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일외교의 슬픔

  지난 19일 서울대 경영관 국제회의실에서 한ㆍ일 민주연대 심포지움이 있었다.
  "일본은 평화헌법 아래 경제동물적 형태로 아시아에 재침입하여 지속적으로 경제제국주의적인 성격을 추구해온 것이 현실이다"라는 흥분된 발언이 한ㆍ일 양국의 불평등한 경제관계 해결책이 무엇인지 일본교수의 답변을 요구해 청중을 당황하게 했다. 기자는 자주적이고 주체적이지 못한 외교술이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일본으로 유학가는 한국 대학생들이 첨단학과에 들어가지 못하고 실험실에서도 제외되고 있다는 보고는 우리의 외교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열등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오늘 김영삼 대통령은 일본을 공식방문하여 지난 45년간의 과거의 역사에 대해 호소카와 총리로부터 다시 한번 공식사과를 받고, 피해보상 문제와 기술협력에 대해 논의하고..."라는 요즘 9시 뉴스의 머릿기사가 아닌 "북한 핵사찰문제에 대한 UN안보리의 제재조치등 국제적 압력행사에 일본정부도 적극 동참하며, 중국과 연결..."하는 보도는 토론장에서 소리높이던 청중의 발언을 되새기게 하여 씁쓸한 미소를 머금게 했다.
  "일본은 한국을 30년동안 식민지 국가로 지배해놓고 패전이후 기독교정신에 입각하여 베풀어 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군국주의적인 것을 그대로 지속해 아시아에 대해, 한국에 대해 경제적으로 침투해왔습니다"
  한ㆍ일 양국의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인사들이 양국의 현안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하던 장소에서 결코 쉽게 잊지 못할 민족관계를 열변하듯 토해내던 그청중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의 관계에 대한 슬픔을 자아내게 했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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