고 후배들 또한 같은 학군단 선배가 학군단장이 된 모습을 보며 또 하나의 목표 의식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92학번으로서 우리 학교에 첫발을 내딛고 올해 학군단장으로 다시 돌아오셨는데요. 과거에 비해 가장 크게 변화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예전보다 후보생들의 표정이 아주좋아졌고, 선후배와의 관계도 과거에 비해 격의 없는 사이가 됐다고 느낍니다. 저희 때는 항상 긴장을 많이 하고, 선배들이 멀리서 지나가도 경례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후보생들은 학군단장을 보든 간부들을 보든 얼굴을 보면 늘 웃어요. 

  또한 제가 학군단 생활을 할 때는 학군단장님도 뵙기 힘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후보생들에게 편하게 다가가고 싶어 학군단장실 문도 항상 열어두고, 후보생들과 탁구도 치고 연락도 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오랜 기간 군생활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여단장일 때 여단에서 주관해 준 20주년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보통 군 생활 30주년 행사는 거창하게 열리거든요. 그런데 20년가량 군 생활을 하고 45세면 전역하는 소령들을 비롯해 30년을 채우지 못하고 전역하는 이들은 그럴 기회가 없는 거죠. 최근 들어 20주년 행사가 각 부대에 자리 잡고 있는 분위기예요. 그래서 저는 여단장 시절 2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받았어요. 20주년 군 생활에 대한 영상을 틀어주고, 휴가와 표창장도 받았었죠. 군인으로서 대우받는 느낌도 들었고 무엇보다 가족들이 너무 감사해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해 줘 자부심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군 생활 임무 관련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018년 교육훈련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호주에서 열린 세계 군인사격대회에 단장으로서 참여했던 것입니다. 저는 각 여단에서 선발된 대표들의 교육과 인솔을 책임졌습니다. 호주로 20일 정도 해외 출장을 갔었는데, 그 대회에서 저희가 4위를 해서 기억에 남아요. 

Q. 수년간의 군생활 동안 배운 깨달음이나 교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인간관계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때문에 군 생활을 더 하거나 접는 일들도 자주 봤습니다. 저도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던 시기를 거쳐서 지금의 자리에 왔기 때문에 인간관계에 대해 크게 배운 것 같아요. 인간관계가 잘 형성돼 있지 않으면 임무 수행도 안 되거든요. 서로 믿음이 없으면 업무를 줄 수가 없잖아요. 여타 직장도 마찬가지겠지만, 여기 군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사항들이 많다 보니 더 중요하죠. 

  군 생활 내 인간관계를 잘 형성하기 위한 팁이 있다면, 개인적인 욕심이나 이기적인 모습은 버리자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크게 목소리 낼 필요 없지만, 내 부하들을 위한 이야기를 할 때는 아무리 그 상대가 상급자일지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필요할 때 목소리를 내주면, 부하들도 자연스레 나를 믿지 않겠어요? 그런 과정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참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거죠. 

Q. 올해 학군단 지원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는데 학군단장의 시각에서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지,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 또한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 문제인데요. 후보생 모집에 있어서 매년 1회 선발이 이뤄졌었지만, 올해 처음으로 학군단을 운영하는 학교 중 다수가 추가 선발을 진행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급 간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초급 간부의 긴 복무 기간과 봉급 문제가 주된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일반 병사의 처우는 개선되는 추세지만, 초급 간부의 처우 개선은 아직 미진해요. 학군단 지원율을 높이려면 초급 간부들에 대한 봉급체계 개선과 복무 기간 단축에 대한 검토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실질적 대안이 마련되기까지 쉽지 않겠지만 정부 차원의 대안 마련이 이뤄져야 해요. 

  

Q. 학군단을 통해서 특별히 얻을 수 있는 경험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A. 먼저 리더십이에요. 30명 가까운 인원을 리더로서 지휘해 볼 수 있는 경험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또 단체 생활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특별히 학군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인적 네트워크에요. 전역을 하고 나면 전국 각지, 각계각층에 22만 명이 넘는 학군단 선배들이 있습니다. 같은 학군단 동문끼리 서로 챙겨주려고 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 군 선배들을 만나면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116학군단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학군사관 후보생의 자질은 무엇인가요? 

 A. 첫째, 올바른 인성입니다. 116학군단의 목표가 ‘올바른 인성을 갖춘 장교 양성’이거든요. 인성이 바르지 못하면 지휘자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가 없습니다. 본인이 모범이 되지 못하면 사람들을 올바르게 이끌 수 없고, 당연히 사람들도 따라오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강인한 체력입니다. 인성과 함께 체력도 겸비해야 해요. 후보생이 초급 장교로 거듭나기까지 마쳐야 할 임무 수행과 솔선수범을 위한 기본이죠. 후보생들의 체력을 관리하는 것은 학군단장의 책임이기 때문에 후보생들의 체력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Q. 우리 학교 학군단의 우수한 점/자랑할 점과 더 개선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A. 자랑하고 싶은 점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학군단이라는 것입니다. 1963년 학군사관 1기의 장교 임관을 시작으로 현재 61기까지 임관했는데, 1기부터 장교를 배출한 학교는 전국 대학 108개 학군단 중 16개 대학이 유일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 학교에요. 따라서 그런 부분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116학군단은 충남권역 10개 학군단의 대표 학군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에 걸맞게 타 학교의 학군단 단장님들도 ‘116학군단’ 하면 ‘충남 권역 최고 학군단이다’라고 여겨요. 

  개선하고 싶은 점은 학군단 시설입니다. ‘충남 권역 대표 학군단’이라는 명성에 비해 부족하고 노후화된 시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후보생들의 학습 여건 보장을 위해서 오래된 강의시설과 체육단련장은 리모델링했으면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취임 이후 시설 관련 지원 요청 공문을 대학혁신본부에 발송하며 노력하고 있어요. 학교에서도 이와 관련해 관심을 두고 있으나 예산 확보 등의 문제가 있다 보니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앞으로 학군단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116학군단이 ‘최우수 학군단’으로 선정되는 게 목표죠. 이전에 우수 학군단으로는 여러 번 선정됐었지만, 최우수 학군단으로 선정된 건 2016년도 한 번뿐이라 아쉬웠습니다. 저와 우리 후보생 모두 노력해서 최우수 학군단이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최우수 학군단이 되면 학군단장으로 1년 더 지낼 수 있고 후보생들에게도 더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최우수 학군단 선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서 ‘역시 모교 출신 선배가 지휘하는 학군단이 후보생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발휘하는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116학군단 후보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A. 모교 출신 선배가 왔다고 하니까 후배들도 많은 기대와 동시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부담은 조금 내려놓고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후보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116학군단 후보생으로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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