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 · 3항쟁 배경 만화영화 ‘오돌또기’

 ‘블루 시걸’, ‘헝그리 베스트5’, ‘홍길동’ 모두가 실패한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총 제작비 25억에서 13억 8천만원을 건지고 11억 1천만원을 날려버린 ‘아마게돈’ 또한 완전히 망한 장사였다. 돈을 벌려고 했으니 망했음은 물론이다. 이번에 한겨레 그림판을 주름잡던 박재동 화백이 의욕적으로 만들려는 만화영화는 제주 4 · 3항쟁을 배경으로 하는 ‘오돌또기’라는 작품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작품의 성공확률은 30퍼센트도 안된다고 확신한다.
 ‘헝그리 베스트5’의 이규형감독은 ‘슬램덩크’의 원작자도 자신의 작품을 보면서 재미있고 놀라운 작품이라고 칭찬했다며 그와 손잡는 장면을 홍보했다. 이 작품 또한 실패는 뻔한 작품이었다. ‘블루 시걸’을 보고 극장을 나선 사라들의 욕을 들으면서 나는 한국만화영화의 감독들이 왜 저렇게 허풍이 센지 의아하게 생각되었다.
 저패니메이션과 디즈니 왕국의 협공으로 만신창이가 된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시장, 아니 만화영화는 시장의 논리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는 ‘마징가Z’란 응원가를 불러오면서 정의를 느꼈고 ‘은하철도999’에서 자기 자아의 끝없는 번민과 희구를 가슴저미게 느껴왔기 때문이다. 힘의 논리도 간교함도 ‘라이온 킹’, ‘백설공주’를 통해서 배웠다. 더이상 무엇이 있으랴.
 한국적인 애니메이션의 구현을 주장하고 ‘오돌또기’의 캐릭터 사업과 모금을 통한 홍보 및 제작지원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위축되었고 패배감이 감돌던 한국의 애니메이션 사업이 다시 부흥을 꿈꾸고 있다고 언론은 앞다투어 보도한다. 그러나 뿌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안된다고 본다. 이 자각이 왜 필요한지 아는가? 우리는 너무 부풀리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적인 것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디즈니를 넘보는···’, ‘세계시장을 넘보는···’ 이라고 떠들어댄다. 바로 이런 점이 우리의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에게 아니면 성장을 멈춘 어들들에게 꿈을 주기 보다는 단순한 시장성과 돈에 얽매여 만화영화를 만들려는 덜 자란 어른들의 실수인 것이다.
 만화영화를 통해서 왕자와 공주와 영웅을 그리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인정 할만하다는 점에서는 인정 할만한 작품인 ‘오돌또기’가 좋은 방향을 잡았다고 본다. 문제는 어떻게 우리들의 아이들이 볼수 있는 영화를 그리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만화영화의 기초라고도 할 수 있는 우리의 만화문화는 이미 일장기의 손이 올라간지 오래다. 유명한 작품의 선전으로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의 조카 그리고 아이들의 세계는 이미 ‘간첩잡는 똘이장군’의 세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의 미야자키 하야오를 꿈꾼다”, “한국뿐만 아니라 디즈니를 넘본다”등의 섣부른 꿈은 꾸지말고 그 시간에 좀 더 그리고 생각하고 노력하여야 한다. 지난 작품들의 실패가 가져온 여러가지 것들, 예를들면 기획력과 정보력의 부채, 다양한 문화소비자의 의견과 만화영화문화에 대한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진정 작품으로 승부하는 시간이 다가왔으면 좋겠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디즈니나 미야자키나 다카하다가 아니다. 우리의 애니메이션이 코흘리개 아이들과 이제 막 만화영화에 눈뜬 사람들이나 만화영화(비디오든)에 푹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신선한 시도라고 불려지길 바란다. 그리고 차근히 하나씩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
 이제 ‘오돌또기’를 관객들은 지켜 볼 것이다. 그리고 고개를 가로젓든 끄덕이든 이 애니메이션영화 ‘오돌또기’가 한국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란다. 그래서 나의 예상이 빗나갔으면 좋겠다.

황 규 석
<관객집단 영화세상 ·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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