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호 총장 취임 1년 특별 인터뷰

   리더의 부재는 조직의 위기를 부른다. 불과 몇 해 전 우리가 그랬다. 불미스러운 사건에 학교는 흔들렸다. 외부에서 학교를 보는 눈도 따가웠다.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질 것 같던 그 때 쯤 새로운 리더를 얻기 위한 선거가 열렸다. 많은 후보들이 저마다의 포부를 들고 승부를 벌였다. 그리고 ‘DREAM CNU’를 손에 든 건축학과의 송용호 교수가 총장으로 당선됐다. 위기의 상황에서 새로운 리더에게 사람들은 우려보다 기대를 먼저 걸었다. 그리고 그는 거창한 포부에 걸맞는 큰 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그 후 1년 학교는 가시적으로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 사범대학이 생기고 자유전공학부가 신설됐다. 외부에서 우리 대학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도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내부적으로도 그는 ‘우리충대’를 외치며 구성원과 동문 모두를 가슴에 품고자 했다. 지난 1년 그의 행보는 거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몇 가지 사건들이 터지면서 송용호 총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일방통행식 개혁’, 몇몇 구성원들과 외부 언론에서 송용호 총장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충대’란 구호가 무너지는 듯 보인다. 또다시 위기로 빠지는 길목에 있는 것인지. 송용호 총장 스스로도 현재를 “위기 상황”이라 말한다. 그리고 “신중할 때”라고 덧붙인다. 총장 취임 1년에 대한 그리고 현재와 미래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선 최근 교수회와의 많은 갈등을 겪으며 쏟아지고 있는 내·외부의 비판과 비난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어떤 반응 일지 긴장됐지만 그는 오히려 담담했다.

  취임 1년이 지났습니다. 많은 성과물이 있지만 학교 안팎으로 총장님에 대한 비판의 여론이 보입니다. 종종 악플과 같은 거침없는 비난도 있습니다. 이런 의견들에 대해 어떤 입장이십니까?

  사람이니까 악의적 의견들을 접하면 기분이 나쁜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비판에 대한 입장은 상당히 관대한 편이죠. 건전한 비판, 이유있는 비판은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비판들이 좋은 이유는 하나입니다. 시선이 다양해진다는 것이죠. 내가 보지 못한, 내가 듣지 못한,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일깨워 줍니다. 사업을 하는 데 있어 더 효과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되는 겁니다. 제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신문고 시스템을 만든 이유도 그것입니다. ‘학교에 바란다’는 비록 시간이 많이 허락하지 않아 자주 확인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총장에 바란다’에 올라오는 의견들은 꼼꼼이 확인합니다. 그리고 관련부처의 관계자들에게 답글을 달도록 합니다. 직접 달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차분하게 문제의 본질을 생각하고, 그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서로가 인내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적인 비난이 아닌 우리학교를 위한 좋은 제안이라든지 총장으로서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방안을 제시하는 건설적인 비판을 원합니다.

  총장님께서 느끼는 지난 1년의 성과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이십니까? 가장 흡족하거나 혹은 가장 미흡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있습니까?

  많은 성과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법학전문대학원을 비롯해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등 3개 대학원이 설립됐습니다. 그리고 학교의 오랜 숙원이었던 사범대학 인가 획득에 성공했습니다. 자유전공 학부도 개설됐습니다. 이밖에 외부 사업들에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로 우리학교가 많은 사람들에게 발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또 그러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학교는 변화의 기회이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찰의 자세이고 구성원들 간의 합의입니다. 지금 상태에서 그대로 있으면 추락할 가능성이 더욱 큽니다. 옛말에 “효자도 마음이 맞아야 효자”라고 했습니다. 구성원들의 마음이 맞아야 더 강한 추진력이 생겨 이 상황을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 뿐 아니라 구성원들도 많이 인내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충대’ 운동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이를 긍정적 부분으로 발전시켜 모든 일을 공감대 속에서 설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는 학교 사업에 관련한 아이디어를 총장실 한 켠에 마련된 화이트 보드에 적어둔다. 화이트 보드에는 여러 가지 아이템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그 중 현재 송 총장의 마음속에 가장 강하게 들어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이후 우리 학교의 미래로 연결될 것이다.

  현재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십니까?

  내부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며 교육 역량 개발을 해야 합니다. 이 중 하나가 인터넷을 통한 강의 듣기입니다. 이제 새로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물론 지금과 같은 교수와 학생의 면대면 수업이 빠져서는 절대 안되지만 이 밖에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야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확실한 충대 인재상을 정립할 것입니다. 지금도 물론 ‘충대 인재상’은 있지만 좀 더 확실하고 뚜렷한 인재상 정립을 위해 현재 많은 조사 연구 중에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 대학의 그리고 우리 대학 학생들의 국제화, 세계화 능력 배양입니다. 지난 한 일간지의 대학 평가 중에서 국제화 수준 항목에 우리학교가 61위를 기록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미래에는 국제화, 세계화에 뒤처지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 학교는 앞으로 외국에 더 많은 학생들을 파견하고 지원을 늘릴 것입니다. 대폭 늘리고 전폭 지원할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얘기 돼 오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국립대 통합과 공주교대와의 통합 논의 입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종합대학과 교육대 간의 통합을 추진하는 일정을 제시하며 우리 대학도 통합이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소문만 무성한 통합 논의의 진행도는 어느 정도 입니까?

  아주 민감한 문제입니다. 공주교대와는 현재 연합대학원을 설립하며 교류를 맺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통합을 하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교수 연구 역량이 증진되고 학생들의 여건이 강화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덩치 불리기 식의 통합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통합은 양과 질 모두의 발전을 도모하며 적절하게 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결혼과도 같습니다. 하나와 하나가 만나 새로운 하나를 창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치 먹고 먹히는 식의 통합은 옳지 않습니다. 양자의 win-win 게임이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고통이 따릅니다. 하지만 이것은 희망의 고통입니다. 다른 말로 노력이라 하겠습니다. 이것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역시 합의가 중요합니다.

  총장은 학교의 리더이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에게 총장은 멀리 있는 사람일 뿐 직접적 연관이 없다. 심지어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학생들도 많다. 송 총장은 학생들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갈까? 기자는 총장이 학생들의 고민과 문제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생회장과의 대화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물었다.

  학생회장과는 자주 만나시는 지요? 학생회장을 통해 들은 최근 학생문제 중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십니까?

  학생들과의 만남의 기회는 부족합니다. 총학생회장과는 올해 중 2~3번 만났습니다. 비교적 많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가장 큰 이슈는 제 1학생회관 학생식당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도 이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학생회장은 학교 측이 적극 개입해 학생식당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학생들 스스로가 해결하길 원합니다. 대학은 작은 사회입니다. 사회는 절대적일 수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타협이 필요합니다. 이것도 좋은 교육이고 경험이 될 것입니다. 학생회와 외주 업체인 나래 F.D.S가 서로 이야기하고 원할한 지점에서 타협해야 합니다. 서로 win-win이 될 수 있도록 일을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내내 송 총장이 강조한 것은 구성원의 화합이고 긍정적 마인드였다. 특히 그는 인터뷰 말미에 두가지 이야기를 전했다. 첫 번째는 긍정적 마인드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일을 맞이할 때 두 가지 양상의 사람이 있다. 한 명은 “이것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 이러한 문제가 있다. 이 문제만 해결하면 가능하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며, 다른 한 명은 “이러 이러한 문제가 있어 이 일은 어렵다. 그러므로 불가능하다”로 접근하는 사람이다. 이 둘의 결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긍정적 마인드는 모든 성공의 밑거름이다.
  이어 두 번째로 전한 이야기는 화합과 배려에 관한 이야기다. ‘천국과 지옥’ 이야기로 천국과 지옥은 다를 것이 없이 모든 환경이 동일하지만 천국의 영혼들은 배부르고 여유롭게 살며 지옥의 영혼들은 배가 고파 괴로워한다. 그들에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도구로 자신의 팔 보다 더 긴 젓가락을 주는데 천국 사람들은 옆사람에게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부탁해 받아 먹는 반면, 지옥 사람들은 서로 자기만 먹으려고 하다가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상황이 어떻든 구성원 모두가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고 화합하고 배려한다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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