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철학과 역사를 되찾는 장으로 자리매김"

  -늘푸른 노동자 학교 대표를 만나

  타지역과 마찬가지로 대전지역도 87년 이전에는 노동운동이 전무한 상태였으나, 87년이후 활발해지면서 야학의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화동 공단지역의 생산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늘푸른 야학은 6기까지 배출하였으나 이들은 각개약진이 아닌 조직적 틀의 필요성을 인식, 늘푸른 노동청년회를 구성하기에 이른다.
  노동청년회는 이용노조의 민주화와 현장내 소모임구성, 민주노조 결성에 이르기까지 많은 대전지역 노동자들을 포괄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정치학교 형태로 노동법 강좌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산업재해등 부당한 일을 당해도 호소할 길조차 없는 노동자들을 위해 89년초 늘푸른 노동상당소를 만들어 상담등의 활동을 해왔는데 이러한 세계의 단위가 바로 늘푸른 노동자 학교의 전신이었다.
  늘푸른 노동자학교는 늘푸른야학과 충민노련, 민청등이 일시적으로 진행시켜온 노동자 교육을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실시하고자 하는 전문적인 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대전지역이 가장 취약한 노동운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노동자들에게 노동해방 사상을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로 지난 8일 입학식을 가진 노동자학교의 이병국 대표를 만나보았다.

  ○ㆍㆍㆍ노동자학교의 교육목적은 무엇인지ㆍㆍㆍ
  -한마디로 말하자면, 노동자들에게 과학적인 노동해방사상을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노동자들도 조합주의적인 경제투쟁에 많은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명확하게 노동활동가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노동해방 사상으로 무장하지 않고서는 노동자들과 가깝게 지낼수 없는 등의 한계를 지니게 되었으며 이에 노동자학교는 노동법이나 노동운동론에만 교육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의 철학과 역사를 되찾아 주는 장으로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ㆍㆍㆍ노동자학교의 교육대상, 과목 및 교육방법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생산직ㆍ사무직 노동자와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과목은 철학, 정치경제학, 한국사회운동사와 세계사회운동사, 노동법ㆍ노동운동론이고 특강으로 임투, 통일문제, 여성문제 등을 다룰 예정입니다.
  교육방법은 강의후 토론의 형식으로, 비중은 동등하게  두는데 단순한 주입식이 아닌 산교육을 하기 위함입니다.
  ○ㆍㆍㆍ대전지역 노동운동이 취약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견해와 발전전망에 대해ㆍㆍㆍ
  -우리지역 노동운동이 취약한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원인은 선진노동자들이 적다는 것입니다.
  우리지역은 중ㆍ소기업이 다수이고 노조의 대부분이 어용노조인 반면 민주노조는 그 수도 적을 뿐아니라 노조집행부를 꾸리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따라서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보장과 더불어 노조에서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공간의 미련이 지극히 미흡하다는 것이 또 하나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취약성은 선진노동자들과 기존 노조간부들의 체계적인 결집, 어용노조의 민주화화와 이를 토대로 한 대전지역 노조협의회 건설로 극복될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발전전망이라고 생각합니다.
  ○ㆍㆍㆍ준비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ㆍㆍㆍ.
  -대부분의 운동단체들이 그러하듯이 재정난을 겪었습니다. 모순같지만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운동을 할때도 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내부동지들이 열심히 뛰어주어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ㆍㆍㆍ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ㆍㆍㆍ.
  -요즘 민중운동진영의 위기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동구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소연방해체로 인한 자본주의 우월성이라는 정권의 이데올로기공세등이 그것이지요.
  그러나 LA흑인폭동을 낳은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문화가 존재하는 한 노동해방은 반드시 온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청년학생과 노동자가 대동단결하여 투쟁해야 할 것입니다.

  <안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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