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전반으로 퍼진 크라우드 펀딩

 
   대중성을 겨냥하고 거대 자본 혹은 든든한 투자를 토대로 만들어진 예술은 투자한 만큼 또는 그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 발생한 수익을 바탕으로 또 다른 예술을 만든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소규모 자본으로 만들어지거나 대중에게 생소한 예술은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예술에 가려져 대중의 관심에서 빗겨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SNS의 발달로 홍보의 창구가 넓어지며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투자방식에 의해 빛을 보는 소규모 자본 예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대중이 투자부터 소비까지
   크라우드 펀딩은 어떤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개인이나 단체가 인터넷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소규모 투자를 받는 것을 말한다. 프로젝트 소개, 과정 등을 SNS로 공유하거나 홍보할 수 있어서 소셜펀딩이라고도 한다. 투자 방식에 따라 대출형, 투자형, 후원형, 기부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문화예술분야의 크라우드 펀딩은 주로 금전적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후원형 방식이다.
   예술가나 예술단체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투자를 받기 위해 먼저 유캔펀딩, 텀블벅 등 인터넷의 중개사이트에 예술 프로젝트의 취지와 대략적인 내용을 글이나 짧은 동영상을 통해 소개한다. 그리고 목표 금액과 모금기간을 정한다. 이때 투자 금액에 따른 투자보상도 함께 홍보해 투자자의 참여를 더욱 장려할 수 있다. 투자한 금액의 크기에 따라 티켓, 기념품 등을 제공하거나 예술 프로젝트에 투자자의 이름을 올려주기도 한다. 투자자들은 중개사이트를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예술 프로젝트가 눈에 띄면 자신이 투자하고 싶은 금액만큼 중개사이트의 계좌에 돈을 보낸다. 정해진 기간 안에 목표 금액이 달성되면 중개사이트는 예술가나 예술단체에 일정한 수수료를 뗀 다음 모금된 돈을 전부 전해준다. 그러나 만약 정해진 기간 안에 목표 금액이 모이지 않는다면 모금된 돈을 투자자에게 다시 전부 돌려준다. 대부분의 중개사이트가 이런 All or Nothing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일반 대중이 투자자가 될뿐 아니라 이 투자자가 자연스럽게 예술 프로젝트의 소비자가 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특정 기간 내 목표 금액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도 본인이 투자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예술가 입장에선 그야말로 일거양득인 셈이다.

   문화 융성시키는 크라우드 펀딩
   문화예술 분야의 크라우드 펀딩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분야는 단연 영화다. 과거 독립영화부터 상업영화 최초 전액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된 <또 하나의 약속>을 비롯해 <26년>, <부러진 화살>, <신이 보낸 사람>, <카트> 등 수많은 영화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만들어졌다. 또한 대전의 음악인들이 결성한 인디밴드 링클프리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싱글 1집 앨범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처럼 크라우드 펀딩은 영화, 음악분야 이외에도 미술, 패션, 연극, 출판, 방송 프로그램 등 광범위한 문화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역문화예술도 크라우드 펀딩으로 지역의 예술가나 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지역 대전문화재단은 문화예술기부 활성화를 위해 2012년부터 예술 크라우드 펀드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중개사이트에 예술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모금을 받는 형식은 일반적인 크라우드 펀딩 과정과 같다. 대전문화재단 최창희 기획팀장은 “예술 크라우드 펀드 프로그램은 대전문화재단에서 전문가의 심사를 통과한 프로젝트만을 중개사이트에 소개하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개인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보다 신뢰감을 줄 수 있고 어느 정도 프로젝트의 성공도 보장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전문화재단은 작년 2차례에 걸쳐 5개의 예술 크라우드 펀드 프로그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모금액 전액 지급은 물론 재단에서 10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덧붙여 최 팀장은 올해 예술 크라우드 펀드 프로그램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더 필요하지만 올해도 2차례에 걸쳐 예술 크라우드 펀드를 통해 대전지역의 예술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대중들과 함께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라우드 펀딩은 문화를 향유하는 대중이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문화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크라우드 펀딩은 거대 자본에 외면 받지만 반드시 다뤄볼 가치가 있는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했고 광범위한 문화예술 분야에 대중들의 주체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했다. 또 지역예술에 적용돼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앞으로도 크라우드 펀딩은 예술가가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더욱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기획, 조성되어 그 범위를 넓혀가야 할 것이다.
 

유정현 기자 yjh13@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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