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발전의 주춧돌 'TJB'

  지역민영방송의 개국에 따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대전지역에서는 대전방송(TJB)이 개국을 하여 방송을 계속 송출하고 있다.
  지역방송은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극복하고 역사성의 차원에서 유지, 계승시켜야만 한다. 그러나 그동안 외래성 문화에 대한 무분별한 유입과 가치관의 혼돈은 국민대다수의 공통적 정서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 정체성의 인식위에 지역방송을 정립시키지 못하였다. 따라서 지역민방은 지역문화 육성과 발전에 대한 전망을 바르게 세우고 중앙사에서 할 수 없는 지역사회나 지역문화의 특유의 소재를 발굴하여 프로그램으로 표현해 내야 한다.
  지역방송은 지역문화육성의 측면에서 볼 때 6ㆍ27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또다른 중요성을 던져주고 있다. 지방자체시대란 한마디로 모든 국민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스스로 자기를 다스린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바람직한 민주주의적 현상이다. 그러나 자치능력이라고 하는 것은 저절로 갖추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 경험을 통해서 배우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명목상의 지방자치이지 실제적으로는 과거의 중앙집권적인 체제를 답습하고 있다는 분석이 과언은 아닐 것이다.
  마찬가지로 서울은 아직도 문화의 총본산이며 경제력이 심하게 집중되어 있고 따라서 서울의 문화가 곧 지배문화로서 그 영향력이 월등하며 따라서 방송의 일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유지되어 왔다. 지방의 대도시마다 방송사는 가장 좋은 위치에 최신식 건물을 지어놓았고 방송사에서 일하는 사람은 지역사회에서는 선망의 대상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러나 지방방송사가 지역문화를 위해 어떠한 공헌을 해왔는가를 생각해보면 그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방방송사 자체에 독립성이 확보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KBS, MBC등 지방방송국이 중앙방송국에 대한 의존도는 거의 절대적이며 심한 표현으로는  현존 지방방송국은 지방중개소의 기능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회자되어 왔다. 우리가 지역민영방송의 출현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위와 같은 기존 지방 방송국이 감당하기 못했던 지역방송의 기능을 회복시키기를 바라는 소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과연 대전민방이 기존 공영방송이 해오지 못했던 문화적 제역할을 감당해 낼 수 있을까? 새로운 지역민방이 지역문화 계승, 발전을 위해 자기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기존 지역공영방송의 문제점으로 제기된 절대 편성시간량의 부족, 지역주민의 욕구나 의식등에 대한 근거없는 편성, 지역정보프로그램의 부족, 지역간 정보교류의 폐쇄성등이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역민영방송국의 현황은 시작부터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해 내는데 많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먼저 지역민영방송이면서도 극심한 중앙집권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국을 앞두고 있는 지역민방은 시험방송부터 서울방송(sbs)프로그램을 그대로 받아 송출하고 있고 개국후에도 80-90%이상을 sbs프로그램을 그대로 받아 송출할 계획에 있다.
  지역문화는 결코 대전지역문화와 대체 될 수 없는 것이며 대전지역문화를 서울지역 문화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더불어 지역민방의 프로그램 제작여건 또한 여전히 미흡한 실정에 머물러 있어 방송을 통해서 표현해야할 지역문화의 가치관 표현에 어려움을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지역문화의 내용 발굴이나 포맷개발에 있어서의 어려움을 예견해 주고있다.
  장기적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방송 정책의 부재 또한 지적되어야할 문제다. 지역문화발전이라는 추상적 구호만 있을뿐 장기적 안목에 입각한 미래지향적 방송발전 계획이 수립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제반여건으로 인해 대전지역민방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통해 지역문화발전이라는 기본적 욕구충족에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겨주고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대전방송의 개국은 지역문화 발전의 여러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음이 사실이다. 급변하는 방송환경하에서 지역민방의 출발은 두가지 면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그 하나는 지방자치제도의 활성화를 도모, 지역문화 정착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열리가 되었다는 점이고 다른 한 측면은 방송의 혜택을 지역 시민 모두가 고루 향유하게 되는 기회가 열렸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지역문화의 활성화와 지역사회 발전에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이같은 민방출현의 긍정적 측면을 통해, 살펴본 여러 지역민방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해내기 위해서는 지역민방과 지역 시청자의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민영방송국이 해결해야할 몇가지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민방은 수용자인 지역주민의 욕구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함은 물론 지역주민의 지역방송 시청습관을 형성토록하기 위해 별도의 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편성해야 한다.
  둘째, 지역문화 발굴은 물론 이에 대한 편성비율을 확대하고 주변시간대 위주의 편성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지역문화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는 지역문화 프로그램 방송 편성비율을 확대시켜 지역주민으로 하여금 선택의 기회를 증진시켜 주어야 한다.
  세째, 문화영역에 대한 과감한 방송인력의 배치와 재정 투입이 이루어져야 한다.
  네째, 지역방송사간, 지역민방간 문화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제작하는 것도 모색할 만하다. 공동제작은 협동의식을 고취시켜 제작진의 문화에 이해를 높이고 제작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되기 때문이다.

 최연순<방송바로세우기 대전시민위원회 실무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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