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리아 부대의 눈물

  "때리면 맞겠습니다. 부대안에 들어가 미군에게 맞겠습니다."
  지난달 6일 통일 맞이 삼천리 대행진단과 지역 통일 선봉대 대원들이 미군 철수를 외치면서 부산 하야리야 부대를 항의 방문했을 때 외친 말이다.
  어느덧 주한 미군 철수 문제는 사회문제로 심각하게 떠올랐다. 미군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처벌할 수 없다는 한미행정협정, 2조 5천억이라는 천문학적인 주한미군 부담금, 그리고 민족 자주권 침해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회적 문제가 누적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 문제에 대해 현정권은 학생, 시민의 주한미군 철수 요구에 전경들을 보내 막았으며, 필리핀도 받아낸 기지 사용료에 대한 한마디 말도 없다. 남의 땅을 사용하면 사용료를 내는것이 당연한데 45년이라는 기간동안 단 한번도 사용료를 낸적이 없다는 것은 민족의 자주권 문제이고 우리나라의 정통성에 관한 문제이다. 더구나 미군측은 기지를 이전할테니 이전 비용을 달라는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고있다.
  그런 미군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미군의 일부분인 부산 하야리야 부대에서 3백여명의 행진단원들이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며 평화적 시위를 하는 것 뿐이었다. 전경들을 향해 같은 민족이니 싸우지말자라는 말을 하며 많은 행진단원들이 눈물을 흘렸고, 이 눈물이 전경들에 대한 분노의 눈물만은 아니었다. 한 시대를 같이 살고 있는 젊은이로써 한쪽은 미군을 보호해주기 위해 한쪽은 그들의 철수를 외치게끔 만든 이에 대한 분노의 눈물이었다.
  우리나라를 북한의 침략으로부터 막겠다는 주한미군의 명분은 이제 남북의 평화적인 협상의 걸림돌로 남았고 우리나라를 또 다른 식민지로 만들었다.
  항의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부대담장너머로 행진단원을 보면서 비웃는 미군들이 보였다. '무엇이 그들에게 저 미소를 만들어 주었을까?'라는 쓴 웃음과 함께.

 배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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