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IT쇼 관람기

 
  지난달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월드 IT쇼가 열렸다.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린 박람회는 4일간의 대미를 장식하듯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20개국 442개 기업이 참가한 이번 박람회는 최신기술의 볼거리로 넘쳐났다. 특히나 서울국제3D페어를 함께 열어 3D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박람회 팸플릿을 보던 중 불과 3일 전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프로듀서가 3D국제페어에 3D영화 제작시스템을 설명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토록 좋아하던 ‘라이프 오브 파이’의 제작자를 놓친 사실이 안타까웠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번 방문의 목적인 3D프린터로 눈을 돌렸다. 수많은 부스 속에서 3D프린터 업체를 찾아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2개의 3D프린터 업체가 참가했다. 그중 1층에 위치한 ‘헵시바’라는 업체부터 찾아갔다. 헵시바 부스에는 작은 3D프린터가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 규모에 놀랐다. 3D프린터에서 만들어진 에펠탑 모형을 만져보니 엄지와 검지 사이에 닿은 느낌이 단단하고 매끄러웠다. 0.5mm의 적층두께를 지닌 샘플이다. 설명을 듣고 보니 더 신기할 따름이었다. 함께 부스를 관람하던 윤영호(75) 씨는 “앞으로 3D프린터가 생활 곳곳에서 많은 용도로 쓰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3층으로 올라가 본격적으로 3D국제페어를 관람했다. 3D 제작용 모니터, 영상 촬영장비 등 화려한 기술들이 즐비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3D프린터 업체 한국기술 부스가 눈에 띄었다. 한국기술에 전시된 샘플 제작품은 색깔과 크기, 용도 그리고 다양함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샘플 제작품이 실제 생활용품과 다를 바 없는 점도 눈에 띄었다. 한국기술 최원철 대리는 “현재 한국시장에서 3D프린터는 주로 시제품 제작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3D프린터와 일반 프린터의 차이가 궁금해졌다. 최원철 대리는 “다양한 방식의 장비가 있으나 현재 가장 대중적인 3D프린터는 잉크젯 프린터와 비슷한 원리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잉크젯 프린터는 워드작업을 한 다음에 입력한 글자만큼 잉크가 분사돼 글자가 인쇄된다. 3D프린터 또한 마찬가지다. 3D로 설계 및 디자인된 데이터를 장비로 전송하면 장비에서 데이터를 분석한다. 이후 프린터 헤드에서 가루를 분사해 아주 얇은 레이어가 한층씩 적층된다. 분사된 가루는 UV램프로 바로바로 경화된다. 이후 입력된 형상이 우리 눈앞에 3D로 출력되는 것이다. 최 대리는 “병원에 가면 CT촬영을 해 몸을 훑듯이 장비 내에서 단면을 먼저 치게 된다. 얇은 단면에 입력한 데이터 만큼 재료가 분사돼 제품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술의 부스를 관람하던 박미정(34) 씨는 “앞으로 3D프린터가 필요할 것 같고 일반 사용자들 한테 언제쯤 상용화가 될지 가장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국기술사의 3D프린터로 만든 제품
  현재까지 3D프린터는 산업분야에서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다양한 재료 개발들로 인해 복합적인 시도가 있었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블루오션은 메디컬 분야인데 3D프린터는 치과와 인공관절 치료 등에 접목돼 성공한 사례가 많다. 이밖에도 캐릭터, 주얼리 등 제품 제조회사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다. 최원철 대리는 “일반 기업, 기관 뿐 아니라 개인에게까지 3D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는 장비들도 시중에 나왔다. 그러나 장비를 구매했더라도 3D 툴을 다룰 줄 모른다면 무용지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 아무리 3D프린터가 있더라도 3D 툴을 다루지 못하면 깡통장비를 갖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모든 3D 프린터 장비의 데이터 입력은 3D 모델링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는 3D 툴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 및 외국 사이트에서 3D프린팅을 위한 데이터 마켓이 많아졌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사이트에서 데이터를 다운받아 개인적으로 원하는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만들어준다거나 개인적으로 미리 제품을 시연하는 등 다양하게 쓰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월드IT쇼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계속해서 3D프린터가 떠올랐다. 잠깐 동안 눈여겨 본 3D프린터에 그 새 푹 빠진 모양이다. 3D프린터가 있다면 맛난 요리를 실컷 만들어보고 싶다는 상상을 해봤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3D프린터가 해줄 맛난 요리를 기대해본다.
 

글 사진 / 오수민 기자
 brightid@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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