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영화의 거리 좁히기

출처: 올레 국제스마트폰 영화제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 3300만 명이 넘는 이 시점에서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나 영화를 쉽게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 영화제까지 열린 지도 올해로 3회째. 간편하고 편리한 스마트폰 영화 속으로 빠져보자.

  이목의 중심에 선 스마트폰 영화제
  미국의 ‘아이폰 필름 페스티벌’, 홍콩의 ‘모바일 필름 페스티벌’, 스페인의 ‘모빌 필름 페스트’, 이탈리아의 ‘원 미닛 필름 페스티벌’ 등 다양한 스마트폰 영화제가 지구촌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011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우리나라 박찬욱·박찬경 형제 감독의 스마트폰 영화 <파란만장>은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스마트폰 영화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대안 미디어로 가능성이 열린 순간이었다.
  지난달 열린 제3회 올레 국제스마트폰 영화제에는 총 730편이 출품됐고 이중 25개 작품이 본선에 진출했다. 올레 국제스마트폰영화제 운영팀은 “실제로 영화제에 출품한 분들 중에 영화 전공자들보다 비전공자들이 많았다”며 “스마트폰 영화이기에 많은 분들이 부담없이 쉽게 도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올레 국제스마트폰 영화제 측은 스마트폰 아카데미를 개설했는데 스마트폰 영화를 배우기 위해 찾아온 영화 학도들의 열정이 굉장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엄청난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번거롭고 복잡한 영화 제작은 잊어라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자연스레 영상을 찍고 약간의 편집과 가공과정을 거치면 누구라도 훌륭한 영화감독이 될 수 있다. 이는 기존 영화제작과정에서 찾지 못한 스마트폰만의 기동성과 휴대성이 있기에 가능하다. DSLR이나 디지털카메라가 많이 보급됐지만 스마트폰 만큼 많은 사람들이 늘 휴대하고 다니는 디지털기기는 적기 때문이다. 이렇듯 스마트폰의 대중성은 스마트폰영화에 대한 관심을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린 데 큰 기여를 했다. 또한 기존의 카메라는 무게가 무겁고 이동이나 앵글에 한계가 있었던 반면, 가볍고 편하게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은 그 한계를 보완한다. 올레 국제스마트폰영화제 유순미 사무국장은 “스마트폰은 작고 가볍기 때문에 상상하는 수많은 화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문틈의 비좁은 공간도, 유리컵 위에서 물의 움직이는 모습도 손쉽게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을 차에 부착하고 달리거나 몸에 부착해 촬영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도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스마트폰 영화는 일반 영화에 쓰이는 기타 촬영 보조 장비들을 대여하거나 구입하지 않아 비용의 부담도 감소한다. 옷걸이나 물통, 차량용 거치대 등 생활용품을 활용해 일상생활에서 장비를 마련할 수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 영화는 대중들의 일상과 영화의 접목을 도모한 것이다.

  일상의 다반사, 스마트폰에 담다
  스마트폰 영화 등장 이전까지 대중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은 오직 극장과 텔레비전 혹은 컴퓨터에 그쳤다. 그러나 이제는 영화를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졌고 심지어 손바닥 안에서 영화를 제작 및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순천향대학교 영화애니메이션학과 변재란 교수는 “이전에는 대중들에게 쉽사리 접근하지 못했던 영역이 영화다. 그러나 이제 영화는 일반 대중에게 일상적 도구의 일부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영화들의 오랜 상영시간을 스마트폰 영화는 단축시킨다. 변 교수는 “스마트폰 영화는 상영 시간이 짧기 때문에 개인의 잔상이라든가 삶의 순간 혹은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화두와 쟁점을 표현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일상적인 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해 네트워킹, 커뮤니케이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도 주목된다. 

  우리 모두의 전유물, 스마트폰 영화
  스마트폰 영화는 영화가 특별한 사람들이 많은 돈을 들여 찍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한다. 기존의 일반영화가 영화감독만의 전유물이었다면 스마트폰 영화는 대중의 전유물로 발돋움한다. 변재란 교수는 “현재는 기성의 전문 영화감독들도 스마트폰 영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이러한 동참은 디지털 시대에 반응하는 영화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영화감독은 전문가로서 영화를 제작하고, 관객은 소비자로서 영화를 수용하는 고정된 위치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영화를 보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느 누구든지 영화를 부담없이 즐기며 공유할 날이 이제 머지않았다.
 

오수민 기자 brightid@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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