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불안요인을 열거한다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겠지만 보다 근원적인 요인은 날로 늘어만 가는 각 분야에 있어서의 대립·갈등의 심화현상이다. 그리하여 급기야는 탄핵정국이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으로 대립·갈등의 절정에 이르게 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대립·갈등의 현상은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려가는 과정중의 하나일지 모른다. 민주주의는 짧은 시일 내에 이루어 질 수는 없다. 민주주의는 참나무처럼 더디 자라는 것이다. 80년대 후반부터 봇물처럼 터진 민주화는 그동안 억압되었던 자유가 여러 형태로 분출되면서 대립·갈등의 현상을 폭넓게 초래하게 되었다. 민주주의는 대립·갈등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정과 화합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현제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현제의 대립·갈등의 관계는 조정과 화합의 관계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싶다.
 요즈음의 여러 가지 대립·갈등의 관계를 승화시켜 조정과 화합의 관계를 확립하여 참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근원적으로 우리의 삶의 자세를 뒤돌아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남의 실수나 잘못만을 찾으려 하고 나의 잘잘못은 합리화하거나 정당화하려고 하지는 않았던가? 사람이 철이 들고 지각이 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안다는 말이다. 남의 잘못이나 단점을 보기 전에 먼저 내 잘못을 찾고 내 약점을 볼 줄 알게 되는 것을 지각이 든다고 한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남의 약점보다 자신의 약점을 먼저 알고 자기 주장이나 자기선전을 하기보다는 남의 장점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2000년 이상 우리 귀에 들려온 소리이지만 우리가 얼마만큼 자기 자신을 알고 그래서 자기 분수를 찾고 지키려고 해왔는가 의문이다. 자기의 무지를 아는 현명함을 갖도록 우리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자기 자신의 약점과 무지를 알려고 하는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만 자기와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동물에게는 상대방을 이해하겠다는 뜻과 마음이 없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은 곧 남을 진실로 이해해 보겠다는 의지와 노력을 갖는 데에 있다.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곳에 화합과 조정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단결하여 무엇인가를 이룩하겠다는 자세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우리는 서로 최대한의 선의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정성과 경의로 그 이루어 놓은 업적을 평가하는 미덕을 길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옆의 나라 중국이 최근 괄목할 만한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어 우리나라가 주변 국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고, 일본은 군사대국화의 길을 확실하게 걸어가고 있어 과거 일제의 망령을 떠올리게 되는 불안이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실업증가와 가계부실 문제 등 해결하고 극복하여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갈등과 대립으로는 이 문제를 헤쳐 나아가기 어렵고 우리는 화합과 조정을 통하여 단결을 함으로써 이러한 난제들을 극복할 수 있으며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내 눈에 끼어 있는 대들보보다 남의 눈에 끼어 있는 검불을 보고 비판하려고 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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