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범죄 빈도 높아, CCTV 증설보단 근본적 대책 우선돼야

  우리 학교 대학로인 유성구 궁동과 봉명동의 치안이 위험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폭력, 절도, 성폭력, 강도 등 CCTV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 빈도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가 제작해 제공하는 생활안전지도에 따르면 대학생이 밀집해 거주하는 궁동지역의 경우 강도사건 빈도가 최고 위험수준으로 조사된 유성온천사거리 근처 유흥가 주변과 같은 수준이었다.
  특히 궁동 지역은 폭력 사건과 절도 사건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유성 시외버스 터미널 역시 폭력 사건이 ‘위험 수준’으로 드러나 학우들의 유동이 잦은 대학 인근 치안이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것이 확인됐다.
 생활안전지도는 최근 3년간의 사고 통계 및 발생 현황 데이터를 토대로 각 범죄 권역별 우범지역을 표시한 자료로 위험한 지역일수록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이는 국민안전처 홈페이지에서 구체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궁동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A 학우는 “학교 근처에 살면서 취객도 많고 시끄러워서 불편할 때가 많다"며 “근처에 초•중학교도 있는데 혹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취생 B 학우는 “집 바로 앞에 술집과 고깃집이 있어 싸우거나 다투는 소리도 자주 들린다. 예전엔 침대에 누웠는데 병을 깨뜨리고 물건을 던지는 소리도 났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우리 학교 일대는 비교적 많은 방범용 CCTV가 설치돼있다. 학우들의 주요 생활범위인 궁동에만 14개수 15대가 설치돼 있다. 죽동에는 2개수 4개, 어은동에는 6개수 6대가 설치돼 있다. 이때 ‘개수’란 CCTV가 설치돼있는 하나의 기둥을 의미한다. 즉, 학교 인근 지역 CCTV는 유성구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많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이기 때문에 CCTV가 범죄율을 낮추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학우들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선 CCTV 추가 증설보단 근본적인 대책이 논의돼야 한다. 유성구 도룡지구대 박관용 경위는 “여전히 대학생들이 밀집된 궁동·어은동 일대의 범죄발생과 신고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추가 대책 논의에 공감했다.
  같은 지구대 신삼현 경위는 “CCTV의 증가 및 여성 범죄 안심 구역 설정 등의 노력으로 일대 성폭력 비율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젊은 층 유동 인구와 주취자로 인한 폭력 사건의 비율은 크게 달라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줄어들지 않은 범죄 권역에 대한 유성구청의 대처방안은 다소 미온적이다. 유성구청 회계정보과 이선용 주무관은 “대학교 주변이고 인구밀집지역이라 CCTV를 다른 지역보다 더 설치했다. 앞으로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CCTV를 확대할 예정이다. 그러나 CCTV 이외의 방안은 현재 고려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