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1일 교육학과 김정겸 교수가 충남대학교 제20대 총장으로 취임하였다. 우리 대학 모든 구성원이 투표에 참여하였으며, 두 번의 투표를 거쳐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아 선출되었다. 신임 총장은 구성원들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으며, 소통하고 발로 뛰는 총장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신임 총장은 교육학자로서 충남대학교의 발전을 위하여 오랜 기간 연구하고 봉사해 왔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임 총장은 ‘구성원이 행복한 미래 사회를 선도할 강한 충남대학교(STRONG CNU)’를 비전으로
여론
충대신문
2024.04.25 11:12
-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남동생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치킨 메뉴 물어볼 때 아니면 전화 절대 안 하는데……. 뜬금없이 전화한 남동생의 첫 마디는 “누나 토익 900점 만들려면 얼마나 걸려?”였다. “네 실력이면 6개월 걸릴 것 같은데, 왜?” “학교를 바꿔야 할 것 같아”. 지역의 한 대학에 다니는 남동생은 나에게 전화를 걸기 전날 대학교 통폐합 반대 시위에 다녀왔다. 평소 정치적인 문제에 정말 관심이 없는 녀석인데 누구나 자기 문제가 되면 뭔갈 하는구나 싶었다. 현재 종합대학인 남동생 학교가 해양 관련 학교와 통폐합되면서
여론
충대신문
2024.04.25 11:11
-
-
-
“오, 놀라워라! 이 얼마나 훌륭한 인간들인가요! 인류는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오 멋진 신세계여, 이곳엔 그러한 사람들로 가득하구나!”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셰익스피어의 소설 『템페스트』 5막 1장의 대사이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은 열정적인 독자라면 이 대사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기억에 남는 감명 깊은 소설 속 대사를 하나씩은 마음 속에 품고 있다.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와 같은 마음을 울리는 대사는 짧은 글귀로 인생을 함축적으로 담아 내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킨다. 문학은 고
여론
충대신문
2024.04.25 11:00
-
2월에는 서울 한달 살이를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서울 한달 살이를 결정한 것은 작년 10월에 있었던 한국여성학회 세미나 때문이었다. 대부분 서울에서 하기 마련인 학회 세미나가 우리 학교 인문대 강당에서 열렸다. 서울 대학의 교수 뿐 아니라 부산이나 대구, 전북에서 온 교수, 석사생들도 있었다. 그 날 나는 ‘여성젠더학과가 대전의 충남대에 있는 것의 의의’에 대해 발표했는데,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앞선 교수님들의 발표가 늦어지면서 3시 반으로 예정되었던 석사과정생들의 발표가 5시로 미뤄졌고, 일부 서울 사람들이 기차 시간에 늦는다고
여론
충대신문
2024.03.07 10:58
-
3월의 대학가에는 은근한 긴장감이 설렘과 뒤섞여있다. 대학생이 되기 위해 입시 중심의 중고등 시절을 버텨 온 신입생은 대학 교문을 들어서는 순간 설렐 것이고, 재학생은 방학으로 나태해진 몸을 추스르며 위 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야릇한 불안감을 마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긴장감은 다행히도 해마다 대학이 맞이하는 익숙한 모습이다. 사실 진짜 긴장되는 변화는 해일처럼 일어나며 우리의 세계 전체에 가해지고 있다. 디지털기술 세계, 물리세계, 생물 세계가 융합되어 경제와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4차 산업혁명’ 용어가 소개된 지 10
여론
충대신문
2024.03.07 10:56
-
-
-
인간이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 때는 언제인가? 생물학적으로는 심장이 혈액을 순환시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줌으로써 생명 활동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 때 인간은 살아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인간이 진정으로 살아있다고 볼 수 있는가? 다시 말해서, 목숨을 부지하는 것만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필자는 세상에 질문을 던지며 살아갈 때 인간이 진정으로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 플라톤의 대화편 『소크라테스의 변론』에서 소크라테스는 “음미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단언한다. 삶을 음미한다는
여론
충대신문
2024.03.07 10:50
-
*동명의 소설 제목에서 차용했다. 내년 4월 초에 호주로 출국하는 비행기표를 샀다. 만 31살을 한 달 남겨두고 급하게 신청한 워킹 홀리데이 비자 때문이다. 1년간 머무르며 8월의 겨울은 어떤지 겪어보고 시급 2만 원으로 번 돈이 통장에 들어오는 놀라움도 맛보면서 그곳이 살만한 곳인지 확인해 보러 가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계획이 세워져 있어서 다가오는 2024년 계획은 새로 세울 일 없이 생각한 대로 실행하기만 하면 된다. 살만한 곳이라면 거기서 다시 학사를 따고 취업해 이민할 예정이고, 나와 맞지 않는 곳이라면 우리나라로 돌아와
여론
충대신문
2024.01.03 15:39
-
지난 한 해 우리 대학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중 중요한 사건은 현 총장이 촉발한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 공식화와 ‘글로컬 대학 30’ 사업 탈락, 제20대 총장 선거일 것이다. 현 총장은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재도전할 것이며 그와는 별개로 통합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차기 ‘글로컬 대학 30’ 사업을 준비하면서 무학과 제도, 학과 통폐합 등의 학사 구조 개편과 특성화 분야 육성 등의 내부 혁신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학령인구의 급감과 장기간 지속된 등록금 동결로 대학의 재정 악화가 가속화
여론
충대신문
2024.01.03 15:36
-
-
-
구미에서 초등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가 유성 반석동으로 이사를 간지 3년 만에 온 가족이 다 함께 친구네 집을 방문했다. 2008년이었다. 어른들이 밥상에 둘러 앉아 샤부샤부에 이야기꽃을 피우는 동안 친구는 집 근처 영화관에 을 보러 가자고 했다. 노은역은 친구 집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였는데 우리 말고 손님이 딱 두 명 있었다. 반석동이나 지하철이나 모두 반듯하고 깨끗하고 조용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초등학교 6학년 때 소풍으로 대전동물원을 왔었다. 매번 대구의 우방타워랜드에 가는 데 지친 우리 지역 선생님
여론
충대신문
2023.11.20 16:41
-
-
-
그는 그저 음식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있을 뿐인 고등어 자반의 눈깔이 자신의 것과 닮아 있다는 생각에 문득 불쾌감이 들었다. 광활한 바다를 헤엄쳐야 할 이 등푸른 생선이 눈도 감지 못한 채로 식탁에 올려진 까닭은 자신에게 닥친 찰나의 죽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바싹 타들어 간 지느러미는 음식의 역할마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올려지기 전의 그것은 푸른색의 대해를 훌륭히도 내저었을 것임이 틀림없다. 당연하게도 그는 고등어목 고등어과의 이 생선이 눈깔을 가려줄 눈꺼풀을 애초에 갖고 태어
여론
충대신문
2023.11.20 16:31
-
우리 대학이 위기감 탓에 속앓이를 한다. 그 위기감은 교육부가 지역대 육성책으로 내놓은 대형 대학재정지원 사업인 ‘라이즈’(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와 ‘글로컬 대학 30 사업’탈락에서 온다. 두 사업 모두 현 정부에서 졸속으로 추진하는 교육 정책으로 비난을 받는다. 공공성에 역행하는 사업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앞을 다투어 쟁탈전을 벌였다. 2023년 3월 8일 교육부는 라이즈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경남과 경북, 대구, 부산, 전남, 전북, 충북 등 7개 지방자치단체를 라이즈 시범 지역으로
여론
충대신문
2023.10.17 11:37
-
10년 만에 미국을 방문했다. 10년 전에 갔던 뉴욕과 이번에 간 LA는 전혀 다른 나라처럼 느껴졌다. 칼바람이 불던 삭막한 월스트리트와 멋대로 큰 소리로 웃는 사람이 가득한 LA를 비교하면 지는 해의 색깔조차 달랐다. LA는 오히려 시드니와 비슷한 분위기가 났다. 시드니에서 묵은 호텔 1층에는 카페가 있었는데 손님이 전혀 없는 시간에도 항상 직원이 네 명은 있었다. 이번에 들른 로컬 카페도 그랬다. 손님이 여덟 명 있었는데 직원이 아홉 명 있었다. 타투가 없는 직원이 없었고 3부 바지를 입은 남자, 화장을 하지 않은 여자, 머리
여론
충대신문
2023.10.17 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