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촌을 살리자!

  나라 밖으로 시야를 돌려 선진국을 보아도 우리처럼 교육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 나라도 드문것이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교육제도는 17차례나 바뀌었지만 개선해야 할 점이 가장 많은 곳도 교육분야라서 대통령까지 취임초기에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한 바도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는 우리의 교육현실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의 교육이 왜 이지경이 되었는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는 양적인 팽창을 위하여 너무도 바쁘게 달려온 것이 사실이고, 이것 저것 따질 여유도 갖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그런 와중에 오랫동안을 불안한 상황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나 자신과 주위를 살펴볼사이 없이 달려온 것이다. 나의모습의 어디가 이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생략된 채 삶의 게임에 있게 마련인 게임의 기본 룰을 무시하고 살아온 것이다. 이제는 룰을 지키고 교과서대로 살아가는 법을 보여줄 때인 것이다. 이것이 고품질의 삶을 살기 위한 주춧돌을 놓는 일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이제까지 양적인 경제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뒷전에 밀려 파괴되어가고 있는 교육환경의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해서는 교육자들의 사기저하라는 문제는 물론 나아가 비뚤어진 국민의식의 개조, 흐트러진 역량을 모아 선진국가로의 진입도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각 지방에 유수한 대학이 있지만 우리 나라 대학의 반수정도가 모여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대학가인 신촌에는 18개의 서점이 불과 몇 개만 남고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니 오늘의 대학가가 시장 골목이나 유흥가로 변하는 이러한 현실을 통치자의 잘못으로만 돌리고 무관심한 것은 명문 대학인으로서 무책임한 자세가 아닐까? 우리대학과 인접하고 있어 많은 학생이 거주하고 머무는 궁동 대학촌은 신촌의 경우보다 더욱 심각하다. 어느날 갑자기 이곳을 '유성온천-엑스포 공원'과 함께 밤새 영업이 가능한 관광특구로 지정하는 경솔함을 보여주었고 이를 관광특구에서 제외시켜려는 지각있는 학생들과의 마찰이 있었지만 아직 상인들과 이해가 엇갈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어 대학촌은 술과 노래 소리로 밤을 지새는 유흥가로 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 대학촌이 황폐화되고 있는 것을 사려깊지 않은 행정과 우리 사회 분위기를 대변하는 상인들의 의식도 문제이지만 서점보다는 술집과 노래방을 가까이하며 쾌락과 유흥을 즐기려는 대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훌륭한 지식으로 기르기 위해 세차례 이사한 맹모가 오늘에 산다면 과연 이사갈 수 있는 대학주변이 있을까?
  지방자치실시를 얼마 앞둔 현시점에서 우리모두의 의식전환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지역공동체의 구성원인 대학과 주민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신성한 교육의 분위기가 숨쉬는 대학촌이라는 점에서 우선 상인들의 의식전환이 요구된다. 주민들이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살기 위해서는 다소의 수입감소는 건전한 대학촌에서의 자녀를 기르는 것으로 보상받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일이 대처과정을 보면서 또한 대학인들의 공동체의식의 결여가 아쉬운 점으로 남아 학내ㆍ외의 문제에 대한 대학인 모두의 여론수렴을 통한 대학운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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