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외교능력 결핍증

  ▼갑술년 새해가 밝았다. 언제나 시작은 또다른 결과를 낳는다. 계유년 한해 학내외 정세는 급변했고 시시각각 변화와 개혁의 조짐들이 다가왔던 한해였다.
  '문민'의 이름을 내건 김영삼 정부가 출범했고 개혁의 한계속에서 정계의 곪아터진 부위를 긁어내기도 하였다.
  그리고 대덕골의 두번째 직선총장이 취임한 해이기도 했고 시대의 조류속에서 권위적인 관료행정을 개혁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교수공채문제로 교수, 학생간의 반목과 질시속에서 사제간의 새로운 위상이 요구받기로 했고 혈연, 지연이 아닌 공정한 교수공채방법이 요구되었으며 학교위상에 치명적이었던 사건이었다.
  대학내 구성원간의 상호요구를 민주적으로 수렴하고 이를 하나됨의 물꼬로 트는것. 이것만이 명문대학, 민주대학으로의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외적으로 7년간 UR의 다자간 협상이 강대국들의 구미에 들어 맞도록 종결되었다. 세계경제체제가 블록화의 강화로 치달으면서 단위, 자국의 실리를 중심으로 세계경제의 경쟁체제는 자본이라는 논리위에서 일대 질서개편이 된 것이다. 이런 여파가 우리의 생존을 밀어부치고 얻는 건 작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APEC회의에서 돌아온 김대통령은 쌀시장 개방을 암묵적으로 동의한 후 조심스레 발언을 하고 말았다. "대세론에 의한 국제화, 개방화라고."4천만 국민의 신망을 얻고 출범한 문민정부의 최대치부가 드러난 것이다. 그리곤 사과, 죄송, 사과..라는 담화문 1편으로 4천만 국민과의 약속인 공약의 불이행을 대신했다. 4천만의 민의를 저버린채 말이다.
  ▼우리는 기억한다. 60년대 이후 미국의 잉여농산물에 의한 원조경제로 우리국토에서 밀밭이 사라지게 된 일. 가까이 85년도에는 수입쇠고기 파동으로 농촌의 한우농가가 쓰러졌던 일. 이제는 민족의 생명줄인 쌀마저 세계자본국의 시장소에 내놓아 생명이 꺼져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어느 국가건 민족의 특수성과 객관적인 지형에 의해 경제구조는 결정된다. 그렇다면 한민족의 경제적 뿌리인 농업이 이제는 막을 내릴것인가? 그럴순없다. 지금이라도 현정부는 주권을 가진 자주국가로서 민의를 통해 국책을 결정해야만 한다. 이러한 국책을 위해 양심있는 애국적 국민들은 쌀및 기초농산물수입 전면반대투쟁을 벌여야 하고 정부는 국민투표를 통해 민의를 파악한 후 민족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 우리 생명줄과 대대후손을 위해 말이다.
  쌀정국의 한파와 함께 4천만민초들에게도 물가인상이라는 흑풍이 불어왔다. 지난해말 소비자 물가지수가 92년대말 대비 5.8%가 늘어났다. 92년의 '신삼저'라는 호기속에서 물가는 다소 안정되었지만 현정부는 경제팀은 인플레로돌변 사람들이 주축이었고 물가불안정과 민초들의 경제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급기야 94년 초 공공료를 비롯한 물가인상으로 민족생존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부터라도 현정부는 민의대로 경제를 희생시킬 의무가 있다. 이와함께 개방화, 국제화의 대세론으로만 입장을 일관해서도 안되며 '선천성 외교 능력결핍증'에 걸린채 대대로 아픔을 간직할 수 만은 없는 것이다.
  하루빨리 국민투표 실시로 민의를 파악, 아니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민족이 살아 나가는 관건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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