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이 아닌 자연과 호흡하는 삶

 

    < 글 싣는 순서 >
          1. 인류의 마지막 화두 ‘환경은 생명’
          2. 생태주의란?
          3. 새로운 대안, 동양사상

 

  근래에 인구가 증가하고, 산업이 발달하면서 환경을 변화시켜 일부 생물에게 부적합한 환경이 조성되어, 인위적 환경 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부각되고 있다. 이 영향에 대한 해석은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사람에 의한 환경 변화가 생물의 적응 범위나 생리 리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파악하면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고 생태 보전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

  생물은 주위를 둘러싼 환경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간다. 환경이 좋으면 생물은 번성하고 환경이 좋지 않을 때 생물은 줄어들거나 심하면 사라진다. 한 생물에게 영향을 주는 환경 인자들은 무수히 많으며, 어떤 인자는 그 영향이 적고 다른 인자는 영향이 크다. 이러한 인자들 가운데 생물에게 크게 영향을 주는 인자를 요인이라 한다. 생물은 각 환경 요인에 적응할 수 있는 범위, 즉 적응 범위가 있고 살기에 적합한 최적 범위를 가진다. 한 생물이 최적 범위 내에서 계속 살아가면 그 생물은 번성하게 된다. 생물마다 최적 범위는 다르지만 유사한 종들은 유사한 최적 범위를 갖으며, 이때에는 그곳에 사는 종들사이에 종간경쟁이 생기며, 이 종간의 경쟁에서 이긴 생물은 그 서식처를 우점하게 된다. 긴 생물의 역사속에서 이러한 환경 적응과 종간 경쟁속에서 어떤 생물은 진화하고 어떤 종은 도태된다. 현재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한 생태계 내의 생물들은 오랜 생물의 역사 동안에 그 환경에의 적응과 생물간의 경쟁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생존은 경쟁의 결과

  한 생물은 최적 환경 범위에서는 잘 자라고 번식력도 좋지만, 환경이 변하여 최적 범위에서 멀어지면 생명은 유지할 수 있지만 성장과 번식이 활발하지 못하고 경쟁력도 떨어져 숫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환경 변화 폭이 커서 적응범위를 벗어나면 한 생물이 그 서식처에서 사라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생물마다 환경 적응 범위는 다르다. 한 생물에게 부적합한 환경은 다른 생물에게는 좋은 환경이 될 수도 있다. 제비나 뻐꾸기 같은 여름 철새는 가을이 되면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지만 천둥오리나 황새는 겨울을 한반도 주변에서 보내고 봄이 되면 온도가 낮은 북쪽으로 이동한다. 이와 같이 동물군에서도 사는 온도가 달라 한 서식처에서 다양한 생물이 유지된다. 인위적 환경 변화가 있을 때 그곳에 사는 대부분의 생물들에게는 부적합한 환경이 되지만 경우에 따라서 일부 생물에게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이 생물은 경쟁자가 적어 이런 경우는 한 두종이 전체 생태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수질이 악화되어 적조가 발생하는 해역에서 보면 독성을 가진 쌍편모충의 밀도가 물 1리터에 수백만이 넘는 것과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즉 인위적 환경 변화는 생물의 다양도를 낮추고 독성을 가진 생물이 번성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이다. 지구상에서 사람은 높은 우점도를 보이고 있다. 숫적인 우점보다는 이용하고 있는 공간 우점도가 특히 크다. 도시화와 산업화의 과정은 다른 생물의 서식처를 파괴하고, 대기, 토양, 하천에 많은 물질을 배출하여 환경을 변화 시킨다. 이러한 도시 산업화의 부산물들은 다른 생물의 서식 환경을 부적합하게 만들어 다른 생물이 살 수 없거나 살더라도 성장과 번식을 약화 시킨다.

환경변화의 폐해

  전세계의 인구는 약 60억으로 앞으로 100년 이내에 1백2십억에서 1백3십억 정도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구가 앞으로 계속 늘어나면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하리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이 살게되면 아무리 좋은 환경 보전책을 쓰더라도 생태계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환경과 생태의 변화는 결국 사람의 삶의 질 자체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문제는 최근 지대한 관심이 되고 있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보다 넓은 집에서 보다 좋은 차를 타고 보다 안락한 생활을 노력한다. 보다 넓은 집은 보다 많은 생물서식처의 파괴를 의미하며, 차량의 증가는 도로의 건설과 대기오염 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키고, 안락한 생활을 위하여는 더 많은 소비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하여는 공장이 필요하다. 삶의 질을 높히려는 인간의 욕망은 다른 생물의 서식 환경의 변화를 초래한다. 결국 전지구적 환경의 보전은 개개인의 ‘삶의 질’ 개념을 바꾸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이러한 뜻에서 나온 운동들이 ‘생태주의’, ‘녹색주의’, ‘자연주의’와 같은 것들이다. 가능한한 소비재를 줄이고 작은 집에서 살며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등과 같이 자연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것이 생태계를 위하는 일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당장 이를 실천하며 살 수 있을까? 다른 동물과는 달리 사람은 특히 편함을 추구하는 동물로, 지구보다는 국가, 국가 보다는 가정을 먼저 생각하는 동물이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가정보다는 국가를 국가보다는 세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결국 생태 보전의 유일한 길은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은 생태주의를 실천에 옮기게 하는 일이다. 이 인류의 미래를 위한 마음의 혁명을 위하여 생태주의자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국가간, 국가 내에서 제도를 강화하여 가고 있다. 그러나 지구의 구성원 모두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불가능한 일로 가능한 조그만 일부터 실천하면서 생태주의를 추구하는 혁명에 참여할 때이다.

이태원(해양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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