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모순 해결위한 국제적 협력 이뤄내야

  들어가는 말

  최근 소련 및 동구진영의 몰락을 바라보면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은 걷잡을 수 없는 혼탄에 빠져들게 되었다. 몰락해나가는 줄만 알았던 자본주의사회는 점점 더 그 모습을 고도화시켜 나가고 있는 반면에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한 사회라고 스스로 자부하던 사회주의사회는 내부모순을 견뎌내지 못하고 차례로 무너져 나갔으니 도대체 무엇이 좋은 것이고 무엇이 나쁜 것인지 분간할 수가 없게 된셈이다.
  현재자본주의의 급속한 경제적 발전과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 이러한 모습을 야기한 가장 큰 원인은 현대 자본주의경제가 발달한 과학기술을 원동력으로 생산력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갔던 반면에 사회주의사회에서는 관료주의 및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말미암은 생산력의 정체가 현저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서구사회에서 1850년대 극소전자산업의 중흥으로부터 출발하여 70년대 산업구조의 고도화, 80년대 정보산업의 발달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과학기술혁명의 영향이라 하겠다.
  이글에서는 과학기술혁명이 야기한 국제정세의 변화, 그리고 직저적으로는 국내 사회 및 노동과정의 변화들이 변혁운동의 지향과 전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과학기술혁명과 생산구조의 변화

  과학기술혁명의 가장 주요안 특징은 고도로 발달한 과학이 생산과정에 직접적으로 편집되어지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이 노동 및 생산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생산과정의 자동화가 전일적으로 일어난다. 상품을 인간이 직접 생산하는 것에서 기계가 생산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 산업혁명이라 한다면, 과학기술혁명은 사람이 관리하는 기계가 상품을 생산하는 것에서 자동화된 기계가 사람의 손을 거의 빌리지 않고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라 하겠다.
  둘째, 생산공정이 자동화됨으로써 단위시간당 생산능력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현대사회에 사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을 필요한 만큼 생산해 낼 수 있는것은 이처럼 높은 생산능력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사회 전체의 물질적 생산으력을 높이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셋째, 노동이 단순화되어 지며 노동강도가 심화되어간다. 자동화된 생산라이은 절대적 필요노동량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느 인간의 노동을 매우 파편화 시킴과 동시에 노동강도를 매우 강화시킨다.
  넷째, 과학기술을 직접 연구하거나 혹은 이와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수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는 노동계급의 인정 구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있다.

  2. 과학기술혁명과 변혁운동 조건의 변화

  노동운동을 중심으로 과학기술혁명의 결과는 전체 변혁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특히 과학기술혁명 자체가 노동과정의 변화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므로 무엇보다 노동운동진영에 가장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이 영향이 변혁운동진영에 유리한 모습보다는 불리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인 듯 싶다. 적어도 현상적으로는!
  먼저 생산과정의 자동화는 노동운동진영에 감원및 해고라는 새로운 문제를 불러 일으킨다. 이는 노동자의 안정적 생활기반을 위협하는 가장 커다란 부분이다. 서구와 같이 사회복지제도가 잘 발달한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에서는 기업들의 공장자동화가 한순간에 수많은 노동자들을 내쫓아 버리는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는 노동자들의 기본 생존권을 그 기저에서부터 흔들어 버리는 행위이며 이를 노동운동탄압의 무기로 사용하는 문제는 매우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화에 따른 대량해고및 감원의 문제는 현재 노동운동 진영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의 하나이다.
  다음으로 노동형태가 다양화되면서 고용형태등 노동환경이 복잡해진다. 이는 노동계급의 단결력으로 고취시키는데 심각한 장애요인으로 나타난다. 사무직과 생산직, 사무직중에서도 단순사무직등으로 노동계급의 계층적 분화가 심각해지고 이러한 것이 노동계급의 단 한 대오를 형성하는데 적지않은 장애요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과학기술혁명이 노동운동에만 영향을 미친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과학기술혁명은 새로운 면역운동의 조류를 탄생시키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발달한 과학기술의 부작용으로 나타난 환경문제, 핵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반공해운동 및 반핵평화운동 그리고 과학기술이 문제를 과학기술자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과학기술운동 등이 바로 그것이다.

  3. 한국사회 변혁운동의 동력과 과학기술혁명

  한국사회를 규정하는 가장 커다란 특징은 외세지배하의 자본주의 사회라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사회에서는 자본주의 경제구조의 변화로 부터 파생된 변혁운동의 성격변화라는 측면보다는 대외종속의 탈피라는 변하지 않는 기본목표가 보다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된다. 이것이 물론 한국사회 경제구조의 변화에 상관없이 변혁운동의 전망을 세울 수 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다만 현실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고 하면서 변혁의 기본원칙을 방기하는 것은 변혁운동의 전망을 세워 나가는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며 오히려 변혁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운동의 일각에서는 과학기술혁명의 진행을 과대 평가하면서 한국사회를 발달한 서구 자본주의 사회와 동일시하며 따라서 변혁운동도 서구식-특히 유럽식-의 운동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의 경우 그 논리 자체의 문제는 차지하더라도 실천의 영역에서 변혁운동을 서구 시민운동의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지면관계상 생략하기로 하며 다만 관심있는 사람은 황태연씨나 박형준씨 등의 과학기술혁명론과 관계된 논문을 참조하면 좋을 것이다.
  그럼 과학기술혁명과 한국사회 변혁운동과의 연관을 살펴보는 기본관점은 어떠해야 할까? 이를 한마디로 축약하면 현재 한국 경제구조의 노동과정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는 과학기술혁명의 진행은 한국사회의 기본적 모순을 완화시키기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그 해결의 전망 또한 밝게하게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혁명의 결과 생산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으며 이 점은 한국사회에도 적용되어 질 수 있다. 통계에 의하면 83년부터 88년사이에 한국의 국민총생산은 두배가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한국사회에서의 생산력의 수준도 꾸준히 높아졌다는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외세 지배하의 사회인 한국사회에서는 이러한 생산력의 발전의 결과가 노동자, 농민등 이땅의 민중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대외종속의 경제구조에서 심화되고 있는 잉여의 창출로 말미암아 외형적 생산력은 늘어났지만 민중들의 생활상은 오히려 어려워만 지는 기형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생산의 자동화로 인한 항상적인 실업의 위협-이는 생산직 노동자들사이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는 상대적으로 안정한 업종이라고 여겨졌던 사무, 관리직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관리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노동강도의 강화등이 이땅의 노동자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외형적 임금은 늘어났지만 물가상승및 주거비의 증대로 생활환경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혁명의 모습이 서구의 그것과 결코 같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변혁운동의 진영에서는 생산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대외 종속적 틀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과 대외종속적 경제구조 때문에 나타나는 한국경제의 파행성-이는 대외 시장개방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농업등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대부분의 산업들은 거의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으며 제조업중에서도 일부 독점적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들이 항상적 도산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을 극복하고 완결적 국내경제구조를 갖추고자 하는 노력들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게 된다. 이는 경제구조의 변화를 시적으로 민중의 뜻에 의해 추동할 수 있는 정치체제의 수립만이 유일한 대인이며 이를 위한 보다 가열찬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한가지 더 생각해보아야 할 점은 과학기술혁명의 진행에 따라 같이 진행되어진 산업구도의 고도화와 과학기술혁명의 지행에 따라 같이 진행되어진 산업구도의 고도화와 과학기술자의 생산영역으로의 직접적인 편입은 자본주의 사회탈노동화시키고 계급구분을 계층구분으로 대치시키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노동자의 계층적 분화가 가속화되어지면서 먼저 사업장내에서 다양한 부분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혼재하게 되고 따라서 일시적으로는 노동운동의 단결력을 저하시키는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것은 이러한 사회의 변화적 노동운동 진영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결코 본질적인 것이 아니다. 이점은 전문기술직노동자들을 비롯한 사무, 전문직 노동자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이 몇년전까지만 가지고 있었던 허구적인 중산층의식을 깨뜨리고 노동운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운동의 주체로 서 나가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사무, 전문직 노동자들의 노동운동이 민족민주운동의 중요한 부분이 되면서부터 한국사회의 노동운동은 보다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서 우리사회의 나아갈 바를 밝힐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노동운동이 단순히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을 향상 시키는 데에 주력했던 것이 그 이전의 노동운동의 모습이었다고 한다면 사무전문직 노동운동은 단순히 그들의 경제적 이해와 요구뿐만 아니라 인사, 경영권의 문제라든가 경제정책의 문제 등 보다 사회 정치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에 직접적인 이해와 요구를 가지게 되었다. 이는 사회가 공동화되고 복잡해질수록 사회적 모순을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주체들도 다양한 영역에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의 모순이 존재하는 곳에 운동이 존재하고 바로 그곳에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주체가 형성되어 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깨닫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과 분명이 달라진 것이 있으면 그것은 한국사회구조가 매우 복잡해 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회를 변화, 발전시키는 데에는 주관적 의사와는 상관없는 객관적 능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즉 단순히 정치권력을 잡고자 하는 일방적인 투쟁만으로는 정치권력을 잡는 일 자체도 이루지 못할뿐 아니라 설사 정치적 승리를 가져온다 하더라도 이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매우 어려운 점이다. 특히 현재 세계경제가 자본주의 국제체제로 일원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국에서 완결적인 경제구조를 갖춘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며 국제적 협력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따라서 복잡한 사회를 운영하고 실질적인 국제적 협력을 이루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현재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기본요소들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때문에 민족민주운동에 대한 현상적인 지지율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며 이것은 민민운동진영이 실제로 사회를 변혁하고 변화된 사회를 운영해 나갈만한 망을 갖추지 못한데에 기인하는 것이다.
  과학기술혁명의 진행은 국제적으로는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이라는 세계사적인 격변을 탄생시켰으며 탄생시켰으며 국내적으로는 우리사회를 엄청나게 복잡한 사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변화들이 우리사회의 문제들을 있는 조금도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것은 일간심누을 조금이나마 자세히 읽어보는 사람이라면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스포츠신문은 제외하고) 우리사회의 문제들은 우리가 풀어야 하며 그 풀어나가는 길은 우리의 현실에 존재하고 있다. 현재의 혼란된 상황속에서 민족민주운동진영이 일시적 침체에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각계각층에서 열심히 투쟁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일치 단결하여 해결하고자 한다면 능히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조규호(서울대ㆍ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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