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신문 운영진을 만나다

 충남대에는 충대신문이 있고 법과대학에는 법대신문이 있다. 우리학교 로스쿨 설립이 확정되면서 내년부터 법대는 더 이상 신입생을 받지 않는다. 법대신문도 수습기자를 모집하지 않는다. 내년에는 신문이 안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 올해의 마지막 법대신문을 제작하고 있는 법대신문 운영진 김지은(법학·2), 이희우(법학·2), 오윤미(법학·2), 구선미(법학·2) 양을 만났다.

 

       ▲ 왼쪽부터 구선미(법학·2), 오윤미(법학·2), 김지은(법학·2), 이희우(법학·2)

 ‘끈끈한 정’으로 똘똘 뭉쳤어요.
 법대 홈페이지에서는 법대신문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법대신문은 끈끈한 정과 사랑이 있는 곳입니다’. 실제로 그들은 서로 상당히 가까워 보였다. 오윤미 양은 “우리 운영진 4명이 신문을 내면서 이런저런 일을 함께하다보니 가까워질 수 밖에요”라고  말한다. 그들은 신문의 면 구성부터 퇴고까지 혼자 하는 법이 없다. 함께 땀을 흘려 신문을 만들다보니 어느새 툭 터놓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친구를 따라서’, ‘선배가 좋아서’ 법대신문에 들어온 이유는 가지각색이지만 이날 만난 법대신문 사람들은 하나였다.
 끈끈한 정은 선배들과의 관계에서도 이어진다. 매년 4월 15일을 전후하여 법대신문은 ‘창립제’를 연다. ‘창립제’는 졸업한 1기 선배들이 아이들과 함께 참석할 정도로 선후배간의 끈끈한 관계를 자랑한다. 김지은 양 또한 “선배들이 찾아오셔서 격려와 도움을 주실 때, 그 때가 가장 힘이 나요”라고 말한다. 이희우 양은 한 선배가 보내준 메일에 대한 에피소드를 말하며 선배들의 법대신문에 대한 애착을 설명한다. “어느 날 메일을 확인해 보니 ‘법대신문 독자입니다’라는 메일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선배가 독자의 입장에서 코멘트를 달아 주셨더라고요 저희를 생각하는 마음에 감동 했어요”라며 웃는다.
 문득 이렇게 법대신문에 애착이 많은 선배들은 내년부터 법대신문 제작이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 김지은 양은 “선배들도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거예요. 로스쿨이 생기니까요. 저번 ‘창립제’ 때 내년에도 ‘창립제’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라고 말끝을 흐린다.

 법대신문은 이런 신문이다.
 법대신문의 편집방향은 ‘기존 신문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한다. 오윤미 양의 말에 따르면 “일단은 독자가 보기 편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에요. 그리고 기자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한명이 한 면을 채워야 하거든요. 그렇다보니 기존 신문의 편집방법은 잘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의 방식을 채택했어요”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들은 기사의 내용만큼은 법에 관련된 주제를 고집한다. 구선미 양은 “법대신문이기 때문에 법에 관련된 소식이 많아야 해요. 그리고 법대에 관한 소식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이슈도 법에 관련된 방향으로 글을 쓰려고 노력하죠” 라고 한다. 그들의 신문은 독창성도 고려할 뿐만이 아니라 법대신문의 특수성을 지켜가고 있었다.
 ‘법대신문의 과거는 어땠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들은 한결같이 “신문의 색이 강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법대신문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오윤미 양은 “선배들 중에는 사회운동을 하셨던 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들어간 기사가 많아요”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금은 학우들의 관심사는 ‘사회운동’이라기보다 ‘취업’이기 때문에, 또한 자치기구와 동아리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애매모호한 위치 때문에 과거의 비판적 색을 잃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오윤미 양은 “제작비나 인쇄비는 저희가 따로 마련해야 하는데 다른 과 동아리들처럼 학생회의 지원을 받아야 해요. 자치기구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자치기구가 아닌 거죠”라고 씁쓸하게 말한다.       

 읽어주세요.
 법대신문 56호에 기자에게 가장 공감이 많이 가는 부분은 ‘편집후기’였다. 신문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고 노력을 생각해서 읽어 달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지은 양은 “55호를 배포 했었는데 하루 만에 몽땅 사라 진거에요. 애독자가 많아서 그럴 리는 없고, 아마도 학우 분들이 신문을 타 용도로 가져가기 때문인 것 같았어요”라며 편집후기에 ‘읽어 달라’는 내용을 쓰게 된 동기를 설명한다. 구선미 양은 “우리에게 신문은 자식 같은 존재에요 잘되면 기쁘고 누가 뭐라고 하면 발끈하고…”라고 한다. 그들은 신문을 낸다는 것에 더욱 중점을 둔다고 하지만 신문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무관심과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점은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학우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고민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편집을 생각한다. ‘쓰고 싶은 기사가 있냐’는 질문에 법대신문 기자들은 “선배들 같은 사회 비판적 기사를 써보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깔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단 그런 생각을 접어야만 한다.
     
 끝으로 법대신문은 이제까지 신문제작을 도와준 분들에 대한 감사와 함께 “신문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한 때 ‘법대신문’하면 타 단대에서도 알아주었던 그 많던 애독자들은 어디에 있을까? 올해의 마지막으로 제작되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57호 법대신문의 땀과 눈물을 한번 읽어 달라.
       
 한단아 기자
 danazzz@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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