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적 개인과 자급자족하는 농부 그리고 희망

  ‘대안 대학교’ 풀뿌리 사회지기 학교 배울이 하수용 군을 만나다

  사람들이 서울과 해외로 유학을 떠날 때 지리산으로 유학을 떠난, 그리고 다시 시골로 유학을 떠나려고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대안 대학교’ 풀뿌리 사회지기 학교의 배울이 하수용(24) 군이다.
  풀뿌리 사회지기 학교는 ‘지역사회를 살리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을 모토로 하여 다양한 공부를 하는 ‘대안 대학교’이다.  풀뿌리 사회지기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배울이’라고 부르는데 지금 다니고 있는 ‘배울이’들은 대략 열 명 정도 된다. 제일 어린 학생이 열여덟 살이고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스물아홉 살이다.
  하수용 군은 2009년 가을부터 풀뿌리 사회지기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서울사람이지만 지리산에 있는 대안 중학교에서 10대 중반을 보냈다. 남들이 다 서울이나 해외로 유학을 갈 때 그는 지리산 속으로 유학을 간 셈이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의 기숙사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다. 그러나 당시 ‘생태 마을 만들기’라는 꿈을 갖고 있었던 19살 청년은 국내에 생태 건축학과가 없었기 때문에 대학진학은 하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2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고 여행을 하는 등 자유분방하게 이것저것을 했다. 예컨대 생태건축에 관심을 갖고 경북 청도에 있는 한옥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뜻이 맞는 사람들과 더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풀뿌리 사회지기 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당시에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 좀 불안했는데 지금은 전혀 불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수용 군은 풀뿌리 학교의 수업에 만족도가 높다. 그는 간디, 니어링 부부, 헨리 데이빗 소로같은 사람들의 책을 읽고 수업을 함께 듣는 배울이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며 생각을 확장해나간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이 배우고 싶어 했던 공동체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수많은 글쓰기 작업과 성찰을 통해 사고의 깊이도 한층 깊어졌다.
  하지만 대안 중·고등학교는 그 수도 많고 도입·운영 된지도 오래된 것에 비해 대안 대학교는 시작하는 단계고 사람들이 많지 않고 학교의 체계도 점차 잡혀가는 단계다. 그는 그것이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쉬운 점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배울이들이 졸업을 하지 않고 도중에 떠나기도 했다.
  그는 학교에 다니면서 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그것을 구체화시켜나갔다. 그는 “옛날에는 생태마을을 만든다는 거창한 꿈을 꾸었다. 하지만 요즘은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삶을 살고 싶다.”라며 “자급자족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집도 스스로 짓고, 먹거리와 에너지도 스스로 생산하는 삶을 살고 싶단다.
그는 신촌 민회라는 단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신촌 민회는 풀뿌리 학교와 긴밀한 관계를 가진 단체로 풀뿌리 사회지기학교가 교육을 맡고 있다면 신촌 민회가 마을을 조직하는 활동단체이다. 특히 신촌 민회는 지역의 중요한 이슈나 의제를 가지고 토론회를 열거나 마을 축제를 여는 등의 활동을 한다.   
  그는 자신도 젊긴 하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다. “도시는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해요. 농사짓는 사람이 많아져야 해요. 지금 농촌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밖에 없잖아요. 10년만 지나도 한국의 밥상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많이 줄 거 에요. 이건 정말 큰 위기거든요. 그래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수용 군은 내년 3월에 시골로 내려가 농사짓고 집짓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실천은 하지 않고 계속 말만 하게 될까봐 시골로 서둘러 내려가고 싶다는 24살의 청년. 그는 행복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행복하다고 대답한다. 
  최민지 기자 minji905@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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