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특성 살리는 게 중요…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 이끌어내야

   몇몇 학과에서 취지에 어긋난 채 학술제를 운영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학술제는 본래 학과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학과의 특성을 살린 행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일부 학과에서 아이돌 가수의 춤과 노래를 학술제의 주요 행사로 내세운 건 이미 오래된 관행이다. 모 학과의 A 학우는 “학과에서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돼야 하는 학술제가 춤추고 노래하는 행사에 더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 같다. 본래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는 시간 때우기 용의 행사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술제를 진행하는 학과 학생회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연 위주의 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인문대학 모 학과의 학생회장은 “학과 특성상 학우들이 거의 전공에 무관심해 학술적인 내용으로만 행사를 진행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학술적인 전공 내용으로만 행사를 진행할 경우 학생들의 관심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B 학생회장은 “학술제는 진행해야 하는데 전공과목과 관련된 행사를 생각해 봤지만 회의 결과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포기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닌 줄 알면서도 결국 장기자랑 같은 행사만 관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의 참여도를 고려해 학술제를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는 “성적에 맞춰 진학한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학과 공부에 관심이 떨어지게 되고, 학술제를 진행하면서도 회의감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술제를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하고 있는 학과가 있다. 인문대학 사학과는 학과의 특성에 맞춘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정명 사학과 학생회장은 “학과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골든벨을 진행하거나, 외부에서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 동문을 초청해 학과의 실질적인 취업에 관련된 강연도 준비한다. 답사에서만 끝내지 않고 학술제에도 접목 시켜 학생들의 사진전을 새롭게 기획했다”고 말했다. 사학과의 학술제에서는 장기자랑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정명 학생회장은 “학술제 진행을 위해 학생들을 강제로 동원하지는 않는다. 다만 상금 같은 혜택이 많이 주어지다 보니 학생들의 참여도가 자연스레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과학대학의 모 학과는 학과의 특성에 맞는 행사와 함께 공연도 진행한다. 이 학과의 학생회장은 “동문들을 모두 초대하는 큰 행사이기 때문에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공연을 진행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학술제 중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학과의 특성을 살리는 다양한 행사들도 함께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참여를 권유하기는 하나 강제로 동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학우는 학술제가 개선되어야 할 방향으로 “전공과 관련된 활동으로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luckysujin@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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