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문민정부(?)

  "국민은 국민투표, 국회는 비준거부, 정부는 재협상으로 쌀개방 막아내자!"
  대전지구 총학생회 연합(이하 대전총련)은 지난 1일 한남대학교에서 '미국의 강도적 경제 침략 반대를 위한 청년 학생 결의대회'를 열었다.
  "문민정부의 휘황 찬란한 구호는 이제 국제화, 개방화, 미래화라는 미명아래 우리 국민을 벼랑으로 몰고 있습니다."라는 한 학생의 말을 듣고 현시대의 국제화가 옳은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전총련 학생들이 "20세기의 이완용 김영삼을 반대한다!"라는 구호와 함께 시위를 벌이자 전경들은 쇠파이프를 들고 강경 진압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시위 대열 속의 한 학생의 "수입개방 강요와 악랄한 지배 책동을 강화하는 미국을 반대하고, 학원을 침략하는 김영삼은 퇴진하라!"라는 함성이 들려오자 우리나라의 자주권과 우리 쌀은 꼭 지키리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맞서는 전경들의 무자비한 탄압을 바라보니 적과 아군을 구별 못 하는 문민정부의 통치책이 한탄스럽기도 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주체적으로 미국과 재협상을 한다면 '쌀'만은 단연코 막을 수 있다.
  해질 무렵 정리집회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 속에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베어있었다. 학생들의 이런 모습은 싸늘한 꽃샘추위마져 따뜻하게 느껴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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