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청천에게 보내라

  5월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와 우리를 슬프게 하는게 있다.
  15년전의 5월18일 광주가 바로 그것이며 한국사회의 여러 모순된 결과를 극명하게 노출시킨 군의 유혈적 진압 사건이었다. 그런데 문민정부라는 민주적(?)정부에서도 아직까지 그 진상규명은 커녕 책임자처벌 조차도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이다.
  지난 18일 전국적으로 광주민중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우리학교에서도 광주 학살자 전두환, 노태우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5ㆍ18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1만8천 결의대회가 열렸다. 30도 가까이 되는 뜨거운 날씨에도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유성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잘한다!"와 박수로 그들의 뜻을 전해왔다. 유성에 사는 한 시민은 "너무나 분통하다"며 "헬리콥터 사격까지한 그들이 과연 인간인가?"라고 반문하였다.
  93년 5월 김영삼 정부는 5ㆍ18 13돌 대통령 특별 담화문에서 "광주의 희생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며 오늘 우리 정부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역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광주 문제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서는 "훗날 역사에 맡기자"고 문제를 회피해 갔다.
  여태까지의 광주문제 해결방식은 '역사에 맡기자'와 '용서와 화해'정도였다. 어떻게 대검과 총으로 무고한 시민을 찌르고 쏜 살인자를 평가하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는지? 어떻게 진상규명없이 역사적 평가와 용서, 화해가 이루어 질 수 있는지?
  '훗날 역사에 맡길 사건'이라고 국민들을 얕보고 그냥 넘어갈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국민들은 오히려 공명정대하게 판결을 하는 이 시대의 '판관 포청천'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한국사회에서 '포청천'이 한명쯤은 있겠지?

 백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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