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풍류를 담아 팝니다”

  “차라는 것은 찻나무에서 딴 찾잎으로 만드는 것인데요, 흔히 녹차라고 하는 것으로 선조들은 다예라 해서 예술적인 차원으로 그 깊이를 표현하기도 했어요. 차를 마시면 머리를 항상 맑게 깨어있게 하는데 그 상쾌함의 정도는 비교할 데가 없죠.”
  우리차를 사랑하고 우리가락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호프집과 주점만 늘어가던 새동네에 전통찻집이 생긴 것이다. 이 공간을 마련하고 ‘화랑수마을’이라 이름한 사람은 우리학교 행정학과 87학번 공윤환 동문이다.
  은은한 조명과 잔잔히 들려오는 거문고와 피리소리,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통나무 탁자, 그리고 한켠에는 ‘말’지와 ‘선심정책 봇물’이란 표제를 달고 있는 그날의 한겨레 신문이 있는, 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공선배는 무려 5년이상 구상해 왔다고 한다.
  “대학 3학년때에 우리 가락에 미쳐 살았는데 그게 대학당시에 내 전부였어요. 그러다 지리산 근처에서 묵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처음 우리차와 접했어요. 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언젠가 찻집을 내리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기 시작했던 거에요. 차와 우리 가락과의 만남이 제가 평생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셈이죠.” 찻집을 내면서 우리문화에 대한 보급도 고민해왔다는 공선배는 성과물이 생겼다며 살짝 귀뜸을 한다.
  “아마 내달 1일부터 이곳 지하실을 이용해 문화학교 봄강좌를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을 보급하는데 있어 돈거래를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어요. 찻집에서 나오는 재원으로 우리 음악을 좋아하는 문화인들이 서로 교감하고 우리 문화, 우리 것이라  내놓을 수 있는 문화를 보급할 장소로 마련한 것입니다.” 그런 공간을 마련하기까지에는 공선배의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문화행정을 공부하고 있으며 평생 공부로 삼을 작정이라고 한다. 자신의 꿈은 군자답게 사는 것이라며 우리 문화에 대한 그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내 두가지 소원은 평생 공부하는 것과 차와 음악으로 풍류를 알려내는 것이어요. 풍류라 하는 것은 결국 우리 문화 근본요소인 ‘신명’ 기운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신명을 담아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우리 문화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거든요.” 신명나게 우리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면 랩이어도 우리 문화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마련되는 문화공간이나 화랑수 마을도 그렇게 신명나는 문화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한다. “찻집을 낼적부터 이미 내손을 떠난 것이라 여겼어요. 내가 꾸려 가는 것이 아니라 차를 아끼고 우리 음악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이 만들어 가는 공간이라 믿기 때문이죠.” 소박하게 웃는 공선배의 모습에서 정말 신명나는 세상을 꿈꾸어 볼 수 있었다.

송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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