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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소곤, 사각사각 소리로 마음을 달래주는 ASMR아직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자제 필요
충대신문 | 승인 2016.11.21 09:00|(1122호)

 

  A학우는 정신없는 바쁜 생활 속에 고단한 하루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도 걱정들로 쉽게 잠이 들지 못한다. 그 때 한 영상을 켠다. 영상에서는 곧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오늘 하루도 많이 지치셨죠? 오늘밤 많은 걱정들 잊고 편히 잠드세요’라는 나긋나긋한 말소리가 들린다. 이내 A학우는 마음이 편해지고 잠에 빠져든다.

ASMR이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라는 용어는 우리말로 ‘자율감각쾌락반응’이라는 뜻이다. 정식 학술용어는 아니지만, 미국 대체의학 사이트를 중심으로 논의돼 온 음향 심리 치료 효과를 적용한 사례다. 개인의 기억 속에 좋은 느낌으로 남아 있던 특정 소리를 들으면 오감을 자극해 심리적 안정과 쾌감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ASMR 영상은 2008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퍼지기 시작하면서 현재 약 583만 건의 관련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ASMR 영상은 다양한 소리를 형상화한다. 면봉, 화장품, 음식, 연필, 키보드 등 수많은 도구를 문지르거나, 긁거나, 두드려 소리를 만든다. 자연에서 나는 편안한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영상도 있지만, 소곤거리는 대화를 들려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영상도 있다. 또한 종이가 바스락대는 소리, 연필로 글씨 쓰는 소리, 귀를 청소할 때의 소리 등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최근 유튜브 등에는 이러한 ASMR 영상을 전문적으로 업로드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눈에 띈다. ASMR은 학술적으로 정착된 개념은 아니지만 2010년부터 미국, 호주 등 해외에서 하나의 용어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을 ‘ASMR 유튜버’ 또는 ‘ASMR 아티스트’라 부르며 새로운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명 ASMR 아티스트 유민정씨는 “소리를 통해 누군가 내 옆에 있어준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힐링이 ASMR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 없이 잠드는 수면제를 넘어
마음의 안식처

  최근 수면의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30%가 불면증을 경험하고 그 중 10%는 주 3회 이상 불면증이 나타나는 만성불면증 환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큰 문제를 보여준다. ASMR 아티스트 유씨는 “ASMR은 주로 불면증을 앓고 계신 분들이나 우울하고 외로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시청하시는 것 같다”며 “이런 분들이 소리로 인해 잠에 쉽게 든다는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3년째 ASMR을 듣고 있다는 우리 학교 A학우는 “불면증이 있는 친구의 추천으로 듣게 됐다”며 “자기 전에 생각이 많아 쉽게 잠이 들지 못하는데 ASMR을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해지며 잠이 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ASMR 영상의 인기를 단순히 수면제 용도로만 해석하기엔 조금 부족하다. 인기 있는 몇몇 영상을 보면 ‘당신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괜찮아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라는 위로의 말을 반복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영상 아래에는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 요즘 심하게 다퉈 너무 울적 했었는데 마음이 치유된 것 같아요’, ‘힘들 때 듣고 자면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등 도움이 많이 됐다는 댓글이 채워지고 있다.
  ASMR 영상의 청취자는 평균적으로 젊은 세대들이다. 불안한 세상 속에서 학업, 취업난, 대인관계 등의 문제로 지친 현대인들이 ASMR 영상을 통해 마음의 안식을 얻고 싶은 것은 아닐까?

그러나 아직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민간요법

  실제 ASMR을 통해 제공되는 소리가 사람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수면 유도 효과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같은 ASMR 영상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잠에 빠져들거나, 오히려 잠이 달아나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영상을 계속 청취하다보니 ASMR 없인 잠들지 못한다는 부작용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자기 전 특정한 행동이나 용품에 의지해야만 잠들 수 있는 수면개시장애가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신홍범 전문의는 “ASMR과 같은 소리가 의학적으로 불면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없다”며 “불면증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는 환자 스스로 잠을 자는 힘을 되찾고 수면리듬을 복원 시키는 것인데, 소리를 통해 잠이 든다면 평생 소리로 잠을 자야한다”고 밝혔다.
  ASMR 부작용에 대해 A학우는 “계속 듣다보니까 이제는 듣지 않으면 잠이 들지 않는 중독이 되는 것 같다”며 “ASMR은 이어폰으로 들어야 하는 거라서 청력 또한 많이 손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ASMR아티스트 유씨는 “ASMR을 자주 들으면 ASMR없이는 잠이 들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개인이 자제해야하는 문제”라며 “어떤 음악에 빠져 중독된 것이 음악자체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대신문  news@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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