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불러놓고 먼저 간 넋이여, 이 전열에 부상하여 신음하는 벗에게 너의 죄지은 자의 더러운 피를 수혈하지 말라. 이대로 깨끗이 죽을 지언정, 썩은 피를 그 몸에 받고 살아나진 않으리라"
  1960년 4월 조지훈은 그가 겪은 4월을 이렇게 글로 남겼다. 그로부터 설흔 두해, 쉬임없이 대학의 교문을 드나든 발걸음들 속에서 이제 4월은 대학인의 갈길을 제시하는 위대한 이정표로 자리잡고 있다. 대학이 겪어온 수 많은 제약과 변화에도 불구하고 4월이 우리에게 일관되게 제시하는 것은 대학 속에 자리한 저항문화의 건재함이다. 이 저항문화의 건재함이야말로 한국사회의 모순덩어리를 송두리째 끌어안고 용해시킨 위대한 힘이었으며, 역사의 역류를 바로잡은 민족적 잠재력의 출발점이었다. 이러한 저항문화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민주주의 운동, 민족운동, 민중운동의 성격을 띠며 발전되어왔다.
  그러면 이러한 저항문화의 본질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것이 자기를 구속하는 '틀'로부터의 해방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인의 창조적 능력은 바로 우리를 보호하고 구속하는 틀을 초연히 제거함으로써 제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주변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관념화되고 고착화된 가치체계속에서 우리의 소중한 창의력과 자율성을 송두리째 박탈당하고 있는것은 아닌가? 자기의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 공동체와의 연대감을 갖기위해 대학인이 일정한 가치체계를 갖는다는 것은 필수적이다. 갗체계에 대한 수요는 청년층일수록 그리고 교육수준이 높을 수록 즉 지식인일수록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가치체계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과 수정을 통하여 그 가변가능성과 상대성을 인정해야만 한다. 무오류성과 절대성에 대한 맹신이야말로 대학인이 피해야 할 첫번째 자세이기 때문이다.
  이제 보다 구체적으로 현시점에서 저항문화의 사회운동 속에서의 위치는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생각해보자. 4월혁명이 우리에게 준저항문화는 지금까지는 저항이데올로기와 연결되어 사회변혁운동의 일익을 담당하여 왔다. 그러나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에 따른 저항이데올로기의 퇴조국면은 저항문화에게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즉 저항이데올로기의 퇴조와 산업화 후기단계에로의 진행에 따른 사회 조직 구조의 변화속에서, 저항문화는 새로운 연대감의 모색을 통한 산업산회의 병리적 사회구조의 개선을 위해 새로운 연대감의 모색을 통한 산업사회의 병리적 사회구조의 개선을 위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위한 끝없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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