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는 마술사 최현빈(물리ㆍ4) 군을 만나다

 
  누구나 어릴 적 모자에서 토끼가 나오고, 길고 가는 지팡이 끝에서 비둘기가 날아가는 마술쇼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순간이동, 공중부양 등 놀라운 능력을 보이는 마술사는 동경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사람들의 환상과 꿈을 실현시켜주는 마술사, 여기에 꿈을 찾아가는 마술사가 있다. 바로 마술하는 물리학도 최현빈(물리·4) 군이다. 그를 만나 보았다.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세계조리사대회 공연, 노빈쇼, 세얼간이쇼, 그리고 Korea magic convention 2005, 롯데월드 국제 마술대회 등 각종 대회출전까지 평범한 대학생과는 다른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마술과 관련해 주위에서 이른바 ‘현빈신’으로 불린다. 이에 대해 그는 단지 마술을 좋아하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시절 호기심에 접한 마술책이 그가 마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어릴 적 그는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는 끼 많은 꼬마였다. 초등학교 학예회에서 책으로 접한 마술을 장기자랑에서 선보인 것이 그의 첫 무대였다.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서 꾸준히 마술을 배우면서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대회에 나갔다. Korea magic convention 2005, 롯데월드 국제 마술대회 등 프로와 아마추어들이 실력을 겨루는 큰 무대에서 본선에 진출하는 영광을 얻었다. 그는 “큰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또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마술사들을 보니 심장이 뛰었다. 그 전까지 마술은 취미일 뿐이었지만 대회 출전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제대로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얼간이쇼, 노빈쇼
  이번 우리학교 축제에서 세얼간이쇼라는 마술쇼가 있었다. 꿈을 주제로 각종 마술과 춤, 노래가 어우러진 공연이었다. 같은 주제로 지난 3월 노빈쇼가 있었다. 두 개의 공연 모두 그와 친구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했다.
  누구나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는 꿈이 학점과 취업에 가려져 대학생들에게 ‘꿈’이란 말이 상실되어 가는 시점에서 마술과 그 외 다양한 컨텐츠를 보여줌으로써 잠들어 있던 꿈을 일깨워주는 쇼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 자신도 마찬가지다. 졸업을 앞둔 4학년인 그는 졸업하기 전 어릴 적부터 진짜 하고 싶었던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중이다. 그는 “공연 기획, 제작에서부터 홍보까지 모두 직접 발로 뛰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꿈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고 설계를 해 볼 수 있었다”며 “전공을 직업으로 가지되 마술은 무조건 부업으로 삼을 것이다. 본업과 함께 마술과 관련한 회사도 차려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참고 견디고 인내하며
  올해 초부터 그는 각종 쇼 준비와 세계조리사 대회, 어린이날 공연 등으로 쉴새없이 달려왔다. 대다수 졸업을 앞둔 4학년이라면 학점 관리와 토익공부 등 취업준비로 한창 바쁠 시기다.
  하지만 그는 공연을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건 그의 노력이었다. 그는 3학년 때 4학년 전공을 미리 당겨 들었다. 남들보다 전선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이번학기는 전선 4학점만 채우면 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난 학기에는 시험을 매주 한 과목 이상씩 쳤다. 수업과 시험 말고도 학과임원, 동아리 임원 등 몸이 세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번학기는 물론 다음 학기 또한 교양 2학점만 들으면서 하고 싶은 활동을 할 수 있다. “많이 힘들었다. 일주일에 여러 개의 시험을 칠 때면 정말이지 끔찍했다. 하지만 그 덕에 지금 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
  마술사 이은결은 ‘마술은 기술도 속임수도 사기도 아닌 꿈’이라고 말한다. 최현빈군에게 마술은 ‘선물’이라고 한다. “선물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기쁘다. 마술을 하면 보는 사람들도 신기해 하고 기뻐한다. 또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내 스스로도 더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평범한 대학생이라면 무대에서는 또 다른 자아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한다. “무대에 서면 자신감이 넘치고 밝아지고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현실세계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마술을 통해 실현된다. 그는 “그 환상을 실현시키는 것이 행복하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도 진짜 자신이 기쁨을 느낄수 있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휴대폰을 사라지게 하는 간단한 마술을 보이며 유쾌한 인터뷰를 이어갔다. 그가 선보이는 마술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과 힘이 있다. 꿈을 향해 노력하는 그가 선보이는 다음무대를 기대해본다.

이현지 기자  hyunjida13@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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