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충남대학교 몽골리앗 이야기

 

  충남대 학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2010 충남대학교 하계해외봉사활동으로 몽골에 다녀온 정밀응용화학과 04학번 남상혁입니다. 여러분에게 교내 신문을 통해서 몽골에서 있었던 보물과도 같은 우리봉사단의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지금부터 저의 이런 소중한 추억을 여러분들과 나누려고 합니다. 이제는 눈을 감고 생각하면 필름처럼 한 장면 한 장면씩 지나가는 추억이 되었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그 무언가를 얻어왔습니다. 그 무언가는 행복했을 때 힘들 때 슬플 때 화가 날 때 그 때 그 때 마다 행복과 시련이 있지만 결국 모든 것이 끝났을 땐 지갑 속에 그 느낌들을 모두 소중히 간직하고 다니고 싶은 마치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말입니다.
  해외봉사활동은 크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봉사, 독거노인 및 인근 주민들을 돕는 노력봉사, 마을 주민들을 위한 공연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위해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까지 많은 땀을 흘리며 준비했었습니다.
  교육봉사는 한글, 영어, 태권도, 공작(만들기) 이렇게 4가지를 준비했습니다. 몽골의 아이들 정말 한국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티 없이 맑고 순수했습니다. 수업하는 내내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그 눈동자는 아직도 눈에 생생합니다. 정말 티 없이 맑게 웃더군요. 아마 그 미소를 보려고 우리가 여기까지 힘들게 온 모양입니다. 우리에게 안겨서 절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고 서로 선생님 옆에 있으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더 잘해주고 싶었습니다. 이글을 쓰면서도 수업시간 내내 우리를 따라 조잘거리고 뛰어놀고 웃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네요. 알려준 내용을 다음날 노트에 복습해온 아이도 있고 수업 듣고 싶어서 30분이나 먼저 와 기다리는 아이, 수업 끝나고도 같이 사진 찍자는 아이, 이메일 쓰고 싶다고 결국 집 주소까지 적어 달랬던 아이, 너무 어려서 울기만 했던 아이, 동생 손잡고 매일같이 나온 조금은 큰아이들, 늘 수업시간에 내 무릎에 올라와 앉았던 아이, 한국노래가 너무 좋다며 불러 달래서 불러줬더니 춤까지 춰달라는 아이(결국 췄죠 제목은 링딩동),게임하다가 져서 삐친 아이,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는 공작시간에 뭔가 만들었는데 저한테 선물 주려고 하나 더 만들었다네요. 어찌나 고맙고 기특하던지.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더 많이 같이 웃고 싶었습니다. 더 오래 안아주고 싶었습니다.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를 믿어주고 좋아해주고 밝게 웃어준 오랜만에 삭막한 삶속에서 동심을 일깨워준 고맙고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우리 제자들 당장이라도 사진으로 얼굴이라도 봐야 될 것 같네요. 봉사의 마지막 날엔 저희의 공연이 시연되었습니다. 아이들 좋아하는 모습만으로 준비기간의 힘들었던 기억들은 모두 날아 가 버렸습니다. 최고의 날인 동시에 아이들과 헤어진 제일 슬픈 날이기도 하네요. 헤어질 때 아쉬워서 우는 아이들, 안 보일 때 까지 서로 손 흔든 그날은 평생 잊지 못 할 겁니다
  낮에 교육봉사가 있다면 오후에는 노력봉사를 합니다. 노력봉사 역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독거노인들 찾아가서 집안일 해드리기, 장작패기, 우물물 떠오기, 지붕개선하기, 청소하기, 잡초뽑기, 엄청난 양의 소똥 치우기 등등.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프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사시는 할머니 댁에서 집안일 도와드리기, 어찌나 돌아가신 저희 할머니와 닮았던지, 말은 안통해도 서로 안아주고 끝까지 웃으면서 일하고 헤어졌던 그 할머니. 두 번째로 그 할머니 집에 일하러 갔을 땐 정말 설날에 친 할머니 댁에 간 기분이었습니다. 장작을 좀 더 패주고 왔어야했는데 라는 아쉬움이 남네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우리 할매...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 을 만났고 많은 추억과 경험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 다들 이런 말을 했습니다. 꿈을 꾸고 온 것 같다고. 아닙니다. 우린 꿈을 이루고 온거죠. 교수님과 선생님과 우리 단원들 20명이 하나가 되어 큰 꿈을 이루고 온겁니다. 몽골 사람들에게 충남대학교의 꿈을 보여줬고 몽골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줬고 우리단원들 서로 꿈을 함께 이루고 온겁니다. 충남대 학우 여러분도 꿈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과 해외봉사활동이라는 행복한 경험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렇게 소중한 경험을 여러분들과 꼭 나누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싶네요. 정말 최고의 팀웍이었던 우리 팀 양해림 교수님, 임동묵 선생님 너무 너무 감사드리고요, 공연 연습 때부터 현지에서도 늘 부르던 우리 단원들 이름 다시 불러 보고 싶네요. “진용아 영훈아 지완아 상훈아 요한아 범수야 민수야 재형아 희원아 자경아 민경아 지영아 윤지야 지니야 려진아 지현아 혜정아 수진아 샛별아~ 사랑한다.
 

글, 사진/ 남상혁(정밀응용화학·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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