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 충대人 Season3

박상욱 동문(전자전파ㆍ96)

  “더 큰 꿈을 위해 더 큰 세계로” 유학을 떠나는 이들의 대부분은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바다를 건넌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사실은 미국 유학이 꿈이었다는 그는 결국 일본으로 발길을 돌렸다. 모든 것이 다른 낯선 환경. 너무도 힘들고 외로운 선택이지만 꿈을 위해 그는 고통을 감내하며 묵묵히 공부 중이다. 언젠가 있을 더 큰 세계로의 도약을 위해 이웃나라 일본에서 힘을 모으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영락없던 공대생, 기회를 잡다.
  우리가 상상하는 공대생의 이미지가 있다. 공대 학생은 대충 이러이러하다는 느낌.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영락없는 공대생의 빛을 내고 있었다. 기자의 느낌을 알았는지 그도 같은 말을 했다. “영락없는 이과생 스타일입니다.”
  전자전파공학에 입문한 것도 문과생은 될 수 없었던 그의 스타일 탓이었다. 적성에 맞는 학과에 진학해 열심히 공부하던 그는 결국 대학원으로까지 진학해 자신의 전공을 살려갔다. 기회는 그 때쯤 찾아왔다.   “당시 지도교수이셨던 박동천 교수님이 유학을 권유하셨죠. 평소 유학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교수님이 말씀하실 때 불현 듯 무엇인가 스쳐 갔어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그 순간 유학은 결정됐다.

  전망을 바라 본 확신
  그가 유학을 선택한 것에는 사회적 배경도 영향을 끼쳤다. “지금은 고물이지만 당시에 삐삐가 처음 나오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죠. 전망이 워낙 좋았던 터라 그 분야를 더 연구해야  한다는 확신을 했죠,” 그는 전자 분야에서도 초고주파 분야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주파수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그는 “현재도 핸드폰의 발전으로 주파수에 대한 관심과 전망은 밝은 편”이라며 자신의 연구 분야의 쓸모에 대해 확신했다.

  나와 다른 사람들, 아직도 집 생각이 
  일본에 넘어 온 그는 한마디의 일본어도 할 줄 모르는 그야말로 벙어리 신세였다. 그나마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일본어 수업을 들으며 조금씩 말을 트기 시작했다. “일본에 가서 2년 정도 이 수업을 들었는데 그때서야 말이라는 것을 할 수 있었어요. 일주일에 3일, 하루 4시간씩 하다보니 조금 오래 걸린 면이 있었죠.” 이제 그는 일본인과의 대화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의 일본어를 구사한다. 하지만 여전히 생활에 어려움은 있다. “문화적 차이는 생각보다 넘기 힘들어요. 특히 사람이 다르다는 것은 무척 어색하고 힘들었어요.” 다가가기 힘들어 외로움이 많았다는 그는 “지금도 집 생각이 간절”하다며 어려움을 말한다.

  유학은 권위자를 찾아 떠날 것 
  이렇게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은 유학이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여전히 유학을 멋있는 꿈이란 환상으로 생각한다. 이에 대해 그는 이야기한다. “유학이 멋진 꿈을 이루는데 좋은 발판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유학 그 자체는 정말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확실한 가치관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며 무엇이 하고 싶어 떠나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하는 팁 한 가지. “무작정 어느 나라로 간다라는 추상적 생각으로 장소를 선정하지 말아야 한다. 유학을 할 때는 내가 하고자하는 분야의 권위자를 찾아 떠나야 한다.”

  유학이라는 힘들고 긴 터널을 묵묵히 헤쳐 나가고 있는 그. 그가 지나는 긴 터널의 종착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는 이 대답에 굉장히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저는 꿈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설레발치는 것 같아서. 결과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자꾸 조르자 한마디를 내뱉는다. “가르치고 싶습니다. 대학에서 학생들과 호흡하고 같이 연구하고 싶어요.”

이기복 기자
lkb23@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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