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홍보등 주력, 학내 민주화 발전에 부정적 평가

  정총장, 친근하고 민주적인 총장으로 자리매김해야

  '새롭다'는 것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크기 마련이다.
  실질적인 직선 총장을 두번째 맞은 우리학교 구성원들의 기대 역시 이런 '새롭다'라는 것에서부터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것에 대한 앞으로의 대안이나 정책의 제시없이 갖는 막연한 기대나 희망이라면 그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학교 구성원들의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칠 12대 총장 취임과 더불어 전임 총장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바탕으로 계승해야 할 것과 개혁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를 분명히 하고 총장의 위치와 역할을 다시 자리매김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므로 제11대 오덕균 총장에 대한 평가는 발전되고 성숙된 두번째 직선 총장에 대한 기대와 견제로부터 출발하여야 하고 총장으로써 학원의 발전과 자율권 수호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에 촛점이 맞추어 질 수밖에 없다.

  오총장 취임 배경과 구성원들의 기대

  제11대 오덕균 총장이 우리학교 직선총장으로 선출된 것은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진 우연은 아니었다. 당시까지 대학은 학문연구, 진리탐구라는 본연의 위상보다는 독재정권에 자치권과 자율권을 빼앗긴 채 권력의 지배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도구로 전락했었다. 당시의 총장도 교육부에 의해 낙하산식으로 임명되었고 대학의 자치권과 자율권을 수호하기 보다 권력의 입장을 직접적으로 강요하는 지휘자였다고 표현하는 것이 올바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권의 직접적인 피해자였던 교수ㆍ학생ㆍ직원들은 87년 사회 민주화 열기를 바탕으로 대학내에서 민주화 투쟁을 전개했고 지난 한 투쟁의 성과들은 많은 부분에서 나타났다. 그 첫 성과물이 직선총장 선출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선출 후 직선총장 취임을 가로막으려 했던 문교부의 '복수추천안'을 교수ㆍ학생들의 힘을 거부하고 오총장이 취임한 것은 전 충대인의 민주화 열망 실현이었다.

  학교발전을 위한 노력
  
  이렇듯 오총장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수준이상이었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성격이나 능력이 어떻게 평가되든 공인으로 학교발전과 학내 민주화에 얼마나 기여했나가 학교 행정 최고 담당자로써, 전 구성원들의 대표자로써의 총장의 위치와 역할이 자리매김된다.
  먼저 학교발전노력 측면에서 오총장은 현재 1백36억원의 발전기금이 말해주듯이 대학발전기금 조성에 노력해 성과를 가져왔고 새로운 장기발전계획을 제시해 효과적으로 진행시키고자 했다.
  학교 대외홍보등을 위해 전담기구인 기획연구실을 총장직할기구로 신설하고 각종 장학금 유치와 정심화 국제회관, 공과대 특성화공간등의 공사를 활발하게 진행시켰다. 독일 도로트문트대학을 비롯한 외국대학과의 자매결연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며 겸임교수제 도입으로 현재 겸임교수 수가 1백1명에 이르고 있다.
  위와같이, 오총장은 공약사항으로 내건 학교발전과 우리대학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데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학내 민주화에 대한 기대들

  오총장이 취임할 당시의 공약내용에는 학원 민주화를 위한 개혁이란 부분이 강조되고 있으나 이 부분에 있어 그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
  여기서 재임기간 중 발생했던 학내사태에 대한 오총장의 대처방법과 해결방향들을 살펴보고 그가 학내 민주화개혁이라 내건 공약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하였나를 평가해보도록 하겠다.
  오총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부딪친 학내사태는 89년 6월 '이철규 사인 진상규명과 노정권 퇴진을 위한 단식농성 지지 및 미군기지 이전 반대를 위한 전면 시험거부'였다.
  연일 2천5백~3천여명의 학우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시험거부에 맞서 학교측은 '시험거부는 학생 신분에 어긋난 행위'라고 단정짓고 학점문제등 당면문제를 학생회측과 논의하면서도 지질학과 김모군등 6명에게 징계조치를 내려 원칙을 고수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당시 오총장이 면담을 통해 학생회측의 요구안을 부분 수용한 것으로 문제는 일단락되었지만 이후 사태에 대한 진통은 계속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오총장은 문제해결에 있어 학생처장이나 자연대학장에게 자신의 책임을 위임시키고 면담에서도 명확하게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학교측의 입장만을 고수했다고 볼 수 있다.
  89년 4월 총장 직할기구로 승격한 우리신문사 문제에서도 오총장 모습을 평가할 수 있다.
  신문사 사장으로써 오총장은 90년 1번, 91년 1번, 92년 2번으로 3년동안 총 4번의 신문제작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특히 92 임용된 주간교수에 의해 91년 합의사항이었던 편집국장제와 이중검열폐지가 지켜지지 않자 편집자율권을 되찾기 위한 학생기자들의 신문제작거부 사태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오총장의 모습은 사장으로써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신문사 사장으로서 자신이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주간교수에게 모든 일을 일임 했다' '학생처장과 상의하라'는 말들을 강조해 사태 발생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문제는 학생기자들의 단식농성, 학우들의 대학본부점거 직전까지 극한상황에 이르렀을때야 합의사항 작성으로 문제해결에 나섰다.
  또한 신문사 사칙을 2월초까지 개정하겠다고 합의서를 작성하고 개정되지 않을시 신문사운영위원회에 위임하며 빠른 시일안에 개정하겠다고 했지만 사칙개정이 학무회의에서 반려돼 퇴임후인 현재까지 사칙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근본적으로 신문사 사장으로써 학생들의 자율성과 자치성 인정에 회의적이었다는 것을 단면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
  오총장 재임기간중에는 어느 때보다 교수권과 학생권의 논란이 많았던 시기였다.
  법과대 교수공채문제, 생물학과 공채문제로 인한 교수 6명의 사직서 제출, 해양학과 교수 공채문제등 사실상 취임 후 매년 공채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교수공채 문제해결에 있어서도 오총장은 이전의 해결방식과 별반 다르지 않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뚜렷한 해결방안들이 제시되지 못한채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오총장의 재임시 가장 문제시 되었던 것은 해양학과 문제이다.
  해양학과 학생들이 교수공채상의 문제해명을 요구하며 수업거부, 집단행동을 벌여온 해양학과 문제가 전 충대인의 문제로 확산될 즈음인 지난 3월 20일 퇴임식을 마친후 징계를 결정해 이후 문제를 더욱 확대시켰다.
  이것에 대해 학생회 간부 한 사람은 '퇴임하면 끝이다'라는 생각이나 '차기 총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라는 판단에서가 아니었겠는가라고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해양학과 문제는 12대 정덕기 총장에 의해 징계철회ㆍ고소취하등의 해결방안이 마련된 것을 비추어 보았을때 재임시 오총장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더구나, '민주적인 총장의 모습이 아닌 해양학과 학생들을 징계한 행정ㆍ사무적인 총장의 모습으로써 직선 총장의 임기를 마친 것에 대해 총장의 위치는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된다.

  희석화된 직선총장의 의미

  이상 두가지 측면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오총장은 학외 홍보와 발전기금유치등에 있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반면 그와 함께 진행했어야 할 학내민주화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미온적이었고, 학내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학생처장이나 담당 보직교수들로 하여금 해결하도록 한 것은 직선총장이 아니었던 전임 총장들의 문제해결 방식과 다름없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즉, 직선총장으로 선출당시의 교수, 학생, 교직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고 지적할 수 있다.
  또한 수강신청방법 개선이라든가 중간고사 폐지등에 학사행정 전반에 걸쳐 학교측이 결정해 통보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학생참여의 요구가 높았음에도 개선되지 않았다. 이는 학사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학사행정이 행정편의주의로 운영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어  행정 업무처리에 있어서 비민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새총장에게 거는 기대와 희망

  앞서 밝혔듯이 총장이란 위치는 학원구성원의 대표자이며 학사행정의 총 책임자이다. 그만큼 책임감과 성실함에 토대가 되어야 한다.
  우리 구성원들이 전임 총장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이나 평가를 내리는 것은 그 사람의 긍정적인 면이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개인적인 칭송이나 모욕을 주기위함이 아니다. '온고이지신'이라는 말이 있듯이 옛것을 올바로 계승해 참된 총장의 위치를 자리매김하고 발전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기 위함이다.
  신임 전 총장에 거는 기대는 다양하고 요구의 폭도 넓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 전임 총장이 이루어놓은 우리 대학의 명예와 발전된 모습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부족했던 구성원들의 의사를 수렴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권위적이고 부담스런 모습의 총장이 아닌 언제, 어디서, 누구의 의견이라도 소중히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 과감히 개혁해 나갈 수 있는, 총장으로써의 성실감과 책임감을 다하는 모습일 때 명문 충남대는 빠른 시일안에 건설될것이다.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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