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시라요!"

  세째날, 네째날에는 북경 관광이 있었다.
  세째날은 천안문, 자금성 그리고 오후엔 이화원에도 들렀다. 또 저녁때에는 북경의 별미인 오리고기도 맛보았다. 북의 학우들에게 중국음식이 어떠냐고 묻자 역시 조선인은 된장, 고추장 맛이 제일이라며 고개를 내 젓는 모습에 북의 학우들도 역시 우리와 같은 민족일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경의 명소를 둘러보는 동안 남ㆍ북 학생들이 서로 한데 어울려 다니며 사진도 찍고 길을 걸으며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참 보기가 좋았다.
  네째날에는 만리장성과 13인릉을 둘러보고 저녁에 각국 참가자들의 문화 페스티발 시간을 가졌다. 남쪽의 학우들은 사물놀이와 '사랑으로'등 우리 노래를 준비했고 북의 학우들은 '여성은 꽃이라네'등 북쪽의 가요를 불렀다. 또 각국 장기자랑 후에는 참가자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를 부르며 행사장을 돌았는데, 정말 세계 사람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한데 어울어지는 정겨운 모습이었다. 내일이면 떠나야 한다는 이별의 아쉬움 때문에 행사가 끝난 후에도 참가자들은 행사장에 남아 서로의 연락처를 적어 주는 등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남북 학우들은 자기학교와 주소를 적어주며 비록 지금은 연락할 수 없어 쓸모없겠지만 나중에 통일이 되면 꼭 다시 한 번 만나자고 굳은 약속을 하였다. 또 서로가 서로에게 짧은 편지글을 적어 주며 이번 만남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남쪽 학우들이 미리 준비해간 선물을 북쪽 학우들에게 건네주자 미처 준비하지 못한 북의 학우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지품을 빼서 건네주기도 하였다. 이렇게 북경에서의 마지막 밤은 남과 북 학우들의 뜨거운 열기속에서 깊어만 갔다.
  다음날 아침, 먼저 떠나는 남쪽 학우의 두 손을 꼭잡고 나중에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나누며 서로 아쉬워하는 남ㆍ북 학우들의 모습은 또 다른 이산가족을 낳는 것 같은 다른 아픔을 느끼게 하였다. 못내 아쉬워 버스에 오르며 울먹이는 남쪽 여학우의 등을 두드려주며 울지 말라고 감싸주는 북쪽 남학우의 모습은 진한 한민족의 정을 느끼게 하였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며 "잘가시라요!"하는 북의 학우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비록 우리의 만남은 짧았지만 우리가 심어놓은 정은 무엇보다도 깊었던 행사였다.
  이번 세미나를 뒤돌아 보며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 분과토의때 북의 한 학우가 말했듯이, 남북의 하나됨과 통일을 위해서는 서로가 통일을 위해 참여하고 남북의 청년학생들끼리 서로 만나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제로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는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북의 학우들과 헤어지기 전에 다음 4차 세미나는 꼭 서울에서 아니면 평양에서 갖자고 약속하던 말이 생각난다. 하루빨리 조국통일의 환희의 순간을 북녘의 학우들과 나누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성상진(건축공학교육ㆍ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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