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우리학교 사회대 시청각실에서는 ‘북한체제 50년의 역사와 평가’에 대한 세미나가 있었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말처럼 많이 아는 것 같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다. 이번 세미나는 북한의 현실을 알 수 있는 정치제도나 경제, 복지상태를 대상으로 이루어져 북한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발표된 세가지 주제 중 이계희(정외ㆍ교수)교수의 ‘북한 정치제도의 형성과 변화’ 가운데 ‘북한의 정치와 정치제도’에 대해 싣기로 하겠다.

 <편집자주>


북한의 정치와 정치제도
  북한의 정치사는 지난 50년간 북한의 정치와 정치체제에 있어서 김일성이라는 개인적 지도자의 존재와 역할이 결정적 중요성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개인통치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그에 의한 1인지배와 개인통치의 장기화는 북한 특유의 정치체제와 정치질서를 만들어 왔다.
  이러한 북한의 1인지배 체제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개인적 리더쉽을 뒷받침 해주는 정치제도적 요인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북한 정치체제의 특징 중 하나는 개인통치와 제도적 통제가 결합돼 왔다는 점인데 이는 ‘수령의 유일적 영도’ 원칙과 ‘당국가체제’의 형태로 표현됐다.
  북한 즉 프로레타리아 독재체제에서 수령은 ‘최고 영도자’이며 당은 ‘향도적 역량’이자 ‘선봉적, 조직적 부대’로서 ‘혁명의 참모부’이고, 국가는 당과 인민대중을 연결하고 수령의 혁명사상을 관철하는 ‘포괄적 인전대’라는 것이다.
  우리는 또 북한정치변동 요인으로서 제도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북한의 정치에서 1인지배의 장기화와 정부교체경험의 부재와 같은 정치권력의 안정성은 정치제도의 불안정성 또는 낮은 제도화 수준과 표리의 관계에 있다. 우리는 정치체제 변화에 대한 고찰을 통해서 북한 리더쉽(지도체제) 내부의 동태성을 이해하고 또 나아가 북한 정치체제의 변화방향을 전망해 볼 수 있는 단서를 찾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 정치제도의 변화과정은 지도체제와 권력구조의 변화, 개인우상화운동, 정권승계 준비과정을 반영해 왔다. 특히 1994년 7월 김일성 사망이후 북한은 체제의 큰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절대적 권위를 가지고 체제를 이끌던 한 지도자의 죽음으로 맞게된 북한체제의 위기는 ‘리더쉽의 위기’ 이면서 동시에 ‘정치제도의 위기’이기도 하다. 새로운 김정일 정권의 공식적인 승계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그러한 북한체제의 위기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승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지도자의 개인적 카리스마를 조직과 제도로 대치시키는 작업, 즉 인격화된 정치권력을 제도화하는 실험에 촛점이 맞추어질 것이다.

정리 박두진 기자

저작권자 © 충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