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이건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게 보듬어주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에 단점이 보인다면 함께 다듬어가는 것이고 장점이 보인다면 칭찬해주는 것이다.  책 ‘미움 받을 용기2’에 나온 것처럼 삶의 과제인 ‘사랑, 일, 교우’ 중 하나인 사랑은 정말 행복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그것을 통해 타인과 나 또한 성장할 수 있다. 그러한 사랑은   대상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  중학생 때,  처음으로 심장 간질간질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감정을 느껴봤다. 학원에서 만난 친구였는데 첫눈에 반해 눈이 마주치는 순간 몇 초 정도 얼어있던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 이후로 운 좋게 친해질 수 있었고 고백할 용기가 없었지만 상관없었다. 그 친구가 선생님께 혼나기라도 하면 나를 찾았다는 것, 책의 대부분에 내 이름이 도배되어 있던 것 등에서 나를 좋아해 준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굳이 사귀자는 말의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서로 많이 좋아했고 친구 이상이었다고 확신한다. 그 친구가 나와 같은 성별이라는 것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고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사랑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듯 나 역시 “저 사람을 사랑하자” 라고 선택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러면 안 된다고 비난했고 나는 감시당했다. 그때야 비로소 나의 사랑이 남들에겐 이상하게 여겨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소중하고 아름답고 살아가면서 후회 없이 해야 할 중요한 사랑, 그러한 ‘사랑’을 한다는 자체만으로 마치 도둑질을 하면 안 되듯 혼나야 되고 그만둬야 하고 죄가 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뒤로는 숨겨야 했고 거짓말쟁이가 되었으며 나라는 사람을 당당히 드러낼 수 없었다. 애인의 작은 선물하나조차 자랑하지 못하고 숨겨놓고 두려워했다.  숨어 살아온 나는 당신의 주변에 살아가는 정말 평범한 친구, 선후배, 가족임에 틀림없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의 성별이 나와 같다는 것이다. 내가 하는 사랑이 이성애자의 사랑과 다른 것이 하나 있다면 단지 당당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숨어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 말했던 사랑과 성소수자의 사랑 또한 다르지 않지만 직접 그 사람의 입장이 되거나 시간을 들여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해하기 힘들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에게 사랑받길 원하는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나와 ‘다른’ 사람을 차별하거나 크게 다르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이성애자들이 사랑하는 대상의 성별은 필요조건일 뿐 이성이라는 자체만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그 상대방의 특별한 매력이나 혹은 너라는 자체만으로 사랑에 빠지며 소수자들도 마찬가지다. 사랑에는 성별, 외모, 종교, 인종 등 그 어느 것도 의미가 없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호감 가는 사람에게 번호를 물어봤는데 동성이라면 그 사이에 설레었던 당신의 감정은 무엇인가? 성별은 사랑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상대방의 성별을 몰랐다면 이미 사귀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도 동성애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사랑에는 성별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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