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얼짱, 스무살 CEO 그리고 10학번 새내기 백재아

 

  새내기들의 풋풋함이 아직 캠퍼스 곳곳에 남아있는 3월의 어느 날. 멀리서 봐도 귀여운 외모의 백재아(독어독문·1)양을 만났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그녀는 파릇파릇한 우리학교 새내기다. 한편, 그녀는 인터넷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는 어엿한 사장님이면서 미니홈피 하루 방문자수가 6천여 명이 넘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대학의 로망도 하나씩 경험해보고 싶다.”는 그녀의 스무 살 이야기를 들어보자.

  즐거운 대학생활
  그녀는 여행을 좋아한다. 이미 가본 곳도 많다. 그녀는 그 중에서 ‘독일’이라는 나라에 꽂혔다. 독일에 관심이 생겼고 독일어도 공부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대학에 들어와 배우고 싶은 학문으로 ‘독어독문학’을 선택했다. “독일을 방문했을 때, 세계 3대 축제인 옥토버페스트가 한창이었는데 축제분위기가 멋있었죠. 또 독일인들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친절히 대해주더라고요.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런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앞으로 독일에서 생활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독일에 대한 로망을 갖고 독문과에 들어왔지만 일 때문에 다음 학기를 휴학할까도 생각했다. 그런데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욕심이 생겼다. “막상 들어와 보니 교수님들도 좋고 강의도 쉽게 해주시더라고요. 과에서도 언니, 오빠들이 많이 도와주고, 동기들 간의 관계도 너무 좋아요. 그래서 일단 열심히 해볼 생각이에요. 장학금도 노려보려고요.”
  얼짱? 글쎄요…
  길거리에서도 종종 백재아 양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녀는 인터넷에서 소위 ‘얼짱’으로 불린다. 처음엔 미니홈피에 재밌는 광고, 스포츠 관련 사진들을 올리면서 그녀의 미니홈피가 유명세를 탔다. 그러다 어느새 얼굴까지 널리 알려져 ‘얼짱’으로 불리게 됐다. 그녀가 원해서 유명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유명한 사람이 되어버려 이상한 소문이 많이 돌았다. “고등학교 때 하루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제가 자리를 맡고 친구가 제 급식을 갖다 준 적이 있었어요. 근데 그걸 누가 봤는지 ‘자기가 공주인줄 안다’고 ‘친구를 부려먹는다’고 말이 떠도는 거예요. 그 당시에는 그런 말을 들으면 힘들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녀는 처음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초연하게 대처한다. 유명해짐의 긍정적인 면을 볼 줄 알게 된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건 어려운 일인데 저에겐 많은 사람들이 보다 편하게 말을 거는 것 같아요. 덕분에 인간관계가 넓어져서 좋아요.”
  유명인답게 그녀에게 “홍보비와 제품을 줄 테니 미니홈피에 사용하는 사진을 올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고, 때때로 방송계에서 러브콜도 들어온다.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중인 <얼짱시대>로부터 출연 제의도 받았다. 그러나 방송에서 정해준 ‘엄친딸’이라는 타이틀은 싫었다. 이미지화된 백재아가 아니라 평범한 백재아로 보여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연예인은 하고 싶지 않지만, 방송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으니 해보고 싶긴 해요. 그런데 방송에 나가는 내 이미지로 인해 악플이 생기고 안 좋은 말이 떠도는 것 때문에 지금은 고려해보고 있는 중이에요.”라고 했다.
  CEO로 한 걸음
  대학에 오기 전, 그녀는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했다. 그녀와 그녀의 언니의 이니셜을 따 만든 제이치즈(http://www.j-cheese.com)가 바로 그녀가 운영하는 쇼핑몰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생각하고 있었고, 수능을 마치고 시작했다. “요즘은 학업과 병행해서 쇼핑몰 일을 새벽까지 해야 돼 힘들기도 해요. 또 대학 와서 해보고 싶은 일이 많은데 바빠서 포기하는 것도 있어요. 그래도 이 일이 아직은 재미있어요.”
  그녀는 상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고 사은품에 직접 쓴 손 편지도 넣어 보내준다. 앞으로 그녀의 목표는 쇼핑몰을 정착시켜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후에는 제이치즈를 브랜드화하는 것이다. “의류에 관심이 많고 사람 상대하는 일이나, 사진찍는 일을 좋아해서 저랑 잘 맞는 거 같아요. 언니도 미술을 전공해서 의류 디자인을 해보고 싶어 하고요. 그렇지만 지금은 우선 쇼핑몰을 자리잡게 하는 게 먼저겠죠.”

  유명세가 있던 그녀인지라 까칠하게 응할 것 같았던 기자의 생각은 그녀를 만나고 완전히 빗나갔음을 알았다. 그녀는 여느 평범한 스무 살 학생들과 다름없이 상큼하고 예의바른 모습이었다. 남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에 이상형은 ‘니트 조끼와 뿔테안경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그녀. 그녀는 진정 스무 살의 열정으로 많은 것을 누리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멋진 여대생이다.

김지혜 기자 passion@cnu.ac.kr
사진제공/ 백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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