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사계절 중 가장 매력적인 계절이다. 요즈음 봄의 대지에는 겨우내 추위 속에서 긴긴 동면의 시간을 보낸 동식물들이 훈훈한 봄바람에 기지개를 켜면서 새로운 삶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학교의 교정에는 이미 봄의 전령인 목련과 산수유가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으며 많은 꽃나무들이 하나 둘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고 있다.
자연의 오묘한 질서에 다시 한번 감탄과 감사함을 느끼면서 봄이 우리 삶에 주는 의미를 새삼 돌이켜본다. 자연의 봄이 새로운 생의 준비와 시작이듯이 우리 인간의 봄은 인생의 새로운 출발과 설계의 시기를 의미한다. 이런 면에서 대학시절은 우리 인생의 봄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에 있어 대학시절은 곤충의 유충이 성충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겪는 탈바꿈의 기간과 비슷하다.
애벌레가 성충이 되기 위해 허물을 탈피해야하는 고통을 감수하듯이 우리 인간도 성숙한 한 인간으로 성장하려면 육체적 성장의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성장의 고통을 겪어야 한다.
성장소설의 어린 주인공들이 성인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고통스런 통과의례의 과정을 거치듯이 우리 인간에게는 반드시 통과의례의 과정이 있다. 대학시절은 바로 이러한 통과의례의 시기이며 우리 젊은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정신적인 측면에서 개인은 통과의례의 과정에서 그가 속한 집단이나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와 기준을 받아들여야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개인의 가치와 사회의 가치가 충돌하고 끊임없는 갈등과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갈등과 마찰은 필연이며 이 과정에서 개인의 주체의식과 주인정신이 필요하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세가 아닌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갈등을 해소하고 마찰을 극복해야한다. 자신의 삶에 대한 강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두려움 없이 주변의 환경에 대처해야만 성숙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삶에 대한 바람직한 주인의식을 갖기 위해서 아집과 편견에서 벗어나 폭넓은 사고가 필요하다. 폭넓은 사고를 위해서는 많은 독서가 필요하다.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양서적을 읽고 사유의 시간을 가져야한다. 교양지식은 삶을 윤택하게 해주며 편협한 전공지식에 의한 오류와 왜곡을 방지하고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준다. 상상력의 고갈은 젊음의 사망을 의미한다. 요즈음 청년실업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우리 대학생들은 사고의 폭이 좁아지고 움츠려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자신의 삶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함께 새로운 도전정신을 가져야한다. 젊은이다운 패기와 무한한 상상력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창조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인생의 봄인 대학시절에 근시안적인 사고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원대한 청사진을 그려야한다. 젊은 날의 많은 고뇌와 고통을 두려워하지 말고 창조적인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야한다. 자연의 봄은 또 오고 가지만 인생의 봄은 순환하지 않는다. 이 봄의 시작과 더불어 창조적인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민경택(영문 ·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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