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금메달 리스트를 만나다

 

 


   태권도 금메달 리스트 김주영(스포츠 과학·4) 군

  운동선수 치고는 작은 체구에 장난기와 수줍음이 가득한 얼굴. 생전 처음 해 보는 인터뷰에 표정과 말투에서 긴장감이 묻어나온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태권도 금메달을 딴 김주영(스포츠과학·4)군이다.

  운동선수라는 호칭에 어울리지 않게 그는 매우 말랐다. 김군의 주 무대는 ‘핀급’. 핀급에 출전하는 선수는 54kg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 체전에서도 그는 체중조절을 위해 힘든 훈련과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했다.

 
  -훈련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체전을 2주 앞두고 몸살에 걸렸어요. 그 때문에 훈련을 1주일이나 빠져야 했죠. 다른 사람들이라면 불안했을텐데 전 오히려 마음을 다잡았어요. 다 낫고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제 때 감기도 다 나아서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죠. 훈련할 때만 해도 솔직히 금메달을 따리라 예상 못했어요.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은 ‘할 수 있다’는 정신력 때문이 아닌가 해요.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은
정신력 덕분이죠.”

 


 

  -이번 체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인가요?
   태권도는 총 4번의 경기를 하는데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이 돼요. 그런데 첫 번째 경기에서 작년에 제가 졌던 선수를 만났어요. 부산의 동아대학교 황인하 선수인데 작년엔 제가 두 번째 경기에서 져서 메달을 못 땄죠. 그런데 이번엔 이겨서 작년의 패배를 갚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태권도 종목에서 혼자만 메달을 따 동료들이 질투할 법도 한데 오히려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줬다고 한다. 덧붙여 “저라도 못 땄으면 코치선생님께 혼났을 걸요.”라며 장난스럽게 말한다.
  태권도는 한 치 앞을 예상 할 수 없기에 경기 중에 승부를 예상하기 힘들다. 때문에 선수들은 극도로 긴장된 상태로 경기에 나선다. 김 군도 마찬가지이다. 경기장에 서면 “꼭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한다. 경기에서 이겨도 이겼다는 기쁨보다 “이젠 다 끝났다.”는 해방감이 먼저 든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이기고 나니 금메달을 땄다는 기쁨 보다 긴장이 풀리고 해방감이 들었다고 한다.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태권도’라는 한 길만 바라보고 와서 때로는 힘들고 지겹기도 했다. 하지만 “운동을 안 했으면 나쁜 길로 빠졌을 것 같다.”고 말한다. 매일 운동을 하느라 힘들 텐데 좋아하는 것도 ‘운동’이다. 태권도는 혼자 하는 운동이기에 많은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축구를 좋아한다.
  전국체전이 끝난 지금 김 군은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부터는 다시 예전처럼 새벽에 나가 훈련을 하고 저녁 늦게까지 연습을 해야 한다. 김군에게는 전국체전의 금메달이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목표인 국가대표를 향하여 더 열심히 연습할 계획이다.


 문수영 기자
symun@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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