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기념품을 만드는 환경소재공학과 사람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여행을 가서 빈손으로 돌아오면 허전한 느낌이 든다. 인형, 핸드폰고리, 열쇠고리 등의 기념품은 여행지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좋은 매개체다. 최근 이 매개체를 우리학교 농과대학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바로 환경소재공학과 실험실 사람들이 직접 나무를 만져가며 여러 종류의 기념품을 만들어냈다. 완성된 기념품은 나무 특유의 단면이 살아있어 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 나무로 우리학교 기념품을 조각한 그들이 궁금하다. 

  농과대학 환경소재공학과 실험실에 발을 들이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여러 가지 형태로 잘려진 나무 조각들이다. 우리학교 농과대학 학장인 강호양 교수와 이민경 박사, 그리고 이승진 (임산공학과 목재공학전공· 석사1) 씨는 이 나무 조각을 이용해 우리학교 기념품을 만들었다. 실험실에는 토끼, 눈꽃, 나무, 꽃 모양의 핸드폰고리, 열쇠고리용 조각들과 메모 꽂이, 메모 받침대, 화분 등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돼있다. 이승진 씨는 “우리 실험실은 주로 나무를 건조하거나 가구를 디자인하고, 또 목공예를 주로 연구한다.”라며 “목재를 주로 다루는 과 특성을 살리면서 우리학교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념품은 농과대학 벚꽃 축제 행사 때 빛을 보았다. 작은 나무 모양의 조각에 열쇠고리를 달아 진열대 위에 올렸다. 이 씨는 “기념품을 만드느라 손가락이 지저분해지고 손톱이 갈라졌었다.”라며 “그래도 사람들이 잘 만들어진 완성품을 좋아하고 사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하고 보람 있었다.”라고 말했다.


  기념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 나무는 아까시 나무이다. 흔히 아카시아 나무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정식명칭은 아까시이다. 나무는 궁동에서 농대로 올라오는 길에 가지치기를 하고 잘린 10cm 지름의 간벌목을 가져왔다. 이승진 씨는 “아까시 나무는 단면이 예쁘고 무른 연질의 나무라서 작은 소품을 만드는데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이 아까시 나무를 물속에 오래 넣어둬 연화시키고 레이저로 조각을 낸 다음 다시 건조시키는 과정을 통해 기념품을 완성한다. 이렇게 말하니 목재로 기념품을 만드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론 까다로운 작업이다. 크기가 너무 큰 경우나 건조 되는 과정에서 쉽게 갈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진 씨는 “간혹 사람들이 나무가 갈라진 공예품을 받고 서운해 한 적이 있는데 나무의 기본적인 특성 중 하나가 잘 갈라지는 것”이라며 “당연한 현상이니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목공예품의 가치는 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조각과 건조 작업을 마친 작은 기념품들은 자동으로 사포질을 해주는 벨트위에 올려 진다. 이승진 씨는 “나무 조각들은 사포로 정성스레 만져줄수록 그 모양이 예뻐진다.”라고 말했다. 
  강호양 교수와 실험실 사람들은 목공예에 애착이 깊다. 2008년 강 교수는 한국목공교육협회를 창립했다. 지능을 향상시키는데 있어 목공예의 좋은 점을 알리고자 시작한 것이다. 이승진 씨는 “목공예는 수작업을 많이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라며 “주로 이들을 가르칠 초·중등 교사에게 목공지도사 교육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목공교육협회는 곧 목공예 교육을 홍보하기 위한 책을 출시할 예정이다. 실험실에서 만든 기념품은 이 책에 딸려서 나간다. 이승진 씨는 “우리 주변에서는 목공예를 쉽게 접할 수 있지 않아 목공예를 배우는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목공교육을 홍보할 것”이라며 “또한 기념품도 발전된 모습으로 계속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목재라는 친환경적이고 매력적인 소재를 전공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목공교육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강호양 교수, 목재 가구 디자인을 전공하며 아름다운 공간 배치를 하고자 하는 이민경 박사, 다양한 목공소재 개발이 꿈인 이승진 씨. 웅장한 가지를 펼친 나무처럼 앞으로 이들의 꿈이 무럭무럭 뻗어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사진/이햇님 기자 sunsoul422@cnu.ac.kr 
글/안두희 기자 doohee1010@cnu.ac.kr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