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은 지금도 꾸준히 사회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페미니즘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도 많이 생기고 있고, 그 반대로 페미니즘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도 늘고 있다. ‘행페 (행동하는 페미니즘, 행복한 페미니스트의 약자)’라는 모임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는 충남대 학우와 페미니즘에 관해 이야기기를 나눴다.

Q. 페미니즘을 공부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여고생을 성희롱하는 댓글을 보고 페미니즘을 공부하게 되었어요.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제가 그동안 느끼지 못한 여성으로서의 차별을 알게 되었어요.

Q. 학교에서도 여성으로서의 차별을 느낀 적이 있나요.
A. 네. 제가 좀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나갈 때 성희롱 같은 것을 학교에서 느낀 적이 있어요. 제 가슴 부분을 계속 쳐다보았을 때 상당히 불쾌감이 있었고 그런 것 때문에 옷을 자유롭게 입을 수 없는 것 같아요.

Q. 페미니즘을 공부하며 보람 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제가 제 자신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거예요. 그동안 ‘여자다움’에 얽매여 있다가, 더 이상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옳지 않은 것에 대해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는 것. 또,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다른 소수자에 대한 혐오도 생각해보게 되고, 혐오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제 자신을 볼 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변화를 줄 때 가장 보람 있는 것 같아요.

Q. 페미니즘에 대한 안좋은 인식과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페미니즘은 남성이 가해자다!' 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평등하게 살자, 그냥 여자도 사람으로 봐 달라고 외치는 거예요.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라 남성성, 여성성을 같이 타파해서 더 이상 남자답다, 여자답다 라는 말이 필요 없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도록 모두가 자신을 둘러싼 어떠한 박스(맨 박스, 혹은 여성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자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특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이 모두에게 평등하고 또 편한, 함께 살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Q. 진정한 페미니즘이 실현되기 위해서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일단 육아정책이나 기업에서의 차별에 대해 강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평등에 대한 윤리 강령, 법도 강화할 필요가 있고요. 외국에서는 성차별적 발언을 하면 바로 해고하는 법안도 있을 정도예요. 출산 시 남성, 여성 모두가 육아 휴직을 쓸 수 있고, 유연근무도 가능하고요. 이런 식의 현실적인 정책들이 필요하지 않나 해요.

Q. 현재 우리나라 양성평등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A. 현재 우리나라 성평등 수준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죠. TV만 봐도 여성성을 강요하고, 그 여성성은 수동적인 여성상이죠. 남자는~ 여자는~ 하는 말을 SNS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여자는 시집 잘 가는 게 최고다, 혹은 육아하기 편한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라는 말도 많이 듣고요. 유리천장이나, 여성 혐오 범죄 등도 많구요. 한국의 치안이 좋다고 하지만, 여성에게는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페미니즘에 관련해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페미니즘은 남성, 여성 모두에게 해방을 가져다주는 거예요. ‘나를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가 페미니즘이죠. 처음 페미니즘을 접하면 ‘너무 예민한 거 아닌가?’ ‘이런 것까지 여혐이야?’ 라는 생각이 드는 분도 계실 거예요.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한국에 그만큼 공기처럼 여성혐오가 퍼져 있다는 말이겠죠?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를 걷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위해 다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김종혁, 자치행정학과)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