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주 교수
  인터뷰 약속을 잡기 위한 통화에서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김언주 교수의 목소리는 시원시원했다. 36년. 공식적인 강의시간만 15,000 시간에 가까운 그는 지난 달 29일 정년퇴임식을 마지막으로 정든 강단을 떠났다. 각종 포럼이나 단체에 참여하고 교육감 후보로 출마할 정도로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김언주 교수. 교육학과의 교수로서 수많은 제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했던 그의 회고를 들어봤다.

 

 
  정든 강단을 떠나는 기분이?
  명예롭게 정년했다. 본교에 몸 담은 기간이 연수로는 36년, 일수로는 13,000일, 시간으로는 325,000시간이다. 그동안 만났던 제자 학생 수가 약 10,000명이 넘는다. 참으로 긴 세월이다. 이 기간에 보람과 긍지를 느끼면서 행복하게 생활했던 것을 감사하게 여긴다. 그리고 긴 세월동안 만났던 많은 제자 학생들과 동료 교수님들, 교육행정에 도움을 주셨던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졸업하는 기분이다.

  교육학자로서 자신을 평가하자면
  교수의 역할은 강의하고, 연구하고, 전문인으로서 사회에 봉사하는 일이다. 이 모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려고 노력했다. 그간 20여권의 교육심리관련 저서를 출간했고, 100여명의 교육학 석사와 30여명의 교육학 박사를 위한 지도교수 역할을 했다. 객관적으로 보면 많은 성취가 있던 것 같다. 그러나 어느 것도 스스로 만족할 만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학문적으로는 “The more I know, the more I don’t know”라는 은사님의 말씀을 실감한다. 어떤 점에서는 후배교수님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점에서는 부정적인 모델이 될 부분도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부터 학부 학생들과의 만남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점이 후회스럽다.

  현재의 교육과 앞으로의 교육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우리나라의 교육에는 문제점이 많다고 많은 사람들이 개탄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육은 잘못된 점보다 잘하는 점이 훨씬 더 많다. 특히, 학부모의 교육열과 교육자들의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배우려고 열심인 학생들의 의지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과거보다는 현재가,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희망적이라고 본다. 그리하여 결국 교육은 언제나 우리나라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사회구성원들이 교육의 문제점만을 너무 부각하는 것은 결코 교육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육의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여 희망적인 메시지를 교육으로부터 기대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은
  교육 분야에서 정년 후에도 여전히 훌륭한 저술활동을 하시는 선배교수들이 있다. 그 분들과 같은 생활을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본인의 전공을 살려 사회에 봉사하면서 살고자 한다. 그리고 아내에게 잘 하는 남편이 되고자 노력 중이다. 주변인들에게 폐를 끼치는 존재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
  배부른 돼지에게는 오늘만 있을 뿐 내일이 없다. 젊은이들은 현실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현실에 불만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적당히 불안해야 한다. 건설적 불만과 적당한 불안은 한 개인의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아마도 대학생들의 주요 발달과업은 미래를 위한 전문적 기초를 쌓는 일과 이성과의 삶을 성공적으로 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일일 것이다. 20대에 씨를 뿌려 싹을 키우고, 30대에 꽃을 피우고, 40대와 50대에 열매를 맺어 결실을 보는 일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대학생들은 어떤 씨앗을 심고 있는가? 그리고 그 씨앗은 어느 정도나 싹을 틔우고 있는가?

정병연 기자
tition1st@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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