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봇 신학대학원 교수 윤순화 동문(간호 . 73학번)

 지난 7월 중순 충남대 신문방송사 취재팀은 세계화 시대에 발맞추어 해외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동문들을 취재하기 위해 11박 12일 일정으로 미국 서부지역을 다녀왔다.  총 8회에 걸쳐 그들의 치열했던 삶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할  것이다.
 다섯번째 만남,

 오전 10시, 주파수를 AM 1650으로 맞추면 미주 한인 방송매체 중 하나인 RADIO SEOUL에서 노형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토크쇼 ‘홈 스위트 홈’이 흘러나온다. 그 중에서도 흥미진진한 코너 중 하나가 바로 ‘Sunny Song 박사의 가족이야기’. 이 코너의 전문 상담가인 윤순화 동문, 지금은 탈봇 신학대학원의 교수가 된 그녀에게 속 시원한 인생 상담을 받아본다.

 새로운 도전에 후회란 없었다
 우리학교 간호학과를 2회로 졸업한 윤순화 동문의 대학시절 가장 큰 이슈는 의외로 연애다.
 당시 여자로서는 처음으로 기독교 학생회 멤버로 들어가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고 한다. “솔직히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같지만 지금의 남편을 만난 것은 대학시절에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윤 동문.
 그녀가 미국에서 일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1976년, 서대문 시립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받던 한 달 급여가 미국 간호사의 하루 임금과 같다는 것을 알고 나서였다. 그 길로 미국으로 떠나와 뿌리를 내리기까지 7년 동안은 귀국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악착같이 살았다는 그녀. “어렵고 힘든 일이 많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 내린 결정에 후회해 본적은 없노라”고 자신 있게 답한다.
 이제 탈봇 신학대학원의 교수가 된 윤 동문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아태치료 상담소의 상담가이기도 했다. 간호사로 일하던 그녀가 상담일을 시작하기까지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고 하는데.

 부모의 가장 큰 과제는 건강한 사람을 키우는 것
 “아메리칸 드림은 아무나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더군요. 처음엔 돈을 버는 것이 성공이라 생각했는데 성취한 뒤에 돌아오는 허전함과 사람관계의 황량함은 삶에 내가 끌려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위하는 것은 돈을 많이 벌어 부유한 가정형편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키우는 것임을 딸을 통해 알게 됐다고 한다.
 육체를 아무리 간호해도 정신에서 비롯된 질병은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내 맏딸을 통해 깨닫게 됐어요” 미국으로 이민을 하며 잠시 한국에 떨어져 있던 딸에게 정서적으로 문제가 생겨 처음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길로 상담 공부를 시작해 어린이, 가족, 부부 상담을 주로 맡게 된 윤 동문은 “이제야 삶에서 가장 귀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게 된 것 같다”고 고백한다.
 윤 동문은 자녀를 양육할 때 부모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건강한 자아’를 꼽는다. 아이를 위해 무조건 헌신하는 부모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민자 1세대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1.5세대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의 자긍심이 높아야 아이도 건강하게 자라는 거죠”라고 덧붙인다.
 이제 손자를 볼 시기로 접어든 그녀는 요즘 맡고 있는 토크쇼 상담과 교수직을 돈 벌이가 아닌 사회적 환원으로 여겨 임금을 받지 않고 일하고 있다. 윤 동문은 이것을 “어느 정도 삶이 안정된 시기에 해야 할 과제이며 더 가진 자들의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 한 줄 인생평 : 삶을 방종하지 말고 마스터플랜을 지켜라.
 한국은 대학을 들어간 이후엔 공부를 잘 안하죠. 저는 미국 와서 정말 에누리 없이 공부했습니다. 한국에서 이만큼 했으면 소위 말하는 SKY는 들어가고도 남았을 거예요. 그렇다고 지방대의 콤플렉스를 가진 건 아닙니다. 사회는 열정과 실력으로 경쟁하는 곳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 꺼낸 얘기에요. 특히 세계적인 경험을 많이 쌓으세요. 안목을 크게 가질수록 크게 성장합니다. 그리고 삶의 단계마다 과제가 있다는 건 아시죠? 대학시절은 이성교제를 통해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찾는 일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정아기자 ayersrock@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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