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의 마음 챙기기 앱 성찰 시간, 심박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캡쳐/ 김윤아 기자

  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사람 들의 손목에 스마트워치가 채워져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호환되는 웨어러블 기기로 심박수 체크, 운동 기록, 수면 패턴 점검 등 건강에 도움되는 기능 위주로 구성돼 있다. 간편한 방법으로 자신의 생활 습관을 점검할 수 있어 이용자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실제 전자랜드가 밝힌 스마트워치 판매량을 살펴보면 지난 4월 한달간 판매량이 작년 동기에 비해 384%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즘에는 걷기, 달리기, 헬스 기록 등 육체적 건강 관리에 한정됐던 기능이 정신건강 관리로까지 확대됐다. 코로나19 이후 적체된 사회에 살던 현대인들에게 정신 건강의 중요성이 꾸준히 대두돼 왔기 때문이다. A사의 스마트워치에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마음 챙기기’ 앱까지 등장했다.

  해당 앱을 통해 사용자는 자신의 심호흡을 측정하거나 스스로 ‘성찰’할 수 있다. 성찰 기능을 선택한다면 1~2분간 생각하기 좋은 성찰 가이드를 준다. ‘마음 챙김’을 마치고 나면 성찰 시간과 측정된 심박 수가 표시된다. 실제로 해당 앱을 사용한 우리 학교 A 학우는 “잠깐씩 틈이 날 때마다 성찰 기능을 활용하는데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것을 고민하면서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심박 수와 같이 객관적인 지표도 함께 나와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정신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도서 분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연말, 연초에는 자기계발서 판매량이 증가한다. 인터넷 온라인 서점 예스24의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1월 8일까지 2주간 관련 분야 도서 판매량이 직전 2주 대비 10.4% 상승했다.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자기계발서의 트렌드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과 비교했을 때, 당시에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스튜어트 다이아몬드)’와 같이 성장을 위한 원칙, 성공을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 인기였던 반면 올해는 ‘5년 후 나에게 Q&A a day(포터스타일)’, ‘오은영의 화해 (오은영)’와 같이 내면의 나를 위로 하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 공감을 얻는 분위기다. 스스로의 성장을 채찍 질하기보다는 자신을 돌아보고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잘못된 것만 같은 사회 속에서 ‘쉼의 여유’ 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휴가는 알차야 한다···’ 우리는 휴식을 위한 또 다른 에너지를 쓰는 과정에서 진정한 쉼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잠시 벗어나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종교나 철학적 의미로 사용됐던 ‘현생’은 어느샌가 ‘현재 나의 불행 한 삶’, ‘망각하고 싶은 나의 본분’을 뜻하는 용어가 됐다. 현생에 지쳐 사는 우리에겐 어쩌면 마음을 비우는 연습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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